1. 개요2. 단편
2.1. 나가줘 엄지공주*2.2. 여름의 로봇은 감정을 알고있다2.3. 모방범2.4.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사람을.2.5. 떠도는 크리스마스.2.6. 허밋크랩 패밀리12.7. 부적사: 천년의 참수(一)2.8. 굶주린 책2.9. 생각상자12.10. 불청객2.11. 물귀신 타령2.12. 칼의 곡예2.13. 꽃도둑2.14. 불면증2.15. 쓸모있는 것들2.16. ●REC2.17. 오발탄2.18. 잠긴 시간
3. ♡치유물♡3.1. 두근두근 추억 콜렉션3.2. 사경(私徑-四更-邪徑-死境)3.3. 합리화3.4. HAPPY TOGETHER3.5. 빼앗는 뼈3.6. 창문 너머에*3.7. 123 참깨창고3.8. 오늘도 안녕, 내일도 안녕, 그 다음날도*3.9. 데이드림3.10. 비디오 게임
4. 잿빛 추리관5. FILM OF NIGHT6. 오노마토페[clearfix]
1. 개요
대한민국의 만화가 고랭순대의 단편들에 대한 문서이다. 고랭순대의 포스타입에 대부분의 단편이 올라와 있으나 몇몇은 블로그에만 남아 있다. 블로그에만 남아 있는 작품에는 *표시.2. 단편
블로그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단편들.2.1. 나가줘 엄지공주*
링크주인공의 집에 엄지공주가 나타나고, 주인공은 처음에는 엄지공주를 벌레로 착각해 밖에 버리려 한다. 이후 엄지공주가 자신이 공주임을 밝힌 뒤에도 주인공은 엄지공주를 집 밖으로 쫓아내고 창문까지 잠가버린다. 10컷밖에 되지 않는 매우 짧은 단편. 마지막 컷의 "To Be Continue"를 보면 처음에는 시리즈물로 연재할 계획도 있었으나 결국 단편 카테고리에 들어온 것으로 보아 단편으로 남긴 듯 하다.
2.2. 여름의 로봇은 감정을 알고있다
링크감정을 느끼지도 공감하지도 못하는[1] 소녀를 가르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 소녀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주인공을 보고 사람들은 '사람과 닮았지만 마음이 없는 고철 덩어리일 뿐'이라며 수군거리고, 이를 들은 소녀는 주인공에게 자신이 로봇인지 묻고 주인공은 소녀에게 소녀가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답해준다. 이후 소녀는 최근 로봇들은 사람보다도 정밀한 감정 센서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은 로봇도 사람도 아닌 존재 같다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주인공에게 털어놓는다. 자신을 감정을 고치는 수리공이나 방문교사로만 대하는 소녀에게 주인공은 자신이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말한 뒤 소녀를 데리고 다양한 곳들을 놀러다니며 세상이 지닌 온기들에 대해 알려준다.
이후 주인공의 고용주가 나타나 자신의 딸이 다른 아이들처럼 감정을 느끼게 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주인공처럼 유능한 로봇 교사가 은퇴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소녀가 아닌 주인공이 로봇이었던 것. 주인공은 규정에 따라 임무를 마쳤으니 폐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나, 주인공 앞을 소녀가 가로막는다. 소녀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책을 내밀며 해당 책이 슬픈 이야기라고 말한다.[2] 아이는 주인공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주인공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소녀를 안아주는 것으로 끝.[3]
2.3. 모방범
링크술집에서 중년 남성이 청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 1977년에 '해머맨'이라는 남자가 양손 망치로 가정집에서 부인과 갓난아이를 죽였고, 2년 뒤 같은 방식으로 한 노파를 살해했다고 한다. 청년은 오늘 아침 쓰레기장에서 피 묻은 망치가 발견된 후 다들 해머맨 이야기만 한다며, 중년 남자와 함께 해머맨을 욕하다 "해머맨이 돌아온 거라면 이 마을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다. 이에 중년 남성은 "이 술집 안에 있을지도 모르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청년이 남자가 든 굉장히 큰 가방에 관심을 보이자 혼자 긴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답한다. 가족은 어디 있냐는 청년의 마지막 질문에 남자가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고 답하며 술집을 뜨는 것으로 끝.
정황상 남자가 가족의 복수를 위해 해머맨을 죽였고, 그 시신을 가방에 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는 언급, 남자의 "해머맨이 돌아온 거라면 그 시신을 토막내야 한다", "해머맨이 이 술집 안에 있을지 모른다"는 언급과 이상하리만치 큰 가방이 그 근거. 결정적으로 해머맨이 사용했던 흉기는 양손 망치인데 작중 드러난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망치는 한손 망치라는 점에서 해머맨이 돌아와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해머맨은 자신의 피해자이자 모방범인 중년 남성에게 살해당한 것.
2.4.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사람을.
링크주인공은 적당한 시간대에 터미널에서 적당한 사람들을 관찰하는 취미가 있다. 여느 때처럼 사람들을 관찰하던 주인공에게 한 여자가 찾아와 무엇을 하는지 묻고, 주인공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둘러대나 여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주인공이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봤다고 말한다.
기분이 나빠진 주인공은 터미널을 떠나 서점을 들러 버스에 타나, 버스에서 다시 여자를 마주친다. 여자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냐고 주인공에게 묻고, 주인공이 그렇다고 답하자 자신의 취미는 사라지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가만히, 주변 풍경에 섞이듯 서 있다 보면 모든 감각이 사라지고 의식만 남아 허공을 멤돌게 된다고. 그러나 주인공의 관찰을 의식하자 사라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여자는 주인공을 쫓아가다 보면 사라지기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주인공을 따라다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주인공과 여자는 교제 후 결혼하게 되었고, 여자는 주인공을 만난 이후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는 임신하고, 주인공은 태어날 아기를 위해 양말을 산 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내는 사라져 있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끝내 아내와 아기는 찾을 수 없었고, 주인공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의식만 남은 아내가 자신의 시선을 의식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터미널에서 아내를 기다리는 것으로 만화가 끝난다. 처음 여자를 만났을 때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람을 기다린다고 둘러대던 주인공이, 아내가 사라져버린 이후에는 진심으로 아내를 기다리는 동시에 관찰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관찰을 통해 여자가 사라지는 것을 막고 있었으나, 주인공이 아기에게 시선이 분산되어 여자가 사라져 버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작중에서 주인공이 아기 양말을 사서 돌아온 뒤 아내가 사라졌다는 점이 근거.
2.5. 떠도는 크리스마스.
링크아르바이트가 끝난 주인공은 비좁고 어질러진 원룸으로 들어간다. 공용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MP3만을 감상하던 주인공은 아버지로부터 고모가 죽었으니 고모의 장례식에 꼭 오라는 문자를 받으나 문자와 전화를 모두 무시하고 침낭 안으로 파묻힌다.
문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주인공은 누구냐고 묻고, 문 밖의 목소리는 고모라고 답한다. 주인공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장례식장에 빨리 오라는 아버지의 전화를 무시하기 위해 휴대폰 배터리를 분리하고[4] 문을 열 생각도 없다며 다시 침낭에 파묻힌다. 이후 전화기를 들고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주인공의 아버지와, 주인공의 집 문 앞에 서 있는 고모의 모습을 비추며 끝.
내용이 상당히 모호해서 해석이 다양하게 갈린다. 먼저 주인공은 이미 죽은 상태라는 해석이 있다. 작중에서 10개월 가까이 아버지와 전화로도 대화하지 않았다거나, 기숙사에서 쫓겨났다고 언급되는 등 주인공은 매우 폐쇄적인 히키코모리로 살아왔다. 이 때문에 주인공은 고모가 죽기 전에 고독사 했고, 망자가 된 고모가 주인공을 찾아왔으나 끝내 무시하고 말았다는 해석이다.
또, 죽은 고모의 도움을 거부한 결과 주인공이 죽고 말았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주인공이 듣고 있는 MP3에서 연기가 나는 듯한 장면이 여럿 있었는데, 이로 인한 화재로 주인공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죽은 고모가 찾아왔지만 주인공이 이를 외면하여 죽었고, 결말부의 장례식장은 사실 주인공의 장례식장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해석들 외에, 해당 작품은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방에 틀어박히는 주인공의 모습 자체가 주제이며, 주인공의 생사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해석도 존재한다. 크리스마스에도 밖에 나가지 않고, 아버지와도 대화하지 않으며, 고모의 죽음에도 고모와 3년간 연락이 끊겼다는 이유로 외면해버리는 주인공의 폐쇄적이고 무기력한 태도 자체가 주제라는 해석이다.
2.6. 허밋크랩 패밀리1[5]
링크두 초등학생 박유진과 수메리가 길고양이를 구경하는 것으로 시작. 수메리는 아기 고양이를 만지려고 하다 어미 고양이의 할큄에 얼굴이 긁힌다. 이후 집에 들어온 박유진은 방에 있는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밥을 가져다주나 괴물은 사람 고기를 먹고 싶다고 조른다. 유진은 사람 고기는 이사할 때만 먹을 수 있다며 괴물을 달래고, 집게는 집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독백한다.
이후,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에 유진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 발표한다. 방과 후, 수메리는 다시 유진과 함께 고양이를 보러 가려 하나 바쁘다는 유진의 말에 혼자 고양이를 보러 가는데... 메리는 어미 고양이의 밥에 타이레놀을 섞어 어미 고양이를 죽인다.[6] 한편 박유진은 계속해서 밥을 먹지 않는 괴물을 보고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낀다.
다음 날, 수메리는 태연하게 가방에 아기 고양이를 넣어와 주변에 자랑한다. 어미 고양이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유진의 말에 수메리는 어미 고양이가 아파 보여 감기약을 줬더니 죽어 버렸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이에 넘어갈 리 없는 유진은 수메리를 앞니가 나갈 정도로 두들겨 패고는 사진 작가가 꿈인 학생에게 카메라를 빌려 수메리의 얼굴을 찍은 뒤 집으로 돌아간다. 이후 유진은 집의 괴물에게 수메리의 사진을 보여주며 오후 3시 굴다리로 가 수메리를 잡아먹어 버리라고 명령한다. 이 때 박유진이 키우던 괴물이 거대한 집게의 형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렇게 굴다리로 간 괴물은 죽은 고양이를 보러 간 수메리를 잔인하게 살해하고는 몸을 빼앗아 수메리의 외형을 한 채 박유진에게 찾아간다. "다녀왔어, 아빠"라 인사하는 괴물에게 유진은 "어서 오렴"이라 답하고, 앞서 나왔던 "집게는 집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기에 이사를 반복한다, 우리도 그렇다" 라 독백하며 에피소드 끝. 즉 박유진도 겉모습만 초등학생일 뿐 다른 여자아이의 몸을 빼앗은 괴물이었고, 박유진네 가족은 끊임없이 인간을 잡아먹고 그 몸을 빼앗아 쓰며 살아가는 것이었다.[7]
이 역시 마지막에 To Be Contine가 적힌 것으로 보아 시리즈물로 갈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결국 단편에 그쳤다. 사람을 죽이고 몸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괴물 가족의 이야기를 두고 조금 별난 아빠와 딸의 따뜻한 성장일기라 아무렇지도 않게 소개하는 작가의 코멘트가 압권.
2.7. 부적사: 천년의 참수(一)
링크화자 '나래터'[8]가 독자들에게 말을 거는 구성으로 시작한다. 길거리에는 둥근 돌이 놓여 있고, 이를 양단내는 사람은 금화 닷 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망치, 칼, 도끼를 사용하던 사람들도 숱하게 실패를 거듭하던 중, 머리를 뒤로 묶은 한 검객이 아무렇지도 않게 검으로 돌을 양단내고는 돈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나래터는 검객에게 흥미를 느껴 따라간다. 매화나무를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일격에 양단내는 칼솜씨를 보여준 검객은 나래터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해지기 위해 수련을 거듭한 결과 다른 검객들은 물론 야생동물들도 죄다 썰어버릴 정도의 고수가 되었지만, 그 때문에 호적수도 없고 다른 고수들도 자신의 실력을 두려워해 대련을 피하게 되어 모든 것이 허무하게만 느껴진다고 한탄한다.
이에 나래터는 석씨 가문이라면 검객의 호적수가 있을지 모른다며 검객에게 석씨 가문을 소개해 준다. 석씨 가문은 이 근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세력가로, 석씨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검술은 무엇이든 베어버리기로 유명하다고 한다.[9] 검객의 부탁에 나래터는 검객을 석씨 가문의 집으로 안내하고, 고수를 소개해 준 대가로 엽전 몇 푼을 챙기거나 고수들의 대련을 구경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한다.
그러나 석씨 가문의 머슴은 돌을 베었다는 소식을 듣고 검객은 반갑게 안으로 들였지만, 검객을 소개해 준 나래터는 매몰차게 쫓아낸다. 나래터는 명망 높은 세력가가 이렇게 쪼잔할 줄 몰랐다고 투덜거리며, 검객을 만났던 매화나무로 돌아와 검객이 잘라낸 매화나무 밑동 곁에서 잠을 청하려 하는데... 검객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매화나무 밑동으로 돌아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검객이 안내된 방에는 사람 형상의 돌덩이가 있었고, 가주의 요청에 따라 돌덩이의 목을 베니 돌덩이에서 새로운 머리가 자라나더니 돌로 된 껍질이 벗겨지듯 돌 속에서 젊은 여인이 나왔다고 한다. 가주는 여자가 천 년간 살아온 자신의 선조이며,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죽지 않는 불로불사의 몸이 되었으나 종종 몸이 돌로 변해버리는 저주를 얻었다고 설명해준다. 석씨 가문에게 대대로 내려오던 검법도 돌로 변한 여인의 목을 치는 검법 이었기에 단단한 것을 양단낼 수 있었던 것. 가주는 검객에게 방을 내주며 부탁할 일이 있다고 말하나, 검객은 싫다며 집을 바로 뛰쳐나온 것이었다.
참 해괴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나래터에게, 검객이 여인의 눈은 분명 울고 있는, 슬퍼하는 눈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에피소드 종료. 여인은 영원히 살아가며 돌로 변할 때마다 후손들에게 목이 베일 수밖에 없는 저주를, 후손들은 계속해서 돌로 변한 조상의 목을 베어야 하는 저주를 받은 셈이다.
나레이터이자 주인공 나래터가 부적을 쓰는 일을 한다고 자기소개를 한 것으로 보아, 제목의 '부적사'는 나래터를 주인공으로 과거의 괴이한 이야기들을 다루기 위한 시리즈의 제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8. 굶주린 책
링크이야기에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이 지인의 일을 소개하면서 시작. 지인은 헌책방에서 향수, 비누, 그릇 등 일상 용품들만 빼곡하게 나열된 특이한 책을 발견한다. 지인이 헌책방 주인에게 책의 가격을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그 책은 가져간 사람들마다 나쁜 일을 겪고 헌책방에 책을 반납해 와서 공짜가 되었다고 말해준다. 지인은 미신 따위는 믿지 않는다며, 그 책 특유의 지리멸렬함을 분석해 보기 위해 책을 집으로 가져와 책장에 꽂아둔다.
그날 밤, 지인은 가위에 눌리고, 책장에서 책이 튀어나오더니 괴물로 변해 책상 위에 있던 꽃병을 씹어먹다가 지인을 보고 침을 흘리는 악몽을 꾼다. 현실에서는 꽃병이 멀쩡했기에 꿈은 꿈일 뿐이라고 넘기려 하나, 그 날 작업을 하다 실수로 꽃병을 깨뜨리는 사고를 내면서 불길함을 느낀다. 불길함을 느껴 책을 다시 펼쳐보니 책에는 꽃병이라는 단어가 새로 들어가 있었다.
책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지인은 헌책방으로 책을 돌려주러 가는데, 그 과정에서 책을 자세히 살펴보다 책에 적힌 단어들에는 일상 용품뿐 아니라 사람 이름까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10][11] 이에 책이 사람을 해칠 수도 있음을 직감한 지인은 헌책방에 책을 돌려주지 않고 책을 직접 태워버리는 것으로 끝.
2.9. 생각상자1
링크여관을 운영하는 한 부부가 태어난 아기를 보는 장면으로 시작. 아기는 비정상적으로 작고 연약했는데, 물체의 표면이 살에 닿기만 해도 상처를 입어 물에 띄워 둬야 했고, 공기에도 몸이 짓눌려 정상적인 삶이 어려울 정도였다. 아이를 죽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던 부부는 지혜로운 의사에게 부탁해 아이를 완벽하게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상자를 만들게 된다. 그렇게 아이는 한 손바닥 위에도 올라갈 정도로 작은 상자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12]
그러던 중 상자 속 아이는 남의 생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이후 웹툰의 화자가 상자 속 아이였음이 드러나고, 제목 '생각상자'가 나타난다. 아이는 정육면체 상자에 갇혀 있어서인지 '헥사'라는 이름이 붙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부는 둘째를 임신한다.[13]
여관 창가에 놓여 있던 헥사는 '퀼리아'라는 소녀의 머릿속에 말을 건다. 자신의 실체를 보여주기 싫었던 헥사는 자신을 눈에 보이지 않는 요정이라 소개하고, 훔쳐본 퀼리아의 기억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흉내 내어 퀼리아의 죽은 모친인 척 함으로써 퀼리아를 위로해 준다. 그러나 이를 들은 헥사의 어머니는 헥사의 행동이 추억을 훔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혼을 내고, 헥사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퀼리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14] 퀼리아는 헥사를 용서하고, 둘은 헥사의 능력을 활용해 목소리로 역할극을 하면서 논다. 얼마 뒤 헥사는 첫 만남과 달리 퀼리아의 부탁을 받아 퀼리아의 어머니의 목소리를 흉내 내 퀼리아를 위로하게 된다.[15]
어느덧 시간이 지나 첫눈이 오는 날 헥사의 동생, 카를이 태어난다. 헥사와 달리 멀쩡하게 태어난 카를은 부모님으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는다. 헥사는 부모님이 여전히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나 그 크기가 카를보다는 작다는 것을 느끼고 이를 어머니에게 말해 보지만, 어머니는 헥사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잊었는지, 혹은 스스로는 헥사와 카를을 동등하게 사랑한다고 느꼈는지 헥사에게 거짓말을 한다. 헥사는 카를에 대한 질투심에 자신의 능력으로 카를의 머릿속에 "엄마를 팔로 때려" "밥을 집어던져" 같은 명령을 내려 카를이 부모님께 미움받게 만들려 했지만, 카를은 갓난아기였기에 헥사가 명령하는 행동들을 부모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준다.
헥사는 카를을 조종해 부모님을 골탕 먹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을 떠올리는데,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응용해 카를이 느끼는 감각을 공유받는 것이었다. 사람이 느끼는 감각들도 결국 '생각'의 일부이니, 헥사의 능력을 활용하면 카를이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느끼는 사랑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러나 퀼리아는 헥사의 이런 행동에 대해 헥사와의 첫 만남을 언급하며 생각을 훔쳐보는 도둑과도 같은 행동이라고 일침하고, 이후 자리를 떠나 한동안 헥사를 찾지 않게 된다.[16]
헥사는 퀼리아에 대한 사랑과 추억, 그리움을 곱씹다가, 상자 안에 갇혀 퀼리아를 직접 만나러 갈 수 없는 상황에 상자 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다. 이후 "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다른 사람이었다면..."이라는 헥사의 독백이 이어지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눈을 뜨는 카를을 비추며 생각상자1이 종료된다. 헥사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 직후에 눈물을 흘리는 카를이 깨어난 점, "다른 사람이었다면..."이라는 독백, 만화 마지막에 볼드체로 적힌 Contact 라는 단어가 나온 점을 미루어 해석하면 헥사가 자신의 능력으로 카를의 몸에 들어갔거나, 정신이 연결된 상황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편 내지 To Be Continue가 붙은 여느 단편들처럼 2편이 나오지 못한 채 남게 되었다.
2.10. 불청객
링크대학생 시절 후배와 밥을 먹으며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시작. 후배는 부러지고 끝이 붉게 변색된 칫솔을 보여주며 얼마 전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후배의 이야기에서 한 여자가 노래를 부르며 집에서 샤워를 하는데, 한 남자가 들어와 여긴 자신의 집이라며 당장 나가라고 윽박지른다. 여자는 욕실 안에서 경찰에게 신고하는 척 목소리를 내 남자를 돌아가게 하려 하나, 욕실 안에 핸드폰이 없다는 것을 간파한 남자는 남의 집에 쳐들어온 벌을 줘야겠다며 여자를 겁박한다.
이후 여자는 몸만 헹구고 나오겠다며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은 뒤, 칫솔을 부러뜨려 무기를 준비해 남자에게 덤빈다. 그러나 힘이 달렸던 여자는 남자에게 목이 졸리며 죽는가 싶었지만 부러진 칫솔로 남자의 눈을 찔러 반격한다. "피 터지는 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제가 이겼죠" 라는 후배의 나레이션을 끝으로 배경이 현재로 넘어오는데...
'이야기를 들려주던 후배는 이야기 속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 후배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시 보면 샤워를 하던 여자가 불청객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입부에 후배의 얼굴을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후배의 이야기에서 가장 먼저 나온 사람인 샤워하던 여자가 곧 후배라고 착각하도록 서술 트릭을 활용한 것.
이후 선배는 어떻게 된 일이었냐고 사건의 전말을 묻지만, 후배는 불청객이 집에서 나간 것으로 만족하고, 경찰에도 신고하지 않고 알아서 처리했다고 말한다. 선배는 진실처럼 느껴지는 동시에 거짓처럼도 느껴지는 이야기라며 후배가 쓴 안대를 바라보는 것으로 에피소드 종료.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 먼저 샤워하던 여자는 정신이 이상한 불청객이 맞았다는 해석으로, 여자가 불청객의 피해자일 것이라고만 생각한 편견을 찌르는 에피소드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정신이 이상한 후배가 불청객으로서 여자의 집에 들어와 주인을 죽이고 집을 빼앗았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불청객이 집에 들어왔는데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알아서 처리했다는 후배의 행동은 후배가 집주인이라면 비정상적인 행동이며, 집 주인을 죽이고 이를 은폐하여 집을 차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불청객이 집에 들어온 상황이라지만 여자를 나오게 하겠다며 문을 걷어차 부수는 행동도 이상하며, 이야기 속에서 "네 핸드폰을 침대 위에서 발견했다"라 으름장을 놓다가도 "잠깐, 이거 내 핸드폰이잖아?"라 말하는 등 후배가 제정신이 아닌 듯한 모습이 자주 나온 것이 그 근거이다. 이렇게 본다면 주인공이 이야기에 대해 진실인 동시에 거짓처럼 느껴진다고 한 것도 정확한 평가인 셈이다. 여자와 남자가 싸워 여자가 내쫓겼다는 진실과 정신이상자인 후배가 집 주인을 불청객 취급하며 집을 빼앗았다는 사실을 은폐한 거짓말이 섞인 이야기가 되니까.
한편, 핸드폰 씬을 근거로 애시당초 불청객은 없었고, 정신이상자인 후배가 가상의 불청객을 설정해 난동을 부리다 눈을 자해한 상황이라 해석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렇게 보아도 진실인 동시에 거짓인 이야기, 후배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잘 들어맞는다.
2.11. 물귀신 타령
링크한 젊은이가 마을에 있었던 괴상한 사건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을에 악독하고 방탕한 지주가 살았는데, 어느 날 지주의 본처가 우물에 빠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에 지주는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처를 명당에 묻으려 하고, 죽은 처의 오빠, 즉 자신의 처남에게 명당을 소개받는다. 그러나 명당에는 이미 며칠 전에 과로사한 양씨의 형이 묻혀 있었고, 지주는 양씨에게 형의 주검을 파내고 묫자리를 넘기라고 파렴치하게 요구한다. 지주의 계속된 고집에도 양씨는 자리를 넘기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은 지주가 양씨에게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하지 않을지 걱정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씨는 실종되고, 이후 강에서 물에 불어터진, 양씨의 옷을 입은 시체가 발견된다. 마을 사람들은 지주가 묫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람을 시켜 양씨를 살해했다고 여기고 지주를 비난한다. 방해꾼이 사라진 지주는옳다구나 하고 하인들을 데리고 양씨네 형이 묻혀 있던 자리에 처의 시신을 묻은 뒤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첩과 지주의 노모를 비롯해 집에 남아 있던 모두가 괭이로 살해당한 뒤였다. 시신은 모두 물에 젖어 있었고, 처의 시기를 받던 첩은 머리카락까지 한 움쿰이 뜯겨 있었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지주네 집의 우물에서 양씨의 주검과 괭이가 발견되자 사람들은 물귀신이 된 양씨가 복수귀가 되어 지주네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던 남자는 사건의 전말을 알겠다며 추리를 시작한다. 남자가 밝혀낸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처가 우물에 빠져 죽은 것은 사고가 아닌 처를 질투한 첩에 의한 살인이었고, 이에 처남은 첩에게 앙심을 품는다. 처남은 양씨와 결탁해,[17] 지주에게 사실은 별 의미 없는 장소인 양씨네 형의 무덤을 명당이라고 거짓말해 지주와 양씨 간의 갈등을 유도한다.
이후, 양씨는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형의 시신에 자신의 옷을 입힌 뒤 물에 불려, 자신이 지주에 의해 살해당한 것처럼 위장한다. 형제이기 때문에 외형은 대강 비슷했고, 물에 불어터지기까지 한 모습이라 사람들은 시신의 주인이 양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양씨가 죽었다고 생각한 지주는 처의 무덤을 옮기려 할 것이고, 관을 옮기기 위해 지주를 비롯한 모든 하인들이 집을 비운 사이 양씨가 집에 남아 있던 식솔들을 살해한 것이다. 죽인 식솔들의 몸에 물을 뿌리고 형의 시신과 괭이를 우물에 던져 넣음으로써 물귀신이 저지른 소행으로 위장한 것은 덤.[18]
남자의 추리에 이야기를 들려주던 사내는 경악하고, 이후 남자는 사실 이야기를 듣기 전부터 양씨네 형의 관을 파내 관 안에 시신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추리에 쐐기를 박는다. 이야기를 들려주던 사내가 바로 범인인 양씨였고, 이야기를 듣던 사내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순청에서 파견된 군관이었던 것이다. 정체를 밝힌 군관은 낯선 이인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죄 없는 첩의 자식들까지 살해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 아니냐며, 이미 밖에 포졸들이 와 있으니 죗갚을 받아 속죄하라고 일갈한다.[19]
양씨가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음으로써 사건을 종결되고, 양씨의 형과 본처의 관은 각자 원래 묻혔어야 할 관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관을 옮기던 중 처의 관이 뒤집히는 사고가 벌어지는데... 관 안의 처의 시신은 방금 우물에서 나온 듯 물에 잔뜩 젖어 있었고, 입에는 검은 머리카락을 한가득 물고 있었다. 군관의 추리는 모두 맞았지만, 머리카락이 뜯긴 첩의 시신만큼은 정말 물귀신이 된 본처의 복수였던 것이다. 이를 본 지주는 놀라 급사해 버리고, 군관은 "물귀신이로구나..."라 독백하며 때로는 이치에 어긋나는 일도 있는 법이라고 인정한다.
2.12. 칼의 곡예
링크주인공이 얼음물을 사 들고 서커스를 관람하러 간 모습으로 시작. 관객의 생각을 맞히는 공연을 하던 독심술사는 주인공이 유일한 동양인 관객이며, 가족 때문에 이 곳에 온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주인공은 독심술사의 말에 동의하며 "이곳에서 제프라고 불리던 형 때문에 왔다" 라고 답하고, 이에 서커스 단원들은 모두 얼어붙는다.
주인공은 얼마 전
슬로베니아 대사관으로부터 형의 죽음을 전달받아 형이 일하던 서커스단을 찾아온 것이었다. 형은 어려서부터 칼을 매우 잘 다뤘는데, 눈을 감거나 뒤를 본 채로 칼을 던져도 백발백중일 정도였기에 가출해서 서커스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이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형이 연습 중 목의 경동맥에 칼이 꽂혀 즉사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주인공은 형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 의심한다.[스포일러]
독심술사는 자신이 서커스단 단장이었음을 밝히며 주인공에게 제프가 죽은 날의 정황과, 서커스단 단원들을 소개해 준다.
사건 현장: 제프는 눈을 가리고 누워 칼을 위로 높이 던지는 묘기를 연습하다 목에 칼이 박혀 즉사했다. 기술을 위해 천장이 없고, 바닥이 모래로 된[21] 천막 안에서 연습을 했으며 그 안을 성역처럼 다뤄 제프가 연습할 때는 누구도 들어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사건 현장에는 제프의 발자국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22]
사건 당일은 매우 더웠고, 단장은 타로 카드로 점을 봐 불길한 결과가 나왔다며 제프에게 연습을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제프는 아랑곳 않고 연습을 하러 갔다가 죽었다고 한다.
서커스단 단원들
단장: 칼을 던지는 제프의 묘기에서 과녁 역할을 했었다. 현재까지도 제프의 재능을 그리워하고 있다. 제프가 살아 있을 때는 제프와 종종 같이 자긴 했지만 진심으로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거인: 키가 엄청나게 큰 거인이다. 사건 당시 난쟁이와 함께 제프의 천막 근처에서 곡예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난쟁이와 함께 제프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 형을 어떻게 생각했냐는 주인공의 물음에, 형이 단장을 비롯한 다른 여자들과 바람을 피는 것[23]을 보고 재능 있는 인간쓰레기 정도로 새각했다고 답한다.
난쟁이: 키가 매우 작으며, 저글링을 한다. 사건 당시 거인과 함께 곡예 연습 중이었고, 제프가 평소보다 칼을 높이 던지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주인공의 질문에는 제프가 가까이 하기 힘들어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고 답한다.
쌍둥이: 곡예를 하는 미녀 쌍둥이. 이쪽도 단장처럼 형과 관계가 있었다. 사건 당시 필요한 물건을 사러 시내에 나갔다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 동생 쪽은 형이 보고 싶어 마음이 아프다고 하고,[24] 언니 쪽은 형이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형을 싫어한다고 답한다.
범인은 난쟁이였다. 난쟁이는 거인과 함께 있었지만, 투명한 얼음을 공과 함께 저글링해 보이지 않게 한 뒤, 형의 칼이 공중에 뜬 타이밍에 얼음으로 칼을 맞춰 회전시켜 각도를 비튼 것. 칼이 몸을 아슬아슬하게 빗겨 떨어지는 것이 묘미인 곡예였으니만큼 조금만 각도가 틀어져도 칼은 형의 급소를 향해 떨어지게 되는 것.[복선]
그렇다면 살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쌍둥이의 언니 쪽이 말했던 제프가 상처입힌 두 사람은 쌍둥이가 아니라 동생과 난쟁이 였다. 난쟁이는 동생 쪽을 흠모했었고, 제프가 동생을 갖고 놀다 버리는 것을 보고 앙심을 품어 살인을 계획한 것이다.[27]
주인공은 자신의 추리를 죽 늘어놓고, 난쟁이는 영어가 서툴어 주인공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주인공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대강 알아차린 상태였다. 그리고 주인공과 난쟁이만 있던 천막에 단장이 다시 나타나는데... 단장도 제프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고 있었다. 서커스단의 최고 스타인 제프가 죽은 상태에서 난쟁이까지 이탈한다면 서커스단이 망할 것을 우려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진상을 밝히려는 주인공에게도 사고일 가능성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다.
단장은 주인공에게 "신고할 생각이 아닌 것 알고 있다. 그만하고 모국으로 돌아가라. 당신의 형은 재능이 넘쳤지만 기억할 가치는 없는 남자였다" 라고 말한다.[28]
다음 날, 전기톱으로 저글링을 하던 난쟁이가 손에서 전기톱을 미끄러트려 톱에 머리가 찍혀 즉사 했고, 서커스단은 즉시 해체되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29]
주인공은 한국으로 돌아와 형을 생각하나, 이내 형에 대한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다음과 같은 독백으로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회전하는 칼날은 눈길을 사로잡지만, 동시에 덧없이 추락한다.
마음에 잠깐 스며들었다가 증발한 형에 대한 마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녹아내린 얼음처럼.
마음에 잠깐 스며들었다가 증발한 형에 대한 마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녹아내린 얼음처럼.
얼음을 이용해 흉기나 범행 수법을 은폐하는 트릭은 매우 고전적이고 흔한 수법이나, 칼, 곡예, 얼음이라는 소재를 극한까지 살려 형의 삶, 죽음, 그리고 그런 형에 대한 주인공의 정서를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점이 인상적인 단편이다.
2.13. 꽃도둑
링크2.14. 불면증
링크2.15. 쓸모있는 것들
링크2.16. ●REC
링크2.17. 오발탄
링크2.18. 잠긴 시간
링크2024년 12월 12일, 블로그를 통해 작가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 이상, 이 작품이 사실상 고랭순대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3. ♡치유물♡
블로그에 ♡치유물♡ 카테고리로 올라온 단편들. 치유물이라는 카테고리는 페이크이고, 고랭순대의 대표적인 호러 작품들이 여기 속한다.[30]3.1. 두근두근 추억 콜렉션
링크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의 집에 놀러간 주인공. 수집광인 친구는 지금까지 이룬 목표를 적은 메모지, 지우개 가루, 종이딱지 등을 유리병에 모아둔다. 친구의 수집품을 구경하던 주인공은 하트 스티커가 적힌 병에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 같이 본 영화들의 티켓, 같이 밥을 먹으며 나온 영수증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변태냐는 주인공의 물음에 친구는 자신에게는 그것이 전부 소중한 추억이라 답한다.
이후 배고프다는 주인공에게 친구는 꿀사과를 가져다준다. 껍질도 벗겨지지 않은 사과만 통으로 가져온 친구에게 주인공은 사과를 깎아달라고 하고, 친구가 칼을 가져오는 사이 주인공은 친구의 침대 밑 수납함에 있는 수집품은 무엇일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침대 밑 수남합에 들어있던 유리병에는 여러 사람에게서 뽑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치아, 생으로 뽑은 듯한 사람의 손톱이 가득 들어 있었고, 이에 주인공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후 친구가 칼을 가져오자 주인공의 공포는 극에 달하나, 친구는 이모가 특수 분장 쪽에서 일한다며 이빨과 손톱은 영화 소품일 뿐이라고 말해준다.
주인공은 친구의 말을 듣고 안심하면서도, 친구네 집에 더 있다가는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며 현관문을 열려 하는데... 현관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이를 본 주인공이 멘탈이 나가는 것으로 열린 결말.
중반까지는 친구가 주인공을 좋아하는 듯한 GL 로맨스의 분위기를 잡다가, 이후부터 호러로 틀어버리는 장르 전환이 압권이다. 고랭순대 특유의 작화와는 이질적인, 현실적인 비율의 예쁜 작화가 그 충격을 배가시킨다.
3.2. 사경(私徑-四更-邪徑-死境)
링크제목에 동음이의어 '사경'을 쭉 써 두었는데, 私徑은 사사로운 이득을 위한 부당한 행위, 四更은 새벽 3시에서 5시까지의 시간, 邪徑은 부정하거나 부당한 행동, 死境은 가장 흔히 쓰이는 사경, 죽음에 임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주인공은 후배에게, 자신이 죽기 4일 전의 사람이 검은 먹물로 뒤덮여 보이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후배는 그 능력을 사람을 살리는 데 쓸 수 있지 않냐고 묻지만, 주인공은 4일이라는 짧은 시간으로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도, 사고를 막을 수도, 병으로 죽음에 임박한 사람을 치료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후배에게 자신의 능력으로 자기 자신을 구한 적 있다고 말한다. 능력을 얻은 뒤 어느 날 주인공은 자신이 검은 먹물로 뒤덮여 보이자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부적을 써 주며 그 부적을 일면식이 있는 사람에게 넘기면 죽을 운명을 떠넘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단 주인공이 이런 식으로 부적을 떠넘겨 다른 사람이 죽게 되면 그 사람의 원혼이 4일간 이승에 머무르며 주인공을 죽이려 하니, 부적을 넘겨 다른 사람이 죽은 4일간은 경솔한 말이나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한다. 주인공은 친했지만 최근 사이가 틀어진 지인의 가방에 몰래 부적을 숨겼고, 그 결과 지인에게 죽음을 떠넘기고 살아남은 것이다.
이야기를 마친 주인공은 지인이 자기 대신 죽은 일에 대해, 죄책감보다는 지인에 대한 동정심이 든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친 후배가 뒤를 돌아보는데... 이야기를 듣던 후배가 바로 주인공에 의해 죽은 지인이였다. 주인공은 새벽, 사경 시간대에 그 지인의 장례식에 가는 중이었고, 자신 옆에 있는 것이 피해자인 줄도 까먹고 스스로의 악행을 술술 불어댄 것이다. 이는 무당이 경고했던 '4일 내의 경솔한 언행'에 해당하니 주인공에게 큰 액이 닥칠 만한 상황이 되었다.
자신이 그 지인의 장례식에 가는 중이라는 것도 까맣게 잊었다는 주인공의 독백과 동시에 주인공의 몸이 까만 먹물로 물들기 시작하고, 후배, 즉 죽은 지인의 원혼은 '어디서 사고라도 난 모양'이라 말한다.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31]가 들린다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만화가 끝난다.
작품의 1컷을 보면 후배가 "무단횡단 좀 하지 마요, 선배"라며 주인공에게 경고하는데, 주인공이 경솔한 말을 한 결과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결말을 생각해 본다면 후배의 원혼은 주인공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죄책감 따위 없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죽을 운명을 떠넘길 부당한 행동(私徑)을, 새벽(四更)에 후배의 장례식에 가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자랑스러운 일인 양 떠벌리는 경솔하고 부정한 언행(邪徑)을 했고, 그 결과 사경(死境)에 처하고 만 것이다.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는 설정 자체는 드물지 않은 편이나, 이를 정의로운 방향으로 활용하거나 본인의 죽음을 예견하고 공포에 빠지는 선에서 그치는 클리셰가 존재하는데, 이를 죽음을 떠넘겼지만 경솔한 언행으로 결국 파멸하는 주인공을 통해 훌륭하게 비틀었다.
3.3. 합리화
링크고랭순대의 가장 유명한 단편 중 하나. 아래의 Happy Together에 비견될 정도이다.
조현병이 있는 여동생을 데리고 초밥집에 온 주인공. 여동생은 창 밖에 문어가 날아다닌다느니, 초밥집 안 사람들이 전부 가면을 쓰고 있다느니, 주인공 근처에 앉은 여자가 주인공의 초밥에 독을 탔다느니 하는 헛소리를 한다. 주인공은 여동생에게는 하늘을 나는 문어가 실제로 보일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여동생을 최대한 달래려 하나, 여동생이 초밥에 독을 넣은 여자를 죽여 달라고 잔인한 말을 뱉어대자 참지 못하고 "작작 좀 해 X발!" 이라며 동생에게 소리친다.
주인공의 욕설을 들은 종업원이 주인공네 테이블에 찾아오고, 주인공은 여동생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소리지른 것을 사과한다. 그러나 종업원은 "손님, 일행은 없으셨는데요"라 대답한다. 주인공은 종업원의 대답에 놀라며 창 밖을 바라보는데... 주인공에게도 창밖을 날아다니는 문어가 보였다. 즉 사실은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은 주인공의 시선을 대변하는, 주인공의 환각이었던 것. 주인공이 가면을 쓴 것으로 보이는 종업원의 말을 무시하고 "이건 초밥에 들어간 독 때문이다"라고 스스로의 망상을 합리화하며 마무리된다.
짧고 간단하면서도 복선[32]과 반전을 잘 챙긴 덕에 인지도와 평가가 매우 높다. 해당 단편만화가 널리 알려진 이후 화자가 조현병에 걸린 누군가를 관찰/보호하다가 스스로가 조현병 환자였음을 깨닫는다는, 믿을 수 없는 화자류의 양산형 공포 스토리가 우후죽순 생겨났을 정도.
3.4. HAPPY TOGETHER
링크고랭순대의 단편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인지도와 인기가 '합리화'와 투톱을 달리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아내가 죽은 후 실어증을 앓게 된 딸과 함께 둘이서 살아간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던 주인공은 한 허름한 폐가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먹을 것을 찾다 지하 창고에서 육면체 모양의 기계를 발견한다. 기계에는 입구와 출구가 있었으며 "굶주린 자여, 짐승을 바쳐라. 황금을 줄 테니.", 그리고 "표독한 자여, 인간을 바쳐라. 더 많은 황금을 줄 테니."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주인공은 기계의 용도를 고민하다, 기계 안으로 들어간 파리가 작은 금 조각으로 변해 나오는 것을 보고 기계가 입구에 생명체를 넣으면 그 무게만큼의 황금을 뱉는 기계임을 알아낸다.
이후 주인공은 길고양이와 들개들을 잡아 기계에 넣어가며 금을 모아 빚을 갚아나간다. 황금의 유혹에 죄책감마저 옅어진 주인공은 노숙자들에게 공짜 수프를 준다고 유인해 사람을 납치, 기계에 쑤셔넣어 황금을 얻기에 이른다. 물론 사람을 납치해 금으로 만든다는 사실은 딸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래 "Happy Together"을 부르는 미치광이를 발견한 주인공은 정신이 불분명한 미치광이라면 노숙자들보다도 쉽게 납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집으로 유인해 망치로 내려쳐 기게에 넣는다. 그러나 미치광이는 기계에 빨려들어가는 도중 정신을 차렸고, 기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악한다. 주인공은 망치로 머리를 가격당한 미치광이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 한 시간 정도면 미치광이는 금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계 근처를 떠난다.
그러나 미치광이가 발악하는 소리를 들은 주인공의 딸은 기계로 빨려들어가는 미치광이 쪽으로 접근하고 말았고, 미치광이가 딸을 붙잡으면서 딸과 미치광이가 모두 기계 안으로 빨려들어가 금으로 변해버린다. 주인공은 딸을 잃은 슬픔에 오열하며, 이딴 금덩이는 필요 없다며 기계에서 나온 금덩이를 집어던지는데... 기계의 출구에 금덩이를 넣자 기계의 입구에 고양이와 파리가 튀어나왔다. 즉 이 기계는 입구에 생명체를 넣으면 금을 뱉고, 출구에 금을 넣으면 이전에 넣었던 생명체를 뱉어내는 원리인 것.
원리를 깨달은 주인공은 스스로의 장기를 팔아가며 금을 모으고, 금을 기계의 출구에 넣어 딸을 되찾으려 한다. 그러나 기계의 출구에 금을 넣으며 발견한 사실은 이전에 넣었던 생명체는 그대로 돌아오지 않고, 이전에 들어갔던 생명체들과 일부가 뒤섞여 나온다는 것이다. [33] 주인공은 금을 모아 기계에 넣기를 반복한 끝에 딸과 함께 들어갔던 미치광이를 기계에서 꺼내는 데에 성공하고, 딸을 잃게 했다는 복수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미치광이를 망치로 때려죽인다. 딸을 제외한, 기계에 들어갔던 모든 생명체가 나왔으니 딸의 체중만큼의 금만 넣으면 딸을 되찾을 수 있는 상황,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기계에 금을 넣으며 딸이 벌레의 팔 같은 흉측한 외형을 달고 돌아오지는 않을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은 그런 딸을 딸로서 사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러나 기계에서 돌아온 딸은 멀쩡한, 이전과 같은 외형을 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딸의 장기나 근육 등의 일부만 기계 안 생명체들과 뒤섞여 멀쩡한 외형으로 딸이 나온 것이라 생각하며 딸을 끌어안는데... 주인공에게 안긴 딸은 미치광이가 부르던 'Happy Together' 노래를 부른다.
즉, 딸과 미치광이는 기계 속에서 서로의 영혼이 뒤바뀐 것이다. 주인공은 이것을 모르고 딸의 영혼이 들어간 미치광이를 죽였고, 딸을 영영 되찾지 못하게 된 것. 딸의 실어증과,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던 미치광이가 기계에서 나온 뒤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주인공에게 살해당한 것이 복선. 이후 눈물을 흘리며 죽어 있는 (주인공의 딸의 영혼이 들어간) 미치광이의 얼굴과, 미치광이가 딸의 몸 속에서 부르는 'Happy Together' 노래가 함께 비춰지며 만화가 끝난다.
제목이자 결말의 핵심인 노래 ;Happy Together'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매우 신나고 경쾌한 음악이라는 점에서 작품의 주제인 호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여담으로, 작가가 공개한 개그 엔딩이 있는데, 해당 엔딩에서 주인공은 기계에 생명을 넣으면 금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가장 싸게 구할 수 있는 생명체인 고등어를 트럭 단위로 사서 기계에 쑤셔넣어 떼돈을 번다. 일명 고등어 엔딩.
3.5. 빼앗는 뼈
링크주인공이 '스스로가 사라져 버릴까 무섭다'고 절규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친구는 어느 날 산에서 여자의 두개골을 발견했고, 바위 사이에 두개골만 덜렁 있는 것이 이상했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두개골을 주워왔다고 말한다.
이후 두개골은 이상하게도 남자의 두개골로 변하더니 목뼈부터 시작해 점점 완벽한 인골의 형상을 띠기 시작했고, 뼈가 성장함에 따라 친구의 몸은 점점 사라져 갔다고 한다. 두개골은 친구의 몸에서 양분을 빼앗아 가며 친구의 도플갱어로 성장하고 있던 것. 이것이 반복되어 친구는 머리만 남은 괴상한 몰골이 되었고, 두개골은 친구와 목소리까지도 똑같은 도플갱어가 되어 친구의 행세를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혀로 휴대폰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라도 해 보려고 했으나 도플갱어가 번번히 막아섰고, 도플갱어가 집을 비운 사이 마지막으로 주인공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는 것.
이야기를 마친 친구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보여도 그것은 자신이 아니라며, 이대로 가다간 남은 머리마저도 소멸할 거라고 소리치다, "놈이 돌아왔어" 라는 단말마를 끝으로 통화를 끊는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였지만 친구가 걱정되어 주인공은 친구네 집에 찾아가는데... 친구네 집에 찾아가니 친구는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나타나, 자신의 연기력이 어땠냐며 웃는다. 이후 친구는 주인공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두개골을 주운 것까지만 실화이며, 나머지는 이를 기반으로 쓴 여대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각본 내용이었다고 말한다.
안도하는 주인공에게 친구는 이전에 빌려주기로 했던 순환 구조론이라는 책을 빌려주며, 외출할 시간이 부족하니 주인공이 자기 대신 두개골을 산에 돌려놓아 달라고 말한다. 이후 주인공은 찜찜한 마음으로 두개골을 산에 돌려놓고, 주인공이 내려놓은 두개골이 클로즈업되며 열린 결말로 만화가 끝난다.
순환 구조론이라는 책의 제목, 친구의 이야기 속에서 뼈가 친구에게 했던 말[34]을 고려해 해석하면, 뼈가 친구의 도플갱어가 된 것이 맞으며, 주인공이 산에 돌려놓은 두개골은 친구의 두개골이고, 주인공은 앞으로 친구의 두개골에게 몸을 빼앗길 예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두개골에 손을 댄 사람은 그 두개골에게 몸을 빼앗기며 두개골이 되는 과정이 폭탄 돌리듯 반복된다는 것이다. 친구가 말한 각본이 여자를 주인공으로 했던 것도 그 근거로, 친구의 도플갱어가 된 두개골이 여성의 두개골이었음을 생각하면 각본이 아니라 몸을 빼앗겨 두개골이 되었던 본인의 경험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6. 창문 너머에*
링크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35]가 이빨이 날카로운 소녀[36]와 단발머리 소녀[37]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소녀 2는 둘을 데리고 폐가로 가더니, 폐가에 얽힌 괴담을 상기시킨다. 그 폐가는 학교폭력을 당하던 소녀가 자살한 곳이고, 폐가에 귀신이 있으면 커튼이 닫힌다고 한다. 소녀 2는 지금은 커튼이 열려 있으니 괜찮다며 막무가내로 폐가 안으로 들어가고, 폐가에서 자살한 소녀의 일기장을 발견해 읽기 시작한다.
일기장의 초반에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다 자살을 결심하는 내용이 적혔지만, 이상한 점은 소녀가 자살한 이후 날짜의 일기장도 적혀 있었다는 것. 소녀 2는 누군가가 귀신이 쓴 일기를 컨셉으로 일기를 덧붙여 쓴 것이라 생각한다. 소녀가 자살한 이후의 일기에는 첫 친구가 생겼고, 친구를 집에 초대했다는 내용만 주욱 적혀 있었다.
바로 어제 쓴 일기도 있다는 사실에 소녀 1은 무섭다며 폐가를 뛰쳐나가고, 이에 소녀 2도 함께 폐가를 나온다. 혼자 나온 소녀 2에게 소녀 1은 단발머리를 한, 같이 있던 친구는 어디 있냐고 묻는데... 소녀 2는 처음부터 우리 둘만 있지 않았냐고 말한다. 소녀 3이 바로 일기의 주인이었고, 귀신이 되어 친구를 사귀어 자기가 살던 집에 초대하고 있었던 것. 이후 둘이 창밖을 보니 어느새 커튼이 닫혀 있었다는 것으로 에피소드 종료.
"친구들이 폐가를 다녀왔는데 그 중 한 명이 귀신이더라"라는 식의 괴담은 흔하지만, 중간중간 교묘하게 소녀 3이 귀신이라는 복선을 깐 점이 인상적인 단편이다. 먼저 자살한 소녀의 영혼이 폐가 근처를 떠돈다는 언급으로 폐가 근처에 있던 소녀 2 옆에 귀신이 다가온 것에 대해 개연성을 확보했으며, 13컷을 잘 보면 해당 컷이 폐가 안의 누군가가 소녀 1과 소녀 2를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는 구도임을 알 수 있다. 집 안에 귀신이 없으면 커튼이 열리는 것도, 폐가 안의 귀신이 커튼을 열고 친구가 될 사람을 찾아 밖으로 나간 결과였던 것.
3.7. 123 참깨창고
링크어린 소녀인 주인공이 괴물을 키운다는 내용으로 시작. 주인공은 쿠키 몬스터 탈을 쓴, 쿠키라는 이름의 괴물에게 음식물 쓰레기, 쿠키, 우유 등을 먹이며 키우면서도, 주변에 그 사실을 들키지 않는다. 쿠키를 만난 지는 562일이 되었고, 키운 지는 400일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창고에서 쿠키를 재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는 아버지만이 남아 실종된 주인공의 여동생의 수배 전단을 들고 있었다. 이후 아버지의 대사로 주인공의 어머니는 사고로 의식불명이 되었고, 여동생은 실종 상태였음이 드러난다. 주인공은 아버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침대에 누우나, 어머니가 계단에서 굴러 의식불명이 된 날의 악몽에 잠을 설친다.
다음 날, 주인공은 여느 때처럼 먹을 것을 들고 창고의 자물쇠를 푸는데... 창고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쿠키가 창문을 깨고 도망간 것. 주인공은 쿠키가 아닌 사람들에게 쿠키를 들키는 것을 걱정하며 쿠키를 찾아다니고, 끝내 쿠키몬스터 탈을 벗은 쿠키를 발견하는데... 쿠키의 정체는 주인공의 여동생이었다. 계단에서 어머니를 밀어 의식불명으로 만든 것은 바로 쿠키였고, 주인공은 쿠키가 너무나도 어려 벌을 받지 않는 것에 분노해 자신의 여동생을 창고에 몰래 감금해 벌을 주며 사육한 것. 쿠키를 만난 날짜와 어머니가 의식불명이 된 날짜가 562일 전으로 같은 것도, 여동생이 어머니를 밀어 의식불명으로 만든 순간 쿠키라는 이름의 괴물이 탄생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는 쿠키에게 다시 탈을 씌우고, 쿠키는 제발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주인공에게 애걸한다. 주인공은 저번에 도망치다가 걸리면 동굴에 버리겠다고 말한 것은 농담이었고, 자신은 쿠키를 영원히 버리지 않고 키울 것이라고 쿠키를 가스라이팅하는 것으로 만화가 끝난다.
3.8. 오늘도 안녕, 내일도 안녕, 그 다음날도*
링크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가 3명의 친구들에게 인사하나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 소녀는 반에서 책을 읽는 학생에게 넷이서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아무도 자신과 인사하지 않는다며 속상함을 토로하나, 책을 읽던 학생은 오히려 소녀를 이상하게 취급한다. 소녀를 제외한 3명은 여행을 갔을 때 사고로 모두 죽었고, 소녀는 죽은 친구들의 환상을 보고 매일 죽은 친구들의 자리에 대고 인사를 했던 것. 책을 읽던 학생이 기분 나빠서 견딜 수 없다며 불쾌감을 표하지만 소녀는 학생의 말을 거짓말 취급하며 다시 죽은 친구들의 자리로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나가줘 엄지공주' 다음으로 짧은 단편으로, 컷 하나하나가 단순한 편인데도 마지막의 검은 배경을 제외하고 17컷 뿐이다. 치유물 카테고리의 단편 중에서는 가장 짧다.
3.9. 데이드림
링크오빠와 함께 죽은 아버지의 납골당에 온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 오빠는 군대에서 머리를 다쳐 지적 장애인이 되었고, 아버지는 오빠가 머리를 다치고 2년만에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오빠가 장애인이 되어 집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아픈 몸으로 공사장에서 일했고, 주인공은 학교를 관두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힘들게 일했지만 그 날에는 그 날의 행복이 있었다고 한다.
오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오빠의 머리를 감겨주며, 어렸을 때 오빠가 자신의 머리를 감겨주던 모습을 회상하며 듬직했던 오빠가 덩치 큰 아기가 되어버린 것에 슬퍼한다. 머리를 다 감기자 오빠는 군대에 있던 시절 썼던 편지를 주인공에게 건네주고, 주인공은 이를 읽고 눈물을 흘린다. 이후 오빠에게 약을 먹이고 잠든 주인공은 아버지와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엄마를 떠올리다 꿈에서 죽은 아버지와 재회하는데...
아버지와의 재회는 연탄을 피워 자살하던 주인공의 환각이었다는 반전으로 에피소드가 종료된다. 오빠에게 삼겹살을 구워주겠다고 한 것이 연탄 자살의 복선이었던 것.
3.10. 비디오 게임
링크전역 후 처음으로 가진 술자리에서 술을 마신 주인공은 오락실 앞에서 낮선 게임기를 발견한다. 장식도, 일러스트도, 타이틀도, 동전 투입구도 없는 괴상한 게임기임에도 술기운에 호기심이 동한 주인공은 콘솔 컨트롤러를 집어든다. 컨트롤러를 집어들자 매우 현실적인 그래픽이 나타났고, 주인공은 NPC처럼 보이는 캐릭터에게 다가가 봤지만 캐릭터는 불쾌하다는 듯 몸을 피했다. 이에 주인공은 퀘스트를 달라고 화를 내며 캐릭터를 밀치고, 와중에 밀쳐지는 것이 정말 현실적이라며 게임의 물리 엔진에 감탄한다. 넘어진 캐릭터가 울기만 하자 주인공은 캐릭터가 NPC가 아니라 시민이었나보다 하며 게임을 이어나간다.
자동차를 훔쳐 보려고 하나 수많은 자동차들은 단 한 대도 열리지 않았고, 주인공은 길거리에서 주운 몽둥이 아이템으로 행인 캐릭터를 두들겨 팬다. 그러나 사람을 내리찍는 동작, 그래픽, 물리엔진, 신음 소리 등이 지나치게 현실적인 탓에 주인공은 찝찝함만을 느꼈고, 방망이를 내려놓고 다시 길을 걷는다. 길을 걷던 주인공은 게임 내에서 기차역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게임의 배경이 지금 위치한 동네임을 깨닫고, 자신이 게임을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를 조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한다. 주인공은 취기와 긴장감에 조종하던 캐릭터를 기차 선로 위로 떨어뜨려 버리고, 열차가 다가오는 소리와 함께 게임이 종료된다.
게임오버 텍스트도 없이 검은 화면만이 뜨는 게임기에 섬뜩함을 느낀 주인공은 술이 확 깨어 버렸다며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불안을 느끼며 거리를 걷던 주인공은 멀리서 걸어오는 행인을 마주하는데... 행인은 게임에서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났던 캐릭터와 똑같이 생겼다. 주인공이 게임을 하며 조종했던 대상은 그 누구도 아닌 미래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이를 깨달은 주인공은 어느샌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과거 자신이 조작했던 대로 강제로 다리가 움직이는 것으로 끝.
4. 잿빛 추리관
내용은 고랭순대/잿빛추리관 문서로.5. FILM OF NIGHT
블로그에 FILM OF NIGHT 카테고리로 올라온 단편들.5.1. 필름 매니악
주인공은 쿠앤틴 타란티노같은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영화를 많이 봤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의뢰인이 스토리, 배우, 배경, 분위기 등으로 찾고 싶은 영화의 단서를 이야기해 주면 영화를 찾은 뒤 영화를 불법 다운받아 둔 하드에서 영화를 복사해 보내주는 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어느 날 주인공에게 부랑자 같은 행색을 한 남자가 찾아와 20년쯤 전에 본 영화를 찾아 달라고 의뢰하는데, 그 영화의 줄거리가 가관이다. 돼지 가면을 쓴 남자가 칼을 꺼내더니 발밑에 있던 시체를 난도질하고, 가면을 벗은 뒤 그 시신의 일부를 뜯어먹는 영화였다고 한다. 주인공은 황당한 줄거리에 당황하며 영화를 어디서 보았냐고 묻지만, 남자는 인터넷, TV, 냉장고 안, 지하실 문 너머로 말을 계속 바꾸며 제정신이 아닌 듯한 말을 늘어놓는다. 남자는 그 영화가 걸작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찾고, 감독을 만나 후속작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주인공을 찾아왔음을 밝힌다. 주인공은 끝내 영화 찾기를 포기하려 하나, 보수를 1500만원까지 생각했다는 남자의 말에 끝내 의뢰를 수락한다. 남자는 착수금으로 500만원을 던지고 떠난다.
주인공은 스너프 필름을 찾기 위해 아동 포르노 유포로 감옥살이를 했던 친구를 불러 인터넷을 뒤지지만 남자가 찾던 영상은 커녕 내용이 비슷한 영상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공은 친구가 "요즘 올라오는 스너프 필름은 전부 만들어낸 가짜다"라 말한 것에서 힌트를 얻어 남자가 말했던 영화를 직접 촬영해 의뢰를 완수할 계획을 짠다.
친구와 함께 돼지 가면과 가짜 피, 육회용 생고기 등을 동원해 남자가 말했던 내용의 영화를 찍은 주인공은 남자가 찾던 영상이 "돼지를 먹는 돼지"라는 제목의 싸구려 스너프였다며 남자에게 영상을 보여준다. 친구가 얼굴을 보이며 고기를 뜯어먹는 장면이 나오자 남자는 "바로 이게 내가 찾던 영상이었다" 라며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주인공에게 영상을 전송받은 남자는 영상의 배우가 출소하기 전 감옥에서 봤던 친구였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는, 가짜 돈과 머리카락, 씹다 뱉은 껌만 든 돈봉투를 던지고 사라진다.
남자가 떠난 뒤 한 달쯤이 지나고, 주인공은 남자가 말했던 영상의 실존 여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웹사이트를 뒤지다 결국 남자가 말했던 것과 같은 내용의 영상을 발견한다. 그런데...
영상의 남자는 주인공에게 의뢰를 했던 남자였고, 남자에게 살해당한 사람은 주인공의 촬영을 도와준 친구였으며, 영상의 제목은 "돼지를 먹는 돼지 2"'였다. 남자는 주인공이 만든 가짜 스너프 "돼지를 먹는 돼지"를 보고 주인공의 친구를 대상으로 진짜 스너프로 후속작을 만들어 버린 것.
남자의 제정신이 아닌 듯한 모습, 남자가 영상의 주인공인 친구를 죽인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남자의 목적은 처음부터 영상의 주인공에게 복수하는 것이었다는 해석이 있다.
5.2. 로드킬
산에서 여자친구의 시체를 묻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 주인공은 이틀 전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여자친구의 머리를 재떨이로 내리쳐 죽였다. 비위가 약했던 주인공은 시체의 팔다리를 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내장을 끄집어내는 것도 차마 할 수 없어 시체를 상체와 하체 두 부분으로만 절단해 땅에 묻기로 한 것.[38]주인공은 죄책감도 없이 몸에 흙이 묻어 씻고 싶다느니, 시신을 너무 얕게 묻은 것 같아 후회된다 같은 생각만 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도로에서 차에 치여 로드킬을 당한다. 시신을 묻기 위해 늦은 새벽, 인적이 드문 산을 찾아온데다 주머니에 넣어뒀던 휴대폰도 교통사고로 망가져 버린 탓에 주인공은 치명상을 입은 상태로 구조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후 주인공은 떨어진 안경이라도 줍기 위해 기어가던 중 자신을 향해 기어오는 무언가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주인공이 방금 묻었던 여자친구의 상반신이었다.
여자친구의 상반신은 다리가 걸레짝이 된 주인공보다 훨씬 빨랐고, 주인공은 다리를 붙잡히나 휴대폰으로 여자친구의 머리를 내려쳐 잠시나마 여자친구를 무력화시킨다. 이후 주인공은 일부러 길게 기어가 핏자국을 남긴 뒤, 핏자국을 역행해 숨는 방식으로 여자친구를 속여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수풀에 숨어 있던 주인공은 기어오는 소리가 아닌 발소리가 들리는 것에 안도하며 도움을 청하려 하지만... 주인공에게 걸어온 것은 얕게 뭍었던 여자친구의 하반신이었다.
이후 법의관과 형사의 대화로 시점이 전환된다. 주인공의 시신은 트럭 사고가 난 이후 누군가에 의해 반으로 잘려 있었고, 반으로 잘린 뒤에도 살아 있다가 입에 흙이 들어차 질식사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묻었던 여자친구의 시신이, 몸이 반으로 갈리고 땅에 묻히는 고통을 그대로 돌려준 것이다. 차라리 치에 치여 죽는 것이 덜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법의관의 말과 함께, 시신의 입을 클로즈업하며 에피소드가 끝난다.
5.3. 유령 이야기
링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왕비가 아이를 낳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흉측해 곧바로 들판에 버려졌다. 너무나 흉한 외모 때문에 짐승들도 아이를 잡아먹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아이는 짐승들에게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며 자랐다. 이후 아이는 사람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을로 내려갔으나 사람들은 아이의 겉모습을 보고 쫓아내려 했고, 아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흰 천을 뒤집어쓰고 생활하게 된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유령 같았다고 한다.
어느 날, 홀로 남은 유령에게 예쁜 얼굴의 마술사가 찾아와 마술로 사과를 꺼내 건네준다. 식사를 할 때만큼은 천을 벗어야 했던 유령은 마술사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랄까 걱정하며 천을 벗지만 마술사는 천을 벗은 유령의 모습에도 아무렇지 않아한다. 이후 마술사는 사과를 줬으니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며, 근처에 앉아 있는 한 노인에게 유령의 본모습을 보여달라고 한다. 마술사가 좋아진 유령은 부탁을 들어주었고, 노인은 유령의 흉측한 외모를 본 충격으로 심장이 멎어 사망, 마술사는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죽은 노인의 옷을 털어 돈을 빼간다. 유령은 자신이 악행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마술사를 따라다니며 노인들을 놀래키고, 그 보수로 동전을 받는다.
동전을 갖고 산으로 돌아온 유령에게 이번에는 요술을 부릴 줄 아는 난쟁이가 찾아온다. 난쟁이는 유령이 버는 금화를 모두 바치고, 자신을 위해 장작을 패면 영험한 요술로 유령에게 평범한 외모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힘이 아주 셌던 유령은 도끼 없이도 손쉽게 장작을 팰 수 있었다. 유령은 낮에는 노인들을 놀래켜 돈을 벌고, 밤에는 난쟁이를 위해 일하는 일상을 며칠간 반복한다.
그 결과, 마술사는 부유해져 유랑극단을 차리게 되고,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공연, 유령의 외모를 이용한 살인으로 돈을 벌어나간다. 유령은 여전히 마술사에게 받은 보수와 장작을 난쟁이에게 바치는 생활을 반복하며, 자신의 외모가 바뀌었을 때 마술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기대한다. 그러나 난쟁이는 유령의 외모가 평범해지면 유령이 쓸모가 없어지므로 마술사가 유령을 버릴 것이라 말하고, 유령은 "마술사는 유리 같은 투명한 눈으로 나를 똑바로 봐 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라며 부정한다.
어느 밤, 유령은 서커스단 천막을 지나가다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는 안을 들여다본다. 천막 안에는 마술사와 어릿광대가 몸을 섞고 있었고, 마술사는 어릿광대에게 유령에 대해 "자기가 노인들을 죽인 줄도 모르고, 동전 한 닢으로 만족하다니 정말 멍청하다" 라며 비웃는다. 어릿광대는 그에 동조하며 다음에는 유령을 이용해 젊은이들까지 죽여 돈을 벌어보자고 말하며 인간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인다. 이후 마술사는 자신의 얼굴에서 유리 눈을 뽑는다. 마술사는 시각 장애인이었기에 유령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 때문에 유령을 앞에 두고도 아무렇지 않게 대했던 것이다. 자신을 속이고 살인까지 저지르게 했다는 생각에 분노한 유령은 둘을 기습하고, 어릿광대는 유령에게 칼을 휘두르다 유령이 부러뜨린 칼 조각에 찔려, 마술사는 유령에게 목이 졸려 사망한다.
그러나 유령은 마술사를 죽인 즉시 후회해, 그녀를 살리기 위해 시신을 들고 난쟁이를 찾아간다. 난쟁이는 갖가지 이유를 들며[39] 마술사를 살려줄 수는 없다고 말하고, 대신 임신 중이던 마술사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제안을 받아들여 아기를 받은 유령은 장작을 패 번 돈 중 일부를 자신이 죽인 가족들에게 가져다주며 아이를 키운다. 정성들여 키운 결과 아이는 체격이 늠름하고 용모가 출중하며 성품이 곧은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하게 된다. 청년은 자신을 키워 준 유령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효자였다.
그러나 아이에게 평생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유령은 마술사가 저지른 잘못은 쏙 빼먹은 채, 자신이 아이의 친부모인 마술사와 어릿광대를 죽였다는 사실만을 청년에게 털어놓는다. 진실을 들은 청년은 칼을 빼들고는 유령을 괴물 취급하며 쫓아낸다. 유령은 다시 산으로 되돌아가 살게 된다.
유령은 난쟁이로부터 청년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전쟁이 일어나 청년은 자원 입대했고, 그가 이번 전쟁에서 죽을 운명이라는 것. 유령은 난쟁이에게 자신의 눈을 바쳐 청년이 죽을 운명을 피해 가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유령은 눈과 귀, 팔다리를 모두 잃게 되고, 청년은 왕국의 왕이 된다.[40] 신체의 대부분을 잃은 유령은 땅을 기어다니며 지렁이와 나무뿌리를 캐먹고 살면서도 청년이 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그러나, 난쟁이는 유령에게 다시 찾아와 청년이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이라는 예언을 남긴다. 더 이상 유령이 몸을 바쳐 청년의 죽음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 한편, 태평성대를 이끌던 청년은 자신이 유령을 모질게 내친 것을 후회하다, 자신의 친부모인 마술사와 어릿광대의 과거를 조사하게 된다. 이윽고 그들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일삼고 다닌 악인들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청년은 유령을 내쫓은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산으로 유령을 찾으러 간다.
유령을 찾아 신하들과 함께 산에 오른 청년은 거대한 늑대와 마주친다. 늑대가 신하들을 전부 잡아먹고 청년까지 죽이려는 찰나, 유령이 나타나 천을 벗고 늑대에게 본모습을 드러내 늑대를 도망가게 만든다. 청년은 유령이 본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유령의 아들로서 유령을 똑바로 쳐다보며 유령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유령이 죽자, 난쟁이가 찾아와 청년에게 유령의 심장을 넘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난쟁이의 입으로 유령의 진실이 밝혀지는데... 유령이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난 것은 왕비가 난쟁이와 맺은 계약 때문이었다는 것. 계속해서 늙지 않던 왕비의 모습이 복선으로, 왕비는 유령을 낳기 전 난쟁이와 거래해 태어날 아기의 외모를 바치고 영원한 젊음을 손에 넣었던 것이다. 난쟁이가 유령에게서 눈, 귀, 팔다리를 빼앗았던 것도 외모를 빼앗은 뒤 유령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어 벌인 일이었다.
진상을 들은 청년은 난쟁이를 공격하나 요술을 부리는 난쟁이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 이에 난쟁이는 여유롭게 청년을 죽이려 하나 죽어 진짜 유령이 된 유령이 난쟁이에게 달려들어 청년을 지킨다. 난쟁이조차 유령을 당해낼 수는 없었고, 난쟁이는 마술사가 그러했듯 유령에게 목이 꺾여 죽는다. 난쟁이가 죽으면서 난쟁이가 걸었던 모든 요술이 풀려 왕비는 추한 노인의 모습으로, 유령은 원래 가졌어야 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유령은 이미 죽은 상태였기에 청년에게 마지막 인사만을 남긴 채 몸이 바스라져 사라진다.
이후, 왕국에는 독특한 전통이 생겼다고 하는데, 유령의 기일이 되면 사람들이 모두 유령처럼 천을 뒤집어쓰고 길거리로 나오는 것이 그것이다. 왕(이 된 청년)이 유령처럼 천을 뒤집어쓴 채, 진짜 유령이 되어 왕국을 찾아온 어머니를 끌어안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종료된다.
고랭순대의 단편들 중에서도 손꼽히게 길고, 동화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 작품이다.
5.4. 뇌와 벌
상편 링크하편 링크
사고 실험 통 속의 뇌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주인공네 가족은 화목한 가정이었지만, 어느 날 주인공의 아버지와 주인공의 여동생 '별이'가 미치광이 살인마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는다. 살인범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고, 이에 주인공의 오빠는 살인범이 연행되는 날 그를 칼로 찔러 살해하려다 실패한다. 반성의 기색이 없는 살인범에게 법원은 통 속의 뇌 형벌을 내린다.
'통 속의 뇌' 형벌은 범죄자의 뇌를 적출해 통 속의 뇌로 만들어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형벌로, 유족들은 통에 연결된 키보드로 범죄자의 자아에게 원하는 고통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뇌를 전달받은 주인공네 가족은 갖은 고통들을 뇌에 입력해 살인범에게 고통을 주고, 이로 인해 살인범이 정신붕괴가 오면 정신을 통으로 리셋한 뒤 다시 고문하는 식으로 살인범에게 복수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오빠는 자아를 둘로 조각낸 뒤 고통을 주면 2배의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인공의 어머니는 살인범을 1000명 가량 복제헤 고문 공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지만 오빠는 "그건 너무 약하다" 라며, 차원이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오빠는 뇌과학과 컴퓨터공학을 미친 듯이 공부해, 살인범의 뇌로 지구 전체를 구현하고, 살인범의 인격을 70억개로 쪼개 70억 가지의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는 세계를 설계하게 된다. 주인공네 가족이 전달받은 것은 작은 통 뿐이었지만, 거기에 거대한 컴퓨터를 접합시키고, '소우주'라 불릴 정도로 방대한 용량을 지닌 인간의 뇌 성능을 빌리면 70억명의 사람도, 지구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빠가 구현한 지구는 그 전체가 살인범의 자아 조각이며, 키보드로 지구 종말을 내리면 그 속 70억 명의 사람들은 자신이 살인마의 자아였음을 깨닫는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것이다. 주인공은 "70억 개로 나뉜 자아들은 살인을 저지른 기억도 없이 억울하게 고통받다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걱정하지만, 오빠는 "70억 명 하나하나가 살인마의 자아 조각이니, 억울하다는 말은 가당치 않다"라 반박하며 종말을 내릴 준비를 한다.
주인공은 뇌 하나로 지구를 구현한 것에 신기해하며, 오빠가 없는 사이 방향키로 통 속의 뇌 속 세상을 살펴보던 중 별이를 발견한다. 분명 화면 속 별이도 살인마의 자아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지만, 별이의 모습을 한 아이가 슬퍼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던 주인공은 몰래 키보드를 조작해 컴퓨터 속 별이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오빠가 지구 종말을 내릴 때에도 별이를 미리 냉동인간으로 만든 뒤 백업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41]
첫 번째 지구 종말이 성공하고, 오빠는 지구 전체를 재구축, 갖가지 재앙을 내려 멸망시키기를 반복하며 70억개로 나뉜 살인범의 자아에게 복수한다. 오빠는 복수를 거듭하다 급기야 코즈믹 호러 세계관을 공부해 우주 단위의 재앙을 내릴 계획을 세우게 되고, 주인공은 우주적 재앙이 일어나면 별이도 살릴 수 없게 된다는 사실에 별이를 몰래 빼돌릴 계획을 짠다. 어머니는 어느샌가 통 속의 뇌로 살인범에게 복수하는 것조차 관두고 무기력해졌다. 상상할 수 없을 수준의 고통을 살인범에게 주고도, 주인공네 가족은 어딘가 엇나가게 된 것이다.
이를 깨달은 어머니는 지옥을 설계하는 오빠에게, 살인마에게 복수하는 것을 그만두고, 우리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풀자고 이야기한다. 살인범에게 증오를 표출하기만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 속에 남은 별이와 아버지를 위해 앞을 보고 살아가자는 것. 어머니의 말에 감화된 가족들은 폐인이 된 살인범의 정신을 독방에 가둔 뒤, 통 속의 뇌를 땅에 묻어버리는 방식으로 복수를 마무리한다.[42] 이후 오빠는 음침한 지옥 만들기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소재로 뇌와 벌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며 열심히 일한다. 어머니는 술을 끊고 가끔 웃기도 하며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통 속의 뇌 중 별이의 인격이 저장된 곳을 조금 떼어 보관하다 오빠에게 들킨다. 오빠는 화를 내기는 커녕 "그 뇌는 쓰레기의 살점이지만, 속에 든 것은 소중한 보물이다. 나라도 너처럼 했을 것이다" 라며 주인공을 다독이고, 시나리오를 팔아 번 돈으로 통 속의 뇌를 가동시킬 수 있는 컴퓨터를 사준다.
주인공은 컴퓨터에 뇌 조각을 넣고 구동시키나, 손상된 뇌의 일부 조각만으로는 별이 하나밖에 구현할 수 없었고, 별이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홀로 남아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슬퍼한다. 이에 주인공은 오빠가 그러했듯 뇌과학, 컴퓨터공학을 공부하여[43] 컴퓨터로 세상과 집, 추억을 구현하고 이를 뇌 조각과 접합시켜 뇌 속 별이를 행복하게 해 준다.
이후, 주인공은 꿈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꿈 속에서 주인공은 아버지를 끌어안고 "여긴 통 속에 담긴 범죄자의 뇌가 만들어낸 세상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가 이유 없는 고통을 겪는 게 아닐까"라는 상상을 했다며, "우리가 통 속의 뇌일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 를 고민했다고 털어놓는다. 꿈 속 아버지는 세상을 살아갈 이유로 만화의 주제이기도 한 추억을 제시한다. 이후 아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살인범의 뇌 속 별이와,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자고 있는 주인공을 함께 비추며, 뇌 속 별이가 사는 지구가 별처럼 연출된다. 만화의 진짜 제목 '뇌와 별'이 뜨면서 에피소드 종료.
5.5. 땅거북 스프
링크괴담 바다거북 스프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해씨'라는 이름의 햄스터를 기르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곤 했다. 해씨는 해바라기 씨를 좋아했고, 등에는 해바라기 씨를 닮은 점 두 개가 있었으며, 해바라기 씨를 줄 때면 주인공의 손에 머리를 툭툭 치곤 했다. 그러나 어느 날 해씨는 병에 걸렸고, 주인공은 동물병원에 해씨를 데려가 수의사에게 애원해 결국 살려낸다.
그러나 어느 날, 주인공의 친구가 여행을 다녀오겠다며 주인공네 집에 애완묘를 맡긴다. 주인공은 햄스터를 기르는 집에 고양이를 맡기는 것이 말이 되냐며 따지지만, 친구는 "우리 집 고양이는 얌전해서 쥐는 입에도 안 댈 것"이라 자부하며 아랑곳 않는다. 주인공은 불안한 마음에 햄스터 집을 높은 장롱에 올려놓지만, 친구네 고양이는 여유롭게 장롱 위까지 뛰어올라 해씨를 잡아먹고 만다. 이에 분노한 주인공은 복수심에 그 고양이를 삶아 죽이고 잡아먹어 버리려 하나, 냄비 속에서 애처롭게 울어대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떨쳐내지 못하고 끝내 고양이를 용서한다.
얼마 뒤 다시 친구네 집을 방문한 주인공. 그러나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고, 고양이의 행방을 묻는 주인공의 물음에 친구는 "자격증 공부로 바쁜 와중에 귀찮게 해서 고양이를 갖다버렸다" 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친구를 두들겨패고는 밖으로 나와 고양이를 찾는다. 5시간에 걸쳐 고양이를 찾아낸 주인공은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키운다. 고양이는 아이를 밴 상태였고, 주인공에게 입양된 후 새끼를 낳고는 얼마 되지 않아 병으로 죽는다.
그런데 고양이가 낳은 새끼에게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바로 햄스터 해씨처럼 몸에 점 두 개가 있었고, 주인공에게 머리를 갖다댔으며, 해바라기씨를 먹는다는 것. 주인공은 그 새끼 고양이에게도 '해씨'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정성껏 기른다. 어느새부턴가 주인공은 고양이 해씨를 햄스터 해씨의 환생처럼 여기고 있었고, 고양이 해씨는 햄스터 해씨가 그러했듯 주인공에게 살아갈 원동력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양이 해씨와의 행복도 오래가지 않았고, 고양이 해씨는 심장사상충 감염으로 죽는다. 주인공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씨의 가죽을 벗기고 시체를 갈아 다른 암컷 고양이에게 먹여 보았고, 어김없이 점 둘을 가진 새끼 고양이가 태어난다. 그러나 그 고양이는 몸이 약해 금방 죽고 말았고, 주인공은 이렇게 해씨가 죽을 때마다 고양이들에게 동족의 시체를 먹이는 끔찍한 짓을 반복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을 느낀다. 이에 주인공은 해씨와 오래도록 함께하기 위해 오래 사는 동물로 해씨를 환생시키기로 결심하고, 평균 수명이 100년을 넘어가는 땅거북에게 고양이 해씨의 시체를 먹인다. 어김없이 햄스터 해씨처럼 점 둘을 가진 땅거북이 태어났고, 주인공은 땅거북 해씨와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암컷 고양이는 입양 보낸다. 주인공은 땅거북으로 환생한 해씨와 바닷가를 걸으며 유명한 괴담 '바다거북 스프'를 떠올린다. 괴담대로 남자가 인육을 먹은 것을 깨닫고 자살한 것이 아니라, 삶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남자가 뱃속의 바다거북이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한 것을 듣고 바다에 뛰어든 것이라는 희망적인 스토리를 생각한다.
이후, 주인공은 과거 고양이를 버렸던 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네 부부의 식사 자리에 초대받는다. 친구는 좋은 배우자를 만난 뒤 새사람이 되어 고양이를 버렸던 것을 깊이 반성했고, 자신을 때린 주인공도 용서했다고 한다. 주인공은 식사 자리에서 그동안 태어난 해씨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몇 주 후, 친구의 아내는 난데없이 주인공의 집으로 찾아와 거금을 건네며 해씨를 넘겨달라고 요구한다. 자신은 불임이며, 땅거북 해씨를 잡아먹는다면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해씨를 돈으로 사려고 한다. 주인공은 당연히 거부하나 친구의 아내는 끈질기게 요구하며, 급기야는 주인공의 집에 몰래 침입해 해씨를 훔쳐 가려고 하기까지 했다.
주인공은 친구에게 이를 이야기하며 아내를 정신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조언한다. 친구는 아내가 이미 한 번 결혼했다가 자신과 재혼했으며, 전 남편과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불임이 되어 아이를 갖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듣고 무언가를 느낀 주인공은 다시 찾아온 친구의 아내를 집으로 들여 차와 해바라기 씨를 대접하며 설득하려 한다. 해씨를 먹고 아이를 낳는다 해도 그것은 자식이 아니라 환생한 해씨일 것이라는 주인공의 말에 친구의 아내는 "환생의 매커니즘을 알 수 없으므로, 일부는 내 자식일지도 모른다" 라며 해씨를 먹을 것을 고집한다. 이에 주인공은 돈도 받지 않고 해씨를 넘겨준다. 단 해씨가 병에 걸려 죽을 경우에만 해씨를 잡아먹는다는 조건으로.
물론 주인공은 친구의 아내를 믿지 않았고, 반쯤은 해씨를 떠나보낸다는 생각으로 해씨를 넘겨준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주인공은 외국에서 일을 했고 그것이 꽤 잘 풀려 목돈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10년간 친구 부부와는 전혀 연락하지 않았는데, 그들과 연락하면 해씨를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날 것 같아서라고. 그럼에도 주인공은 자신이 재해석한 바다거북 스프 이야기를 떠올리며, 부인이 약속을 어기고 땅거북 해씨를 잡아먹었을 때를 대비해 자신의 주소만을 남긴 편지를 하나 보내 두었다.[44] 그러나 10년 동안 친구의 아내가 주인공을 찾아오는 일은 없었고, 주인공은 그것으로 해씨와 영영 만날 수 없게 되었다며 그리움을 느낀다. 그러나, 해씨를 그리워하며 정류장을 지나려던 찰나, 한 여자아이가 달려오다 주인공에게 머리를 찧는다.
주인공과 부딛힌 여자아이는 주인공을 꿈에서 본 적 있다며, 꿈에서 자신이 병에 걸려 앓자, 엄마가 자신을 잡아먹는 꿈을 꿨다고 말한다. 즉 친구의 아내는 정말 주인공과의 약속을 지키고 해씨가 병으로 죽은 뒤 그 고기를 먹었으며, 여자아이는 이를 통해 태어난 해씨의 환생인 것이다.[45]
주인공과 대화를 끝낸 여자아이는 정류장에 핀 해바라기 꽃을 갖고 싶다고 할아버지에게 말하고는 버스를 탄다. 여자아이가 해씨의 환생임을 깨달은 주인공은 정류장에서 해바라기 꽃을 꺾어들고는, 미친 듯이 달려 버스를 따라잡고 버스 안의 여자아이에게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이 때 꽃을 건네받는 여자아이의 손목에 숨겨져 있던 점 두 개가 드러나며, 주인공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종료된다.
6. 오노마토페
그건 불량품입니다.
블로그에 '오노마토페' 카테고리로 올라온 단편들로, 기괴한 장난감들에 대한 이야기다. '오노마토페'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합쳐 부르는 말로 주로 일본어에서 사용한다..
6.1. 설정
작은 장난감 가게 '대광완구'의 초대 사장은 손수 장난감을 만들어 팔다가 혈연관계도 아닌 점원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어딘가로 떠난다. 가게를 물려받은 점원은 대광완구를 어엿한 사업체로 성장시키고, 초대 사장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직원들에게 초대 사장이 만들었던 곰인형을 선물한다. 직원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도 멀쩡히 작동하는 곰인형을 보고 감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곰인형 안에 어떤 동력장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이에 직원들이 곰인형을 분해해 보니, 곰인형의 내부는 마치 생명체처럼 골격과 창자 등이 들어 있었다. 초대 회장이 만든 물건이 비정상이었음을 직감한 현 사장은 직원들을 시켜 초대 회장이 만들었던 장난감들을 조사, 이들에게 '불량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불량품'들은 물리법칙을 위배, 정신착란 유발, 공간 왜곡 등 하나같이 비상식적인 물건들이었고, 대광완구는 세상에 나와버린 불량품들을 회수하여 사람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불량품의 특성을 연구, 개발, 응용해 독창적인 장난감을 만든다. 이로 인해 대광완구의 장난감들은 늘 감각적이고 기상천외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흥행하고, 대광완구는 세계 최고의 완구 회사이자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이룰 정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다.
6.2. 에피소드
6.2.1. 깜짝상자
'설정'부분의 대광완구에 대한 설명이 작품의 초반이며, 이후 은퇴해, 반려견을 키우며 살아가는 주인공이 회사에 있을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깜짝상자' 편의 줄거리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분류 3팀'에서 회수한 불량품들의 설명서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어느 날 고졸 특채로 뽑혀 적응 교육만 받은 신입, 김채아 사원이 입사하고, 능숙한 한민웅 대리가 그녀의 사수를 맡는다. 어딘가 서투른 면이 있는 김채아 사원은 한 대리에게 매번 지적을 당한다.신입과 한 대리 콤비가 처음으로 맡은 불량품은 한 상자였다. 그 상자는 텅 빈 상자지만, 누군가가 상자를 들여다보게 되면 그 사람의 죄책감과 관련된 물체를 보여주는 물건이었다. 가령 도박중독인 사람에게는 상자 안에 카드가 있는 것처럼, 알콜중독인 사람에게는 상자 안에 술병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분류팀에서는 상자에 '깜짝상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주인공은 어렸을 적 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를 보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강아지를 죽인 기억[46] 으로 인해 상자 안에서 죽은 강아지를 보았고,
김채아 사원은 어렸을 적 병을 앓던 어머니의 모습이 무서워 병실을 뛰쳐나온 결과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지 못한 기억으로 인해 죽은 어머니의 목걸이를 보았으며,
한민웅 대리는 과거 가죽 벨트로 자신을 학대하던 아버지와, 아버지가 그 가죽 벨트로 옷장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것을 본 기억으로 가죽 벨트가 보인다고 했다. 옷장 안에 가둬져 어둠 속에서 매를 맞던 기억 때문에, 한민웅 대리는 아직까지도 어둠을 무서워한다고 한다.
깜짝상자는 별다른 위험요소가 없고, 재질마저 파괴하기 쉬워 불량품 분류 등급 중 두 번째로 안전한 등급인 델타 등급을 받는다. 그러나 주인공은 불량품 '미믹'을 생각하며 이후 깜짝상자의 위험 등급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불량품 '미믹'은 이름처럼 다른 상자로 위장하는 상자 형태의 불량품으로, 엄청나게 단단하다는 것을 빼면 큰 특징이 없다고 여겨졌으나 한 직원이 냉장고로 위장한 미믹을 알아보지 못하고 냉장고를 열다 미믹의 입에 왼팔이 뜯어먹히는[47] 사고를 당하며 안전 등급이 크게 상향된 바 있는 불량품이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는 특히 상자형 불량품을 경계한다고 한다.
주인공은 깜짝상자를 들여다보는 사람이 새로운 죄책감을 가진다면 깜짝상자 안에서 보는 물체도 달라질지를 생각하며 직원들에게 매일 깜짝상자를 들여다보는 식으로 격리 절차를 수행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자신의 죄책감, 치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일은 고문이나 다름 없었기에 한 대리를 제외한 어느 직원도 상자를 들여다보지 않는다.[48] 주인공은 깜짝상자가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직원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러한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한편, 김 신입과 한 대리는 함께 분류팀 업무를 수행하며 점점 친해진 결과 사귀게 된다. 사내연애는 금지였지만, 주인공은 둘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생각에 내버려둔다. 그렇게 평화로울 것 같은 나날들이 이어지던 중 1년만에 사건이 벌어지는데... 주인공이 앞서 언급한 불량품, 미믹이 탈출하고 만 것이었다. 미믹의 극단적으로 강한 내구도를 역이용해, 회사에서는 각종 상자들에 드릴로 구멍을 내 보라고 명령해 미믹을 찾으려 한다.[49] 직원들이 분주하게 상자들에 구멍을 내는 상황에서, 전산팀의 지원을 받아 김채아 사원이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나 엘리베이터의 문만 열리고 버튼이 눌리지 않는다. 이에 옆에 있던 한 대리는 미믹이 엘리베이터로 위장했다는 것을 깨닫고 김채아 사원을 급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끌어내려 하나 미믹이 입을 순식간에 닫아버려 둘은 미믹 안에 갇히고 만다. 심지어 한 대리는 미믹의 입에 한쪽 다리가 절단된 채.
이후, 태스크포스가 출동해 상황을 지켜보나, 파괴도 불가능할 뿐더러 미믹 내부로 무언가를 전달할 수도 없어 상황은 진전되지 않는다. 두 사람이 가진 것은 전동드릴 하나뿐이기에, 한쪽 다리가 잘린데다 암흑공포증까지 있어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한 한 대리를 김 사원이 잡아먹는 것 외에는 생존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이인 두 사람이 미믹 안에 갇혀 죽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모래를 씹어삼키는 것 같은 괴로움을 느낀다.
13일이 지나고 미믹이 입을 열자, 미믹 안에는 한 대리의 머리를 먹고 생존한 김 사원이 있었다. 김 사원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13일간을 견뎌냈던 것. 김 사원은 한 대리가 죽은 뒤 어둠과 배고픔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패닉에 빠져 드릴로 한 대리의 머리를 깨부숴 파먹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김채아 사원은 과거의 한 대리처럼 묵묵히 기계처럼 일을 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이 몇 번이고 휴직을 권고했음에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미친 듯이 일을 한 결과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 사원이 승진한 무렵, 누군가 CCTV 점검 날짜를 노려 깜짝상자를 도둑질해 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주인공은 깜짝상자를 훔친 범인을 알겠다며 김 사원의 집으로 찾아간다. 이상하게도 김 사원의 집은 김 사원이 출근 중일 때도 내내 불이 켜져 있었다. 주인공은 김 사원의 집에서 뚜껑이 떼진 깜짝상자를 보고 중징계 사안이라고 하나, 김 사원은 징계를 내린다면 달게 받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이전에 내렸던, 깜짝상자 속 내용물을 확인 후 보고하라는 명령을 환기시키며 깜짝상자 안에서 지금 무엇이 보이는지 이야기해 달라고 한다.
김 사원은 주인공의 예상대로, 한 대리의 머리를 먹자 깜짝상자 속 내용물이 한 대리의 머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깜짝상자 속에서 한 대리는 어둠의 공포에 괴로워하며, 죽기 전 자신이 깜짝상자 속에서 가죽 벨트를 본 진짜 이유를 고백한다. 한 대리는 과거 학대를 이기지 못하고 가죽 벨트로 양아버지를 살해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학대를 당했다는 것은 과거의 아픈 기억일지언정 죄의식을 가질 만한 일은 아니기에, 단순 학대로 깜짝상자 속에서 가죽 벨트를 보았다고 한다면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한 대리는 그렇게 자신이 평생 갖고 있던 죄의식을 고백한 뒤 사망했던 것. 김 사원은 한 대리가 죽은 직후 드릴로 자살하려 했으나, 깜짝상자를 이용해 깜짝상자 속에 한 대리의 머리가 있게 한다면 한 대리에게 빛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한 대리의 머리를 먹고, 깜짝상자를 훔칠 수 있는 수준의 위치까지 승진했던 것이다.
주인공은 이를 듣고, '깜짝상자 속 물체는 죄의식이 보여주는 환영일 뿐'이라 말하지만, 김 사원은 아무런 말도 없이 깜짝상자, 본인의 죄를 끌어안는다. 주인공은 김채아 사원이 상자 안에 담은 것이 죄가 아닌 사랑이라고 믿고 싶다고 독백하며 김 사원의 집을 나온다. 이후 주인공은 일부러 "김 사원은 심리 치료를 통해 문제를 극복해냈고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면밀한 조사 끝에도 김 사원의 불량품 무단 반출에 대한 혐의점은 나오지 않았다"라며 김 사원을 두둔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은퇴한 뒤 해당 사건을 물으러 찾아오는 직원들에게도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없다"라는 말로 둘러댄 것은 덤.
이후 반려견을 안은 채[50] 당시의 일을 기록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점이 넘어오고, 독백과 함께 에피소드가 끝난다.
사랑은 죄가 될 수 있을까.
죄는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 은퇴한 지금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알 수 없다.
언젠가 답을 알게 된다면 깜짝 놀랄지 모른다.
죄는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 은퇴한 지금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알 수 없다.
언젠가 답을 알게 된다면 깜짝 놀랄지 모른다.
6.2.2. 발신자 표시제한
전화기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주인공의 딸. 전화놀이를 하고 있냐는 주인공의 물음에 딸은 "언니랑 통화하고 있어" 라며 주인공에게 수화기를 넘겨주나, 수화기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딸은 "아빠가 언니 목소리를 못 들어서 언니가 슬퍼한다"라 말하고, 주인공은 알 수 없는 딸의 말에 시간이 늦었다며 딸을 침대에 눕히고 재우려 한다. 딸은 침대 옆, 셋이서 찍은 가족사진을 가리키며 "언니가 사라졌다"고 말하고, 주인공은 "네게 언니는 없고, 넌 외동이야" 라며 대꾸한다. 이후 전화기는 조용한데도 딸은 "언니가 통화를 걸어와서 전화기가 울리고 있다" 라며 전화기를 갖다달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시간이 늦었다며 장난감 전화기는 자신이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딸은 "그럼 사진까지 같이 가져가서 언니를 찾아 달라" 라고 요구한다.딸을 재우고 침실로 온 주인공은 딸의 방에서 가져온 사진을 빤히 바라본다. 사진을 왜 보고 있냐는 아내의 물음에 주인공은 "딸이 요즘 전화 놀이에 푹 빠진 것 같다. 있지도 않은 언니를 찾는다. 너무 몰입이 심한 건 아닌가 걱정된다" 라 고민을 털어놓지만, 아내의 답변은...
"당신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우리한테 아이가 어딨어요?"
어느새 딸의 방에서 가져온 가족사진에서는 딸이 없어져 있었고, 딸이 있었던 방도 텅 비어 있었다. 즉 전화기 장난감은 전화기를 이용한 사람은 세상에서 존재 자체가 지워지고, 그 지워진 사람은 다음으로 전화기를 이용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 끔찍한 도구인 것이다. 물론 그 '다음으로 전화기를 이용한 사람'도 어쨌든 전화기를 이용했으니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고.
이에 충격받은 주인공은 딸의 방이었지만, 이제는 텅 비어버린 방에 찾아간다. 미친 듯이 울리는 장난감 전화기의 수화기를 집어들자 "아빠?" 라는, 사라진 딸의 연락이 들려오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끝난다. 결국 전화를 받은 주인공도 세상에서 존재가 지워지게 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
제목 '발신자 표시제한'이 작품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나타냈는데, 전화기를 이용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져 인지할 수 없게 된 뒤 그 전화기를 향해 전화를 건다는 점에서 발신자를 알 수 없는 '발신자 표시제한'을 제목으로 한 것이다.
직전 단편 '깜짝상자'와 달리 매우 짧고, 공포스러운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전편과의 분위기 차이가 매우 크다
[1]
소설
변신을 읽고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일상을 되찾았으니 해피 엔딩 같다고 이야기하고, 불안해하는 사람, 화내는 사람, 경악하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없으니 셋 다 행복한 것 같다'고 답할 정도.
[2]
더욱 노골적인 베드엔딩인 변신을 읽고도 슬픔을 느끼지 못했던 초반부와 완전히 반대되는 부분이며, 해당 책에서 제제가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는 점에서 소녀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3]
이 부분에서 주인공은 눈물을 흘리는 기능이 없는 로봇이지만 소녀는 주인공이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독백으로 초반부와 다시 한 번 대조를 이룬다.
[4]
시대에 맞지 않는 2G 폴더폰을 사용한다는 설정이다.
[5]
블로그 업로드 당시 제목은 부제인 '1화- 이삿날' 이었다.
[6]
태연한 표정으로 몸에 열이 있는 것 같다며 약을 주는데, 고양이가 약을 먹자마자 "아디오스"라며 웃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어미 고양이를 죽일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7]
박유진이 학교에서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고 발표한 것도 본인이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다.
[8]
나레이터를 음차한 이름이다.
[9]
검객이 베었던 돌을 가져다 놓고 베는 사람에게 금화 닷 냥을 약속한 것도 석씨 가문이었다고 한다.
[10]
의자체중계지영민장갑... , 딱풀개사료연김미진도장... , 알약집게엄중호...로 세 명이었다.
[11]
꽃병이 부서진 과정을 생각해 보면 악몽 속에서 책에게 잡아먹힌 사람들은 현실에서도 머지 않아 죽게 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12]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성장했을 때 몸이 낄 것을 걱정했지만, 의사는 아이는 애시당초 성장할 수 없는 건강 상태라 괜찮다고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13]
둘째가 생겼을 때 둘째의 생각을 알고 싶었던 어머니는 헥사에게 뱃 속 동생의 생각을 읽어 보라고 했는데, 생각을 하기에 충분히 자라지 못해서인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14]
헥사의 어머니가 여관 근처로 찾아온 퀼리아를 상자 근처로 안내해줬다.
[15]
비가 오는 날 잔뜩 운 채로 찾아온 것으로 보아 어머니의 기일이었거나,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극에 달한 날이었을 듯 하다.
[16]
퀼리아는 첫 만남에서 헥사가 자신을 속였는데도 이를 용서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퀼리아가 헥사를 찾는 빈도가 줄어든 이유는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면서 헥사와의 역할극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당 장면에서 퀼리아는 헥사와의 첫 만남 장면보다 부쩍 성숙하게 그려진다.
[17]
양씨의 형이 과로로 죽은 이유가 하인들을 마구 부리는 지주 때문이었으니 양씨에게도 지주에게 복수할 동기가 있었다.
[18]
사람들은 집 구조도 잘 모르는 외부인이 순식간에 여섯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이 귀신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 여겼지만, 집 안 사람인 처남이 양씨에게 집 구조를 일러 두었기에 빠르게 작전을 실행할 수 있었다.
[19]
여기서 물귀신이 사건을 일으킨 것처럼 위장한 것이 수사를 피하기 위함과 더불어, 자신이 아닌 물귀신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믿음으로써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동이기도 했음이 드러난다.
[스포일러]
이 때 타이틀 '칼의 곡예'가 뜨는데, 잘 보면 타이틀 그림이 칼이 회전하는 듯한 모습이다.
[21]
다른 재질의 바닥은 떨어지는 칼날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
[22]
주인공이 누군가가 형의 발자국을 그대로 밟고 접근했거나, 죽인 뒤 자신의 발자국을 빗자루로 지웠을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단장은 제프의 목에 박힌 것이 제프 자신의 칼이었음을 이유로 부정하고, 누군가가 접근해 제프를 죽이려 했다면 제프가 저항 한 번 없이 급소를 내주고 즉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했다.
[23]
주인공이 회고하기를,형은 고향에서부터 여성편력이 심했다고 한다. 여자를 심하게 밝히는데 외모와 언변까지 뛰어나 거절당하는 일도 드물었다고. 주인공이 단장과 쌍둥이를 떠올리며 "서커스단 내 미녀가 셋이나 있으니 형은 개망나니가 되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할 정도.
[24]
이에 주인공은 형은 칼날 같은 사람이라 믿었다간 베이는 사람 이었다고 생각한다.
[25]
주인공이 도입부에서 샀던 얼음물 안의 얼음이 무더위에 녹아 투명한 물로 변해 있었다.
[복선]
난쟁이가 '형이 칼을 평소보다 높게 던졌다'고 회상한 것은 어떻게보면 평소 형이 던지는 칼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는 말도 된다. 또, 주인공이 깨달은 것은 형이 공중에 뜬 물체를 칼로 맞혔듯, 반대로 형이 던진 칼에 누군가가 물체를 던져 맞힐 수도 있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었다.
[27]
이전에 단장이 형과 쌍둥이 간 관계가 있었다고 했으므로 주인공과 독자 모두 '두 사람'을 쌍둥이 2명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고랭순대 특유의
서술 트릭이 제대로 빛을 발한 부분이다.
[28]
목격자도 없고 유일한 증거인 얼음은 무더위에 녹아 모래로 스며든 뒤 증발해 버렸으니 경찰에 신고한다 한들 진상을 밝힐 수 없다.
[29]
이 부분에서는 해석이 갈린다. 먼저 단장이나 주인공이 난쟁이와 같은 수법으로 얼음이나 물을 이용해 사고를 일으켜 복수한 것이라는 추측이 있으며, 자신이 죽인 제프의 동생이 나타나 사건의 진상을 밝힌 것에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들어 자살했을 수도 있다. 혹은 제프를 묘기 중 사고로 죽게 만든 것에 대한
인과응보일 수도 있다. 난쟁이가 죽는 컷에서 놀란 표정을 지은 것으로 보아 주인공의 복수 혹은 인과응보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0]
단순 페이크가 아니라, 치명적인 유해물' 이라며 괴상한 작품을 치유물 취급하는 밈에서 유래했을 가능성도 있다.
[31]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죽었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구급차가 오는 소리이다.
[32]
여동생이 괴상한 말들을 하자 주인공은 요즘 약은 잘 먹고 있는 거냐며 걱정하는데, 여동생은 오빠야말로 약 잘 먹고 있냐며, 약을 먹지 않으면 윗층에 사는 러시아인들에게 도청당한다고 말한다. 결말을 알고 보면 여동생의 말은 주인공이 바로 조현병 환자이기에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과,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이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33]
이 때문에 출구에 금을 넣었을 때 파리의 날개를 가진 고양이가 나온 적도 있으며, 고양이 얼굴을 한 노숙자가 나온 적도 있었다고.
[34]
"인간은 서로 뺏고 뺏기는 존재이다. 너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35]
이하 소녀 1.
[36]
이하 소녀 2.
[37]
이하 소녀 3.
[38]
상체에 내장이 있어, 부패 시 야생 동물들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상체를 더 으슥한 곳에 묻었다.
[39]
살려줘도 마술사는 유령을 거들떠도 안 볼 것이며, 애시당초 유령이 지금까지 갖다바친 동전과 장작을 모두 합쳐도 마술사를 살리기는 모자라다고 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마술사가 유령에게 준 동전은 금, 은화가 아닌 매우 값어치가 떨어지는 동전인 것으로 보인다.
[40]
이 과정에서 유령을 낳았던 왕비가 재등장하는데, 유령을 낳은 이후로 전혀 늙지 않았으며, 전공을 세우고 돌아온 청년에게 반해 왕을 독살하고 청년을 왕으로 세운다.
[41]
이를 알게 되면 오빠와 어머니는 실망하고 화를 낼 것이라 생각해 가족들에게는 철저히 숨겼다.
[42]
컴퓨터의 전원이 꺼지는 순간 사실상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므로, 컴퓨터의 전원이 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하며 몸부림칠 것이라 한다. 물론 자아 전체가 70억개로 나뉘어 고통받던 것에 비하면 더없이 덜한 고통이니 주인공네 가족이 자비를 베푼 것.
[43]
오빠가 증오하는 살인범에게 복수하기 위해 뇌과학을 공부한 장면과, 주인공이 사랑하는 별이의 인격을 위해 뇌과학을 공부하는 장면이 대조를 이룬다. "우리는 증오하는 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 라 말한 어머니의 주장이 실현된 모습이다.
[44]
주인공이 재해석한 바다거북 스프 이야기처럼, 부인의 뱃속에 들어간 해씨가 마지막으로 주인공을 보고 싶어할 것을 우려해 주소만을 남겨둔 것이다.
[45]
꿈 이야기를 하면서, 꿈에서 자신이 아프면 엄마가 무척 슬퍼한다고 말했다. 친구의 아내 입장에서는 땅거북 해씨가 병으로 죽으면 자신이 아이를 가질 기회가 생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병에 걸린 해씨를 보고 슬퍼했다는 점에서, 친구의 아내가 주인공과의 약속, 나아가 땅거북 해씨를 얼마나 진심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6]
당시에는 동물병원도 없던 시절이라 고통을 덜어줄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한 일이었으나, 강아지를 죽인 이후 집으로 데려와 돌봤으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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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믹은 불규칙적으로 입을 여닫기 때문에 미믹 내에서 왼팔을 꺼내 붙인다는 선택지가 없었다.
[48]
이후 한 대리와 김 신입의 연애 씬에서 밝혀지기를, 한 대리는 주인공의 언행에서 주인공이 깜짝상자 내 물체의 변화를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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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도 상자형이지만, 수많은 컴퓨터들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댈 수 없어 전원을 켜 진짜 컴퓨터인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컴퓨터가 켜지지 않으면 그 때 구멍을 내라고 명령했다.
[50]
이를 보아 과거 강아지를 죽인 일에 대한 죄책감을 상당히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