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2. 등장 와카
2.1. 1첩 「기리츠보」2.2. 2첩 「하하키기」2.3. 3첩 「
우츠세미」2.4. 4첩 「
유가오」2.5. 5첩 「
와카무라사키」2.6. 6첩 「
스에츠무하나」2.7. 7첩 「모미지노가」2.8. 8첩 「
하나노엔」2.9. 9첩 「
아오이」2.10. 10첩 「사카키」2.11. 11첩 「
하나치루사토」2.12. 12첩 「스마」2.13. 13첩 「
아카시」2.14. 14첩 「미오츠쿠시」2.15. 15첩 「
요모기우」2.16. 16첩 「
세키야」2.17. 17첩 「
에아와세」2.18. 18첩 「마츠카제」2.19. 19첩 「우스구모」2.20. 20첩 「
아사가오」
3. 기타1. 개요
겐지모노가타리의 등장 와카.[1]2. 등장 와카
2.1. 1첩 「기리츠보」
겐지모노가타리에서 최초로 등장한 시구로, 기리츠보 갱의가 사가로 퇴궐할 당시 주상이 방문하자 읊은 시다. 당시 기리츠보 갱의는 거의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말을 하기조차 힘들어했지만 죽음이 임박해 궁궐의 법도에 따라 사가로 물러나야 한 기리츠보 갱의가 마지막으로 주상에게 전한 말이기도 하다.[3][4] 그렇게 기리츠보 갱의는 사가로 물러나고 한밤중을 지날 무렵 사망한다.
기리츠보 천황(桐壺天皇)
미야기 들판 이슬 맺는 바람이 부는 소리에
눈물 배어 나오니 어린 싸리 그리네
미야기 들판 이슬 맺는 바람이 부는 소리에
눈물 배어 나오니 어린 싸리 그리네
해당 시구는 기리츠보 갱의의 사후 채부 명부[5]가 기리츠보 갱의의 친정어머니를 방문해 전한 서찰에 써져있다. 당시 둘째 황자와 기리츠보 갱의의 친정어머니는 기리츠보 갱의의 장례를 치른 뒤 자신들의 사가에 머물러 있었다. 미야기 현은 센다이 시 동쪽에 있는 벌판으로 싸리의 명소인데, 와카에서 읊고 있는 각 지방의 대표적인 명소를 일컫는 우타마쿠라의 하나이다. 미야기 들판은 궁궐의 의미도 지니고 있는데 어린 싸리는 어린 둘째 황자의 비유로 황자의 불안정한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거칠게 부는 바람은 어떠한가 미야기 들판 어린 싸리 안부를 이슬도 묻는구나'를 인용하고 있다.
명부
청귀뚜라미 있는 힘껏 목청을 다 내질러도
긴긴 밤 짧기만 한 내 눈물이로구나
청귀뚜라미 있는 힘껏 목청을 다 내질러도
긴긴 밤 짧기만 한 내 눈물이로구나
해당 시구는 밤중에 명부와 갱의의 친정어머니가 대화하면서 기리츠보 갱의의 일에 대한 슬픔을 토로한 뒤 달이 질 무렵 밤이 가기 전에 주상에게 답신을 올리기 위해 입궐하러 사가를 떠날 때 차마 수레에 오르지 못하며 읊은 시구다.
갱의의 친정어머니
벌레 울음만 한가득한 황폐한 집 안에 더욱
이슬방울 더하는 구름 윗분이시네
벌레 울음만 한가득한 황폐한 집 안에 더욱
이슬방울 더하는 구름 윗분이시네
구름 윗분의 원문은 구모노우에비토(雲の上人)로 궁중에서 일하는 사람, 즉 명부를 가리킨다. 이때 갱의의 친정어머니는 원망에 찬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시녀를 통해 전하도록 시켰다.
갱의의 친정어머니
황량한 바람 막아선 나무 그늘 말라버린 뒤
어린 싸리 걱정에 마음 편한 날 없네
황량한 바람 막아선 나무 그늘 말라버린 뒤
어린 싸리 걱정에 마음 편한 날 없네
갱의의 친정어머니가 주상에게 전하라고 명부를 통해 전한 답신에 있는 시구다. 주상이 전한 말씀에도 마음이 어지럽기만 하다고 쓴 것이지만 둘째 황자의 또 하나의 나무 그늘인 부황의 존재가 빠져있기에 앞뒤가 맞지않는 내용으로 나온다. 하지만 주상은 마음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쓴 거라 그런 것이라며 주상은 너그러이 보아넘겼다고 한다. 갱의의 친정어머니는 주상에게 해당 시구와 세상을 떠난 갱의의 추억거리로 삼으라는 의미로 남겨둔 의복 일습과 머리를 틀어올릴 때 사용하는 도구 같은 용품을 명부를 통해 전달하게 했다.
기리츠보 천황은 기리츠보 갱의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서 대납언의 유언을 저버리지 않고 입궐시키겠다는 본래의 뜻을 굳건히 지켜온 보답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대우해 줘야겠다 생각했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하며,[6] 지금은 이렇지만 어린 황자가 성장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테니 오래오래 살아 그날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7]
기리츠보 천황
혼백이라도 찾아다니는 도사 있으면 하네
건너건너 연줄로 어디 있나 알 텐데
혼백이라도 찾아다니는 도사 있으면 하네
건너건너 연줄로 어디 있나 알 텐데
해당 시구는 명부에게서 기리츠보 갱의의 유품을 받은 뒤 세상이 떠난 사람이 머물고 있는 곳을 찾아냈다고 증거로 가져온 머리장식이었으면 얼마나 좋았다고 생각하며 읊은 시구다. 중국의 백거이가 읊은 「 장한가」에서 방사(方士)가 신선의 술법으로 양귀비의 혼백을 찾아내 그녀에게서 반으로 부러뜨린 금비녀와 자개상자 뚜껑을 만남의 증표로서 얻어온 이야기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기리츠보 천황
가을날 달빛 구름 위 궐에서도 눈물에 가려
황폐한 그 집에서는 오죽이나 더할꼬
가을날 달빛 구름 위 궐에서도 눈물에 가려
황폐한 그 집에서는 오죽이나 더할꼬
달이 진 밤 기리츠보 천황이 어린 황자가 머무르던 기리츠보 갱의의 친정이자 황폐한 사가를 떠올리면서 읊은 시로 기리츠보 천황은 한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정무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였던지라 사람들이 뒷담을 까는 장면이 나온다.
기리츠보 천황
어린 나이에 처음 튼 상투 끈목 기나긴 인연
맹세하는 마음도 함께 맺어 넣었나
어린 나이에 처음 튼 상투 끈목 기나긴 인연
맹세하는 마음도 함께 맺어 넣었나
해당 시구는 둘째 황자가 8살~11살 때 기리츠보 천황이 고려인 관상가의 말을 듣고 둘째 황자를 겐지로 신적강하한 뒤 열두 살이 되자 성인식의 관례를 치렀는데, 이 당시 잔을 내리며 읊은 말이다.
좌대신(左大臣)
매듭지어진 그 마음 깊이깊이 상투에 담아
진보라 같은 마음 퇴색하지 말기를
매듭지어진 그 마음 깊이깊이 상투에 담아
진보라 같은 마음 퇴색하지 말기를
좌대신이 기리츠보 천황의 시에 답가를 읊은 것이다. 좌대신은 기리츠보 천황의 친동생의 남편이라 기리츠보 천황의 입장에서는 매제이기도 하다. 좌대신은 정치적인 힘을 손에 넣기 위해 관례와 동시에 당시 열여섯 살의 장녀인 아오이노우에를 겐지와 혼인시키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우대신의 넷째 딸을 자신의 아들인 두중장과 혼인시켰다.
2.2. 2첩 「하하키기」
좌마두
손가락 꼽아 당신과 함께했던 나날 세 보니
요 버릇 하나만이 나쁜 흠이었던가
손가락 꼽아 당신과 함께했던 나날 세 보니
요 버릇 하나만이 나쁜 흠이었던가
좌마두는 좌마료의 장관으로 종5위 上이며 하하키기 편에만 등장하는 단편 엑스트라 캐릭터다. 좌마두는 중류 계층 여성의 매력, 이상적인 아내는 적은 법, 부부 사이의 관용과 품성, 기예에 비유한 여인의 심성을 말한 뒤 자기 체험담으로 손가락 깨문 고약한 여자와 바람기 있는 여자의 이야기를 한다. 좌마두는 관직이 낮았던 시절 여러 여자들의 집을 드나들었는데 해당 여자도 그 여자 중 한 명으로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았고 평생 끼고살 마음이 들지 않아 여기저기 방문하고 있었는데 그걸 여자와 알게 되어 여자와 싸우다 벌어진 일이다. 이에 좌마두가 여자에게 했던 말이다.
손가락 깨문 여자
당신 나쁜 흠 내 마음속으로 헤아렸건만
이제 정말 당신과 헤어져야 할 땐가
당신 나쁜 흠 내 마음속으로 헤아렸건만
이제 정말 당신과 헤어져야 할 땐가
좌마두와 손가락 깨문 여자가 말다툼을 벌일 당시 좌마두가 여자의 질투심을 나쁜 흠이라고 읊자 남자의 바람기로 바꿔 읊는 것으로 반박하고 있다. 덕분에 그 둘은 완전히 관계가 파탄나게 되었다.
당상관
화금 소리도 달빛도 이다지도 아름다운 집
박정한 그 님 발길 멈추게 하였는가
화금 소리도 달빛도 이다지도 아름다운 집
박정한 그 님 발길 멈추게 하였는가
좌마두의 체험담에 나온 바람기 있는 여자의 에피소드에 나온 사내다. 자신이 드나들던 여자들 중 한 명으로 싸웠던 여자가 죽은 뒤 나름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해 자주 드나들었지만 그 여자에게는 어딘가 껄끄러운 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시월 무렵(음력 10월로 초겨울) 궁중에서 퇴궐하다 어느 당상관을 만나 함께 수레에 타게 되었고 대납언 댁으로 가려다 어느 여자의 집에 잠깐 들르자는 말에 알았다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시들어가는 국화와 흩날리는 단풍이 인상적인 장소에서 남자가 피리를 부르자 여자가 화금으로 응수했고 당상관이 그 실력에 감탄해 국화를 꺾어 발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읊은 시다.
바람기 있는 여자
스산한 바람 소리에 맞춰 부는 피리 소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화금은 없는 것을
스산한 바람 소리에 맞춰 부는 피리 소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화금은 없는 것을
좌마두의 체험담에서 당상관이 한 곡 더 들려달라고 농담을 하자 응답한 시다. 여자는 쟁금[8]을 반석조[9]로 타서 둘이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보았는데 좌마두는 그 여자가 자신이 가끔 드나들던 여자라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다시는 그 여자를 찾지 않았다.
두중장[11]이 내성적인 여자의 체험담을 거론할 당시 내성적인 여자가 꺾은 패랭이꽃과 함께 보낸 편지에 적혀있던 시구다. 젊은 시절 두중장은 양친을 잃은 어느 여자와 가까워져 첫째 아이까지 생겼는데 이를 안 우대신의 넷째 딸이자 두중장의 아내가 몰래 괴롭혔고 두중장도 한동안 찾지 않았는데 내성적인 여자는 아이의 문제도 있는지라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패랭이꽃은 일본어로 나데시코라고 하는데 귀여워하는 아이라는 뜻의 나데시코와 동음이의어라서 어린아이의 비유로 사용된다.
두중장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 색깔 뭐가 나은지
고르기 어려워도 패랭이꽃만할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 색깔 뭐가 나은지
고르기 어려워도 패랭이꽃만할까
두중장이 내성적인 여자를 찾아갔을 때 어머니 쪽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읊은 시구다. 여기서 말하는 패랭이꽃은 나데시코가 도코나츠라고 하는데 도코나츠도 야마토나데시코와 같은 패랭이꽃이지만 어감의 차이로 모녀를 구분해서 비유하기 위해 도코나츠를 사용한 것이다. 일본 고래의 패랭이꽃은 야마토나데시코라고 해서 중국에서 건너온 가라나데시코=석죽과 대비된다.
내성적인 여자
먼지 떨쳐낼 소매 젖어 있는데 폭풍우마저
당신께 버림받을 가을이 왔나 보오
먼지 떨쳐낼 소매 젖어 있는데 폭풍우마저
당신께 버림받을 가을이 왔나 보오
내성적인 여자가 두중장의 시에 응답한 것으로 폭풍우는 외부로부터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는 비유에 속한다. 패랭이꽃(도코나츠)의 도코와 침상(도코)의 도코가 동음이의어라는 것에 착안한 것으로 이런 와카의 수법을 가케코토바라고 한다. 내성적인 여자는 매우 괴로워하면서도 감추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얼마 후 아이를 데리고 모습을 감춰버린다. 이에 두중장은 오래 인연이 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허망하다고 대답했다.
식부승
말도 안 되네 거미 보며 저녁때 올 줄 알면서
마늘 내음 빠지길 기다리라는 그 말
말도 안 되네 거미 보며 저녁때 올 줄 알면서
마늘 내음 빠지길 기다리라는 그 말
해당 말을 한 인물은 도 식부승으로 식부승은 후지와라 성을 지닌 식부성[12]의 삼등관(6위 상당)으로 좌마두와 마찬가지로 해당 에피소드에만 나오는 단편 엑스트라 캐릭터다. 식부승은 문장생[13]었을 당시 어느 박사의 집에서 학문[14]을 배웠는데 박사의 많은 딸들 중 어지가한 박사 급으로 한자와 한학에 매우 정통한 어느 여자와 인연이 생겼다.
당대 남자들은 한학을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으로 여겼으며 한문을 사용했기 때문에 헤이안 시대 때 궁중 여인들이 개발해서 사용한 가나 문자를 천시한 반면 해당 여자는 한자와 한시문에 매우 능통했다. 박사는 식부승에게 가난한 박사의 딸이기는 하지만 딸을 아내로 맞아주기를 바랐고 여자는 뒷바라지를 잘 해주었으나 권문세가인 후지와라 출신의 식부승은 학문(한학과 한시문)을 안 배워도 출세할 수 있어서 필요성을 못 느껴 발길을 끊게 되었다.[15] 그러다 어쩌다 계기가 있어 들르게 되었는데 가리개 너머로 만나자 삐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자는 몇 달 동안 풍병(말단 신경증)을 심하게 앓아 극열 초약을 복용한 탓에 냄새가 심해서 뵐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는 냄새가 사라지면 들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식부승은 도망쳐 나오면서 해당 시구를 읊었다.
박사의 딸
격조하지도 않고 밤마다 만난 사이였다면
한낮에 만난다고 뭐가 부끄러울꼬
격조하지도 않고 밤마다 만난 사이였다면
한낮에 만난다고 뭐가 부끄러울꼬
여자가 식부승이 떠나는 것을 보고 재빠르게 읊은 답가다. 남자가 읊은 마늘과 여자가 읊은 낮은 둘 다 히루로 발음되는 동음이의어다. 이에 그 말을 들은 사내들은 거짓말로 판단하고 귀신과 대면하는 것보다 기분 나쁘다고 평했다.
히카루 겐지
냉정한 당신 원망도 다하지도 못하였건만
새벽녘 부랴부랴 닭이 이리 깨우네
냉정한 당신 원망도 다하지도 못하였건만
새벽녘 부랴부랴 닭이 이리 깨우네
헤이안 시대에는 방처혼으로 남자가 여자의 집에 들르는 방식의 일부다처제였는데, 닭이 울면 남자가 돌아가야 하는 풍습이 있었다. 비 오는 날의 여자 품평 다음 날 좌대신 댁으로 퇴궐했다 겐지는 천일신(天一神)이 이조원과 좌대신 댁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다른 방위의 집에 머물러야 했는데[16] 갈 데가 없는 상황에서 기 지방 지방관의 집으로 갔다 그의 아버지인 이요 지방 지방관의 후처인 우츠세미도 머물러 있어 겐지가 우츠세미와 하룻밤을 보낸 후 닭이 울자 떠나기 전에 읊은 것이다. 우츠세미는 본래 위문부 장관인 종4위 下 위문독의 딸로 처녀 시절에는 자부심이 높았고 부친 생전에는 입궐까지 논해지고 있었지만 부친 사후 늙은 이요 지방 차관의 후처가 된 신세였다.
우츠세미
비참한 신세 한탄 다 못 했는데 날이 밝았네
닭 울음소리 맞춰 나도 함께 울거나
비참한 신세 한탄 다 못 했는데 날이 밝았네
닭 울음소리 맞춰 나도 함께 울거나
겐지가 떠난 뒤 우츠세미는 겐지에게 동경심을 느끼지만 자기 신세를 떠올리고 괴로워하며 평소 싫어하던 노령의 이요 지방 지방관을 떠올리자 꿈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주눅이 들어 읊은 시다. 당시 사람들은 누군가를 생각하면 그 사람 꿈에 자신이 나타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히카루 겐지
꿈꾼 그대로 만날 밤 있으려나 한탄하던 중
눈조차 못 붙이고 몇 날 며칠 지났네
꿈꾼 그대로 만날 밤 있으려나 한탄하던 중
눈조차 못 붙이고 몇 날 며칠 지났네
겐지는 근래 좌대신 댁에 머물며 기 지방 지방관을 불러 우츠세미의 아버지인 위문독이자 중납언의 아들로 우츠세미의 남동생을 넘겨달라고 한 뒤 그를 시켜 보낸 편지에 적힌 시구다. 우츠세미는 동생을 통해 편지를 보았는데 늙은 지방관의 후처인 데다 히카루 겐지와 하룻밤을 보낸 자신의 기구한 신세를 한탄하다 누워버리게 된다.
히카루 겐지
가까이 가면 하하키기 어느 새 자취 감추네
당신 마음 모른 채 영문 몰라 해멨네
가까이 가면 하하키기 어느 새 자취 감추네
당신 마음 모른 채 영문 몰라 해멨네
우츠세미는 겐지가 우츠세미의 동생을 시켜 편지를 보내게 했고 우츠세미는 겐지를 만나지 않기 위해 시녀의 방에 숨어있다 동생을 만나자 그런 동생을 질타했다. 안 그래도 신세도 서럽고 사람들 입길에 오르는데 겐지를 상대해줬다가는 더 비참해지기 때문이었다. 우츠세미는 늙은 지방관의 후처로 신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부모가 살아있어 친정집에 머물러 기다리는 신세였다면 좋았겠지만 만나고도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어 정한 일이라도 힘들기는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겐지가 소년에게 보내게 한 편지에 적혀있는 글로 하하키기는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 둔 것같이 생긴, 멀리서는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보이지 않는다는 전설상의 나무이다. 오늘날 나가노 현인 시나노 지방 소노하라노후세야 숲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겐지는 하하키기로 우츠세미를 비유한 것이다.
우츠세미
보잘것없는 후세야에 태어난 서글픈 신세
있는 듯 없는 듯이 사라진 하하키기
보잘것없는 후세야에 태어난 서글픈 신세
있는 듯 없는 듯이 사라진 하하키기
우츠세미가 해당 글에 괴로워하며 읊은 시구다. 하하키기가 있다는 후세야라는 지명을 그 원뜻인 초라한 오두막으로 의미를 치환시켜 우츠세미의 보잘것없는 신세를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그 탓에 몸을 감출 수밖에 없는 처지를 하하키기에 빗대었다. 겐지는 우츠세미의 일에 대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분하게 여기는 반면, 우츠세미는 우연찮은 그와의 일로 자기 신세를 재인식하고 겐지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감출 수밖에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하하키기에 담고 있다. 본의 아니게 겐지와 인연이 생기고 그를 아니꼽게 여기면서도 동경심을 품었지만, 자부심 때문에 그를 거부하는 강인한 모습과 남편을 잃고 출가한 뒤 겐지와 세키야 첩에서 재회해 그의 후견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장면은 후견인 없는 여자의 고된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2.3. 3첩 「 우츠세미」
히카루 겐지
허물 벗고서 매미 몸 바꾸고 난 나무 밑에서
옷만 남긴 그 사람 여전히 그립구나
허물 벗고서 매미 몸 바꾸고 난 나무 밑에서
옷만 남긴 그 사람 여전히 그립구나
겐지가 우츠세미 사건을 겪은 뒤 우츠세미의 동생을 시켜 편지를 보내게 한 것이다. 우츠세미는 본래 매미 허물을 뜻하는 것으로 허물처럼 옷을 벗고 몸만 빠져나간[17] 여자를 비유하였다. 이 와카 때문에 이요 지방 차관의 후처를 우츠세미라 부르게 되었다.
우츠세미
허물 벗고 난 매미 날개 위 이슬 내 신세같네
나무 그늘 밑에서 몰래 적신 내 소매
허물 벗고 난 매미 날개 위 이슬 내 신세같네
나무 그늘 밑에서 몰래 적신 내 소매
우츠세미는 해당 사건을 겪은 뒤 동생에게 편지를 받은 뒤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받은 편지를 품속에 넣은 뒤 한켠에다 적어두고 간직한 것이다. 매미허물과 이슬은 허무함의 상징으로 겐지의 구애를 거부하고 있었지만 결혼 전과 같은 처지였더라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되돌릴 수 없는 일이기에 기어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츠세미에게 겐지는 사랑의 대상이 아닌 부모가 있던 시절 과거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겐지의 일을 겪은 뒤 남편을 떠올리며 지금의 자기 신세를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나무 그늘에 숨어 울고 있는 매미에 자기 신세를 비유한 이 시는 우츠세미 편의 주제가 집약되어 있다.
2.4. 4첩 「 유가오」
유가오
어림짐작에 그분이 아닐런가 생각하누나
흰 이슬빛 더해져 박꽃 더욱 빛나네
어림짐작에 그분이 아닐런가 생각하누나
흰 이슬빛 더해져 박꽃 더욱 빛나네
유가오가 쥘부채에다 와카를 적어 겐지의 시종 고레미츠를 통해 전달하게 한 시구로 흰 이슬빛은 고귀한 신분의 겐지를 말하며 박꽃은 여성을 비유한 것이다.
히카루 겐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또렷하게 봤으면 하네
어스름 녘에 설핏 본 꽃 박꽃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또렷하게 봤으면 하네
어스름 녘에 설핏 본 꽃 박꽃 모습을
겐지가 쥘부채에 적힌 유가오의 시구에 화답한 것으로 평소 가지고 있는 종이에 평소와 필체를 다르게 하여 유가오의 집을 지키는 호위무사를 시켜 전하게 한 것이다.
히카루 겐지
피는 꽃에게 내 맘 옮아갔단 말 듣기 뭣해도
안 꺾기 힘이 드네 오늘 아침 나팔꽃
피는 꽃에게 내 맘 옮아갔단 말 듣기 뭣해도
안 꺾기 힘이 드네 오늘 아침 나팔꽃
겐지가 육조원에서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를 상대한 뒤 비밀리에 만나는 사이로서 날이 새기 전에 육조원을 떠나려는데 안개가 잔뜩 낀 아침녘이라 잠에서 덜 깬 상태로 나가려다 중장 님[18]과 만나서 둘이 구석방 툇마루 난간에 앉아 읊은 시구이다. 나팔꽃은 아사가오라고도 한다. 아사가오는 도라지꽃과 무궁화꽃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아사가오 권에서 나팔꽃을 아사가오라고 칭하기 때문에 나팔꽃이라고 해석했다.
중장 님
아침녘 안개 개길 기다리지도 않는 듯하네
꽃에 맘 없는 듯한 서두르는 그 태도
아침녘 안개 개길 기다리지도 않는 듯하네
꽃에 맘 없는 듯한 서두르는 그 태도
중장 님이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의 시녀로서 주인을 대신해 읊어준 답가이다. 겐지의 입장에서 중장을 비유한 꽃을 주인인 전 동궁비로 받아 답가를 읊고 있는데 이러한 중장의 태도는 주인의 인품과 육조원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최상류층 출신인 전 동궁비의 거처 육조원과 유가오가 지내는 양명개[19]로 있던 사람의 집[20]에 피어있는 박꽃이 서로 대비되는 걸 볼 수 있다.
히카루 겐지
우바새 힘껏 수행하는 불도를 길잡이 삼아
내새의 깊은 인연 저버리지 말기를우바새 힘껏 수행하는 불도를 길잡이 삼아
팔월 열닷새 날 밤, 대보름달이 뜬 밤에 겐지는 유가오의 집에 묵어 서로 대화를 나눈다.[21] 겐지는 유가오에게 매우 깊이 끌려 다음 생의 인연까지 약속하게 되는데 새벽이 다가오자 마타케 정진이라도 하는 듯 노인네 같은 목소리로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하는 소리가 들린다.[22] 겐지는 저러한 광경을 보며 저 노인도 이 세상만으로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읊은 시구이다. 우바새는 속세에 있으면서 불문에 귀이하는 남자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미타케 정진을 하고 있는 사내를 말한다. 장생전 같은 오래된 예시는 불길하다며 비익조를 원하는 바람[23] 대신에 장래의 미륵 세상을 예상하고 있다.
유가오
전세의 인연 자연히 알게 되는 박복한 신세
앞날이 어찌될지 지금 믿기 어렵네
전세의 인연 자연히 알게 되는 박복한 신세
앞날이 어찌될지 지금 믿기 어렵네
유가오가 겐지의 말에 한 화답이다. 사랑에 빠진 겐지에게 내세를 위한 노인의 기원은 두 사람의 사랑을 증명하는 근거지만, 유가오는 불길한 운명, 이번 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사망 플래그.
히카루 겐지
옛날 사람도 이렇듯 심하게도 헤매었을꼬
아직 나 잘 모르는 새벽 사랑의 길
옛날 사람도 이렇듯 심하게도 헤매었을꼬
아직 나 잘 모르는 새벽 사랑의 길
유가오와 함께 폐원에 갔을 때 겐지가 이러한 일을 경험하지 않아 마음 졸이게 된다며 그쪽은 이러한 경험이 있냐고 유가오에게 읊은 시구이다.
유가오
산등성이의 속마음도 모른 채 흘러가는 달
하늘 길 가다 말고 그림자 사라질 듯
산등성이의 속마음도 모른 채 흘러가는 달
하늘 길 가다 말고 그림자 사라질 듯
유가오가 겐지의 말에 화답한 시구이다. 겐지를 산등성이에, 자신을 달에 비유하였는데 아랫구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불길하다는 등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말한 사망 플래그인 모양.
히카루 겐지
저녁 이슬에 이리도 꽃잎 활짝 열어주는 꽃
골목길 지나치다 소식 전한 그 인연
저녁 이슬에 이리도 꽃잎 활짝 열어주는 꽃
골목길 지나치다 소식 전한 그 인연
사람이 오지 않을 만한 은신처로 폐원을 골라 유가오와 함께 왔는데, 해가 높이 올라올 무렵 일어난 겐지는 격자문을 손수 올린 뒤 주변 경관을 보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라고 궁시렁대다 귀신도 자신이라면 용서해줄 거라고 자뻑한 뒤 여자가 불안해하는 걸 보고 달래려고 읊은 시구이다. 저녁 이슬은 겐지고 꽃은 여자를 뜻하는데 둘이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은 고조 골목길에서 만난 인연 때문이라는 뜻이다. 유가오가 맨 처음에 보낸 시구를 염두에 두고 자신을 보아달라며 이슬의 빛이 어찌 보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유가오
빛이 난다고 보았던 박꽃 위에 맺힌 이슬은
어스름한 저물녘 헛본 것이었구나
빛이 난다고 보았던 박꽃 위에 맺힌 이슬은
어스름한 저물녘 헛본 것이었구나
겐지의 말에 유가오가 한 화답이다. 유가오는 겐지의 모습에 불길함을 느끼는데 유가오는 이 시점까지도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겐지는 유가오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고 싶어했는데 유가오는 과거 두중장과의 비극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도 상대의 마음을 믿을 수 없기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유가오의 태도를 겐지는 미태로 보고 있는데, 작중에서 겐지가 상대 여자의 행동을 잘못 판단하는 넌씨눈스러운 모습은 매우 자주 나온다.
히카루 겐지
떠난 그 사람 연기가 구름 됐나 바라보자니
저물녘 하늘 또한 그립기만 하구나
떠난 그 사람 연기가 구름 됐나 바라보자니
저물녘 하늘 또한 그립기만 하구나
겐지가 유가오의 정체를 시녀 우근에게 들은 뒤 시름에 잠긴 채 읊은 시구다.
우츠세미
문안 못 해도 왜냐는 물음 없이 세월만 가니
내 마음 그 얼마나 어지럽기만 할까
문안 못 해도 왜냐는 물음 없이 세월만 가니
내 마음 그 얼마나 어지럽기만 할까
겐지는 우츠세미가 모노노케에 의해 죽은 뒤 귀가했다 얼마동안 앓아누웠는데 마침 이요 지방으로 남편 따라 내려갈 예정이기에 시험 삼아 안부를 여쭌 것이다.
히카루 겐지
매미 허물과 같은 괴로운 인연 이미 알건만
또다시 이 편지에 기대고픈 내 목숨
매미 허물과 같은 괴로운 인연 이미 알건만
또다시 이 편지에 기대고픈 내 목숨
겐지가 우츠세미가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낸 것으로, 바로 뒤에 겐지는 허무한 일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당시 겐지는 몸이 회복되지 않아 상당히 필체가 불안정했다고 하며, 우츠세미와는 여전히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히카루 겐지
잠깐이라도 처마 가 물억새를 안 엮였다면
요 잠깐 원망의 말 뭔 핑계로 했을꼬
잠깐이라도 처마 가 물억새를 안 엮였다면
요 잠깐 원망의 말 뭔 핑계로 했을꼬
겐지가 오키바노오기에게 보낸 편지에 동봉된 시구다. 오키바노오기는 우츠세미 사건 당시 우츠세미로 착각해 대신 관계를 가진 이요 지방 차관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로 키가 크다는 것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기다란 물억새에 편지를 매달아 보낸 것이다. 처마 가 물억새는 일본어로 오키바노오기라고 하는데 그 때문에 이요 지방 차관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오키바노오기라 불리게 된다. 풀을 엮는다는 것은 고대 일본에서 약속의 증표로 여성과의 인연을 암시하는 것이다. 오키바노오기는 장인 소장[24]의 아내이기도 하다.
오키바노오기
그 일 넌지시 드러내는 편지를 받아 보자니
서리 맞은 물억새 아랫잎처럼 젖네
그 일 넌지시 드러내는 편지를 받아 보자니
서리 맞은 물억새 아랫잎처럼 젖네
오키바노오기가 소장이 없을 때 겐지의 편지를 전달받아 재빠르게 보낸 답신이다. 필체가 좋지 않은데 멋을 부리기는 했지만 품위는 없다고 한다.
히카루 겐지
눈물 흘리며 오늘 나 홀로 묶는 하카마 속 끈
언제나 그 사람과 함께 풀고 만나니
눈물 흘리며 오늘 나 홀로 묶는 하카마 속 끈
언제나 그 사람과 함께 풀고 만나니
겐지가 유가오의 사십구재 당시 남롤래 만들어두게 한 옷의 하카마를 가져오게 해서 읊은 것이다. 본래 고인의 옷이나 세간 등을 절에 시주하는 습관이 있지만 유가오는 그런 게 없어서 겐지가 새로 만든 것이다. 고대 일본에서는 남녀가 서로 정절을 지키자고 할 때 하카마 끈을 얽히게 묶어 타인이 풀지 못하도록 서로 맹세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겐지는 염불 독경을 외며 어디로 헤매고 있는 걸까라며 슬퍼했다. 두중장도 제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유가오의 딸인 패랭이꽃의 일을 입에 담지 못했다.
히카루 겐지
재회 날까지 추억거리쯤으로 보아 왔건만
눈물에 소매 젖어 완전히 썩었구나
재회 날까지 추억거리쯤으로 보아 왔건만
눈물에 소매 젖어 완전히 썩었구나
이요 지방 차관이 시월 초순경에 임지로 떠나는데 우츠세미도 함께 임지로 내려가기에 겐지가 편지와 함께 이런저런 것들을 우츠세미에게 보낸다.
우츠세미
매미의 날개 벗듯이 갈아입은 여름옷인데
돌려주신 옷 보니 소리 내 울음 우네
매미의 날개 벗듯이 갈아입은 여름옷인데
돌려주신 옷 보니 소리 내 울음 우네
우츠세미가 동생을 시켜 고우치키에 대한 것만은 대답한 것이다. 겐지는 이에 대해 다른 사람과 달리 우츠세미는 끝까지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떠난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히카루 겐지
세상 떴거나 오늘 헤어져가는 두 사람의 길
그 행방 알 수 없는 가을 저물녘이네
세상 떴거나 오늘 헤어져가는 두 사람의 길
그 행방 알 수 없는 가을 저물녘이네
겐지가 비 내리는 날 홀로 읊은 시구다. 유가오는 죽고 우츠세미는 떠나 중류 귀족 여자에 대한 겐지의 마음도 끝나게 되었는데 우츠세미에게 옷을 돌려주고 후하게 전별을 보내 이들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다. 그리고 다음 권인 와카무라사키 권에서 평생의 사랑인 무라사키노우에와 만나며 겐지의 사랑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2.5. 5첩 「 와카무라사키」
비구니 스님
어디서 어찌 살지조차 모르는 어린 이 풀(와카무라사키)을
두고 가는 이슬은 꺼질 수조차 없네
어디서 어찌 살지조차 모르는 어린 이 풀(와카무라사키)을
두고 가는 이슬은 꺼질 수조차 없네
시녀
새로 돋아난 이 풀이 살아나갈 길도 모른 채
어찌하여 이슬이 먼저 꺼지려 하나
새로 돋아난 이 풀이 살아나갈 길도 모른 채
어찌하여 이슬이 먼저 꺼지려 하나
히카루 겐지
새로 난 풀의 어린 잎 같은 분을 보고 난 뒤에
객지 한뎃잠 잘 때 소매 마를 새 없네
새로 난 풀의 어린 잎 같은 분을 보고 난 뒤에
객지 한뎃잠 잘 때 소매 마를 새 없네
비구니 스님
오늘 밤 하루 객지 한뎃잠 잘 때 축축한 소매
깊은 산 이끼같은 우리 소매 비할손가
오늘 밤 하루 객지 한뎃잠 잘 때 축축한 소매
깊은 산 이끼같은 우리 소매 비할손가
히카루 겐지
휘몰아치는 깊은 산 바람 소리 꿈을 깨우니
눈물을 자아내는 폭포수 소리인가
휘몰아치는 깊은 산 바람 소리 꿈을 깨우니
눈물을 자아내는 폭포수 소리인가
승도
갑작스럽게 흘린 눈물에 소매 적신다 해도
산속 물에 씻긴 내 마음이 흔들릴까
갑작스럽게 흘린 눈물에 소매 적신다 해도
산속 물에 씻긴 내 마음이 흔들릴까
히카루 겐지
궁인(宮人)들에게 내 가서 아뢰리라 산 벚꽃 풍경
바람 불어 지기 전 이리 와서 보라고
궁인(宮人)들에게 내 가서 아뢰리라 산 벚꽃 풍경
바람 불어 지기 전 이리 와서 보라고
승도
기다린 끝에 우담화 꽃 마침내 본 듯한 마음
깊은 산 벚꽃에는 눈길조차 안 가네
기다린 끝에 우담화 꽃 마침내 본 듯한 마음
깊은 산 벚꽃에는 눈길조차 안 가네
수행승
깊은 산골의 소나무문 간만에 열어젖히고
여태 본 적도 없는 꽃같은 얼굴 뵙네
깊은 산골의 소나무문 간만에 열어젖히고
여태 본 적도 없는 꽃같은 얼굴 뵙네
히카루 겐지
어제 저물녘 힐끗 본 아름다운 그 꽃 본 뒤에
오늘 아침 안갯속 일어날 줄 모르네
어제 저물녘 힐끗 본 아름다운 그 꽃 본 뒤에
오늘 아침 안갯속 일어날 줄 모르네
비구니 스님
참으로 그리 꽃 주변 떠나기가 힘드시는 듯
희뿌연 하늘같은 님 모습 지켜보리
참으로 그리 꽃 주변 떠나기가 힘드시는 듯
희뿌연 하늘같은 님 모습 지켜보리
히카루 겐지
산벚꽃 같은 그대 모습 내게서 떠나지 않네
내 온 마음 그 산에 놓아두고 왔기에
산벚꽃 같은 그대 모습 내게서 떠나지 않네
내 온 마음 그 산에 놓아두고 왔기에
무라사키노우에에게 보낸 연문 히키무스비[25]에 적힌 시다. 산벚꽃은 무라사키노우에를 말한다. 무라사키노우에는 노와키와 와카나 下에서도 벚꽃으로 비유되는데 벚꽃으로 비유되는 자로는 후지츠보와 온나산노미야도 있으나 소녀 시절과 말년에 이르기까지 무라사키노우에는 일관되게 벚꽃으로 비유되고 있다.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랑받아 온 벚꽃에 비유된다는 점에서 무라사키노우에가 여주인공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비구니 스님
폭풍우 부는 산꼭대기 핀 벚꽃 지지 않는 새
그때 잠깐 머무는 그 마음 덧없어라
폭풍우 부는 산꼭대기 핀 벚꽃 지지 않는 새
그때 잠깐 머무는 그 마음 덧없어라
히카루 겐지
아사카 산과 같은 얕은 맘으로 생각 않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산정과 멀어지나
아사카 산과 같은 얕은 맘으로 생각 않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산정과 멀어지나
비구니
퍼올려본 뒤 후회한다고 하는 산속의 샘물
그같은 얕은 물에 그림자 비칠쏜가
퍼올려본 뒤 후회한다고 하는 산속의 샘물
그같은 얕은 물에 그림자 비칠쏜가
히카루 겐지
만나도 다시 밤에 볼 일 좀체로 없는 이 몸은
이 꿈속에 이대로 섞여들고 싶구나
만나도 다시 밤에 볼 일 좀체로 없는 이 몸은
이 꿈속에 이대로 섞여들고 싶구나
후지츠보
후대로 전할 이야깃거리로고 비할 바 없이
괴로운 이내 신세 꿈속 일이라 해도
후대로 전할 이야깃거리로고 비할 바 없이
괴로운 이내 신세 꿈속 일이라 해도
히카루 겐지
어리디 어린 학 울음소리 한 번 들은 뒤부터
갈대 사이 헤매는 배 뭐라할 수 없네
어리디 어린 학 울음소리 한 번 들은 뒤부터
갈대 사이 헤매는 배 뭐라할 수 없네
히카루 겐지
손으로 뜯어 언젠간 보고 싶네 들판어린 풀
지치 풀 그 뿌리와 이어져있는 그 풀
손으로 뜯어 언젠간 보고 싶네 들판어린 풀
지치 풀 그 뿌리와 이어져있는 그 풀
히카루 겐지
갈대어린 풀 포구에서 만날 날 어렵다 해도
다가왔다 그대로 돌아갈 파도련가
갈대어린 풀 포구에서 만날 날 어렵다 해도
다가왔다 그대로 돌아갈 파도련가
소납언
다가온 파도 그 마음 모른 채로 어린 포구에
흔들흔들 어여쁜 해초 들떠 있는데
다가온 파도 그 마음 모른 채로 어린 포구에
흔들흔들 어여쁜 해초 들떠 있는데
히카루 겐지
동틀녘 하늘 안개 가득 낀 탓에 길을 헤매도
그냥 스쳐지나지 못하는 당신 집 문
동틀녘 하늘 안개 가득 낀 탓에 길을 헤매도
그냥 스쳐지나지 못하는 당신 집 문
여자
멈춰서서 안개 가득 바자울 못 지난다면
우거진 풀에 잠긴 그 문 방해가 되랴
멈춰서서 안개 가득 바자울 못 지난다면
우거진 풀에 잠긴 그 문 방해가 되랴
히카루 겐지
동침 안 해도 어여쁘게 여기네 무사시 들판
이슬 해치기 힘든 지치 풀 혈연인걸
동침 안 해도 어여쁘게 여기네 무사시 들판
이슬 해치기 힘든 지치 풀 혈연인걸
무라사키노우에
한숨 난다는 그 연유 모르기에 불안하기만
대체 무슨 풀이랑 혈연이란 것일까
한숨 난다는 그 연유 모르기에 불안하기만
대체 무슨 풀이랑 혈연이란 것일까
2.6. 6첩 「 스에츠무하나」
두중장
님과 나 둘이 오우치 산을 함께 나섰건마는
지는 방향 숨기는 열엿새 밤 달같네
님과 나 둘이 오우치 산을 함께 나섰건마는
지는 방향 숨기는 열엿새 밤 달같네
히카루 겐지
모든 마을을 비추는 달그림자 바라는 봐도
그 누가 달이 지는 이루사 산 찾으랴
모든 마을을 비추는 달그림자 바라는 봐도
그 누가 달이 지는 이루사 산 찾으랴
히카루 겐지
몇 번즘이나 당신 침묵에 내가 꺾였을까요
아무 말 말라하지 않는데 기대어서
몇 번즘이나 당신 침묵에 내가 꺾였을까요
아무 말 말라하지 않는데 기대어서
시종
종을 울려서 님의 말 막을 수는 역시 없어도
답하기 왜 힘든지 그 또한 의하하네
종을 울려서 님의 말 막을 수는 역시 없어도
답하기 왜 힘든지 그 또한 의하하네
히카루 겐지
말 않는 게 더하는 것보다 낫다 생각하여도
입밖에 안 내는 게 괴롭기만 하구려
말 않는 게 더하는 것보다 낫다 생각하여도
입밖에 안 내는 게 괴롭기만 하구려
히카루 겐지
저녁 안개가 개일 기색도 아직 보이지 않듯
우울함 더해지는 초저녁 비로구나
저녁 안개가 개일 기색도 아직 보이지 않듯
우울함 더해지는 초저녁 비로구나
시종
맑지 않은 밤 기다리는 마을 생각해 주오
나와 같은 맘으로 시름에 안 잠겨도
맑지 않은 밤 기다리는 마을 생각해 주오
나와 같은 맘으로 시름에 안 잠겨도
히카루 겐지
아침 해 비친 처마 밑 고드름은 흘러 녹건만
어찌해 당신 맘은 얼음 어는 것인가
아침 해 비친 처마 밑 고드름은 흘러 녹건만
어찌해 당신 맘은 얼음 어는 것인가
히카루 겐지
내려와 쌓인 머리 위의 흰 눈을 보는 사람도
노인네 못지않게 젖은 아침녘 소매
내려와 쌓인 머리 위의 흰 눈을 보는 사람도
노인네 못지않게 젖은 아침녘 소매
스에츠무하나
당신 마음이 원망스럽기에 내 소맷자락이
이리도 축축하게 젖어있을 뿐이네
당신 마음이 원망스럽기에 내 소맷자락이
이리도 축축하게 젖어있을 뿐이네
히카루 겐지
마음 끌리는 색깔도 아님에도 어인 까닭에
붉디붉은 잇꽃에 내 소매 닿았던고
마음 끌리는 색깔도 아님에도 어인 까닭에
붉디붉은 잇꽃에 내 소매 닿았던고
명부
옅은 홍색의 단 한 번 물들인 옷 색깔 연해도
오로지 이름에는 흠만 가지 않기를
옅은 홍색의 단 한 번 물들인 옷 색깔 연해도
오로지 이름에는 흠만 가지 않기를
히카루 겐지
못 만나는 밤 갈라진 옷소매도 원망스러운데
옷을 겹쳐 더욱 더 못 만나라 하나요
못 만나는 밤 갈라진 옷소매도 원망스러운데
옷을 겹쳐 더욱 더 못 만나라 하나요
히카루 겐지
이상도 해라 쭉 뻗은 매화가지 이리 좋은데
붉디붉은 꽃에는 내 마음 가지 않네
이상도 해라 쭉 뻗은 매화가지 이리 좋은데
붉디붉은 꽃에는 내 마음 가지 않네
2.7. 7첩 「모미지노가」
히카루 겐지
시름에 겨워 춤출 만하지 못한 저였건마는
소매 흔든 제 마음 헤아리셨는지요
시름에 겨워 춤출 만하지 못한 저였건마는
소매 흔든 제 마음 헤아리셨는지요
후지츠보
중국사람이 소매 흔들었단 일 잘 모르지만
옷자락 하나하나 먹먹한 채 보았네
중국사람이 소매 흔들었단 일 잘 모르지만
옷자락 하나하나 먹먹한 채 보았네
히카루 겐지
전세에 맺은 인연 어떠했기에 이 세상에서
이렇듯 우리 사이 가로막혀 있는가
전세에 맺은 인연 어떠했기에 이 세상에서
이렇듯 우리 사이 가로막혀 있는가
명부
보아도 시름 안 봐도 어찌 또한 탄식 않으랴
이 세상 모든 부모 헤맨다는 그 어둠
보아도 시름 안 봐도 어찌 또한 탄식 않으랴
이 세상 모든 부모 헤맨다는 그 어둠
히카루 겐지
패랭이꽃에 비겨 봐도 내 마음 위로 안 되네
꽃잎 위 이슬보다 더 축축한 눈시울
패랭이꽃에 비겨 봐도 내 마음 위로 안 되네
꽃잎 위 이슬보다 더 축축한 눈시울
후지츠보
패랭이꽃은 당신 소매 적시는 이슬같은 연
이리 생각하자니 역시 꺼려지기만
패랭이꽃은 당신 소매 적시는 이슬같은 연
이리 생각하자니 역시 꺼려지기만
전시
당신 온다면 손에 익은 말에 풀 베어 먹이리
한창 때 지나버린 아랫잎일지언정
당신 온다면 손에 익은 말에 풀 베어 먹이리
한창 때 지나버린 아랫잎일지언정
히카루 겐지
조릿대 헤쳐 당신께 다가가면 비난받으리
늘 말이 모일 듯한 숲속의 나무 그늘
조릿대 헤쳐 당신께 다가가면 비난받으리
늘 말이 모일 듯한 숲속의 나무 그늘
전시
비에 젖은 채 날 찾아오는 사람 아무도 없네
정자로 튀겨오는 빗방울 귀찮기만
비에 젖은 채 날 찾아오는 사람 아무도 없네
정자로 튀겨오는 빗방울 귀찮기만
히카루 겐지
임자있는 몸 귀찮기에 가까이가고 싶잖네
마야 처마 끝에는 익숙해질 날 없네
임자있는 몸 귀찮기에 가까이가고 싶잖네
마야 처마 끝에는 익숙해질 날 없네
두중장
숨기려 했던 염문이 드러났네 당기던 중에
둘 사이를 감쌌던 가운데 옷 찢어져
숨기려 했던 염문이 드러났네 당기던 중에
둘 사이를 감쌌던 가운데 옷 찢어져
히카루 겐지
숨길 수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입은 여름 옷
이리오신 당신 맘 박정한 줄 알겠네
숨길 수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입은 여름 옷
이리오신 당신 맘 박정한 줄 알겠네
전시
원망해봐도 아무런 소용없네 함께 오셨다
파도 밀리듯 함께 돌아가신 다음엔
원망해봐도 아무런 소용없네 함께 오셨다
파도 밀리듯 함께 돌아가신 다음엔
히카루 겐지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내 마음 안 흔들려도
밀려오게 한 물가 어찌 원망 안 하랴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내 마음 안 흔들려도
밀려오게 한 물가 어찌 원망 안 하랴
히카루 겐지
두 사람 사이 끊어지면 날 원망할까 걱정돼
옅은 남색의 띠는 들고 보지 않았네
두 사람 사이 끊어지면 날 원망할까 걱정돼
옅은 남색의 띠는 들고 보지 않았네
두중장
당신께 이리 잡아당겨 빼앗긴 그 띠이기에
이렇게 끝나버린 사이라 원망하네
당신께 이리 잡아당겨 빼앗긴 그 띠이기에
이렇게 끝나버린 사이라 원망하네
히카루 겐지
끝없기만 한 내 마음속 어둠에 눈앞 어둡네
하늘 위 사람이 된 당신 보고 있으니
끝없기만 한 내 마음속 어둠에 눈앞 어둡네
하늘 위 사람이 된 당신 보고 있으니
2.8. 8첩 「 하나노엔」
후지츠보
남들만큼만 꽃같은 이 모습을 바라봤다면
이슬만큼도 내 맘 쓰이지 않았을걸
남들만큼만 꽃같은 이 모습을 바라봤다면
이슬만큼도 내 맘 쓰이지 않았을걸
히카루 겐지
깊디깊은 밤 정취에 젖는 것도 지는 달 때문
으스스하지 않는 연이라 생각하네
깊디깊은 밤 정취에 젖는 것도 지는 달 때문
으스스하지 않는 연이라 생각하네
오보로즈키요
박복한 내가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내 이름 모른다고 풀밭 찾지 않겠네
박복한 내가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내 이름 모른다고 풀밭 찾지 않겠네
히카루 겐지
이슬과 같은 당신 거처 어딘지 찾는 동안에
키 작은 조릿대 숲 바람 불어오겠네
이슬과 같은 당신 거처 어딘지 찾는 동안에
키 작은 조릿대 숲 바람 불어오겠네
히카루 겐지
겪은 적 없는 이 마음은 무엇인가 새벽녘 하늘
떠 있는 달 어디로 향한 곳 모르기에
겪은 적 없는 이 마음은 무엇인가 새벽녘 하늘
떠 있는 달 어디로 향한 곳 모르기에
우대신
우리 집에 핀 등꽃이 그저 그런 색깔이라면
어찌 이리도 당신 기다릴 일 있으랴
우리 집에 핀 등꽃이 그저 그런 색깔이라면
어찌 이리도 당신 기다릴 일 있으랴
히카루 겐지
슬쩍 보았던 달그림자 찾을 수 있을까 하여
이루사 산 산중을 이리 헤매고 있네
슬쩍 보았던 달그림자 찾을 수 있을까 하여
이루사 산 산중을 이리 헤매고 있네
오보로즈키요
당신 마음에 드셨다면 하늘에 달 없다 해도
헤매이시는 일은 없을 듯 여겨지네
당신 마음에 드셨다면 하늘에 달 없다 해도
헤매이시는 일은 없을 듯 여겨지네
2.9. 9첩 「 아오이」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미타라시 강 그림자만이 머문 매정한 모습
비참한 아내 신세 더욱더 알게 되었네
미타라시 강 그림자만이 머문 매정한 모습
비참한 아내 신세 더욱더 알게 되었네
히카루 겐지
잴 수도 없는 천 길 깊이 바다 밑 청각채 다발
자라나는 모습은 나만 보고자 하네
잴 수도 없는 천 길 깊이 바다 밑 청각채 다발
자라나는 모습은 나만 보고자 하네
무라사키노우에
천 길 깊이를 어찌 알 수 있으랴 정처도 없이
밀물 썰물과 같이 잔잔하지 않은데
천 길 깊이를 어찌 알 수 있으랴 정처도 없이
밀물 썰물과 같이 잔잔하지 않은데
겐 전시
허무한지고 족두리풀 딴 사람이 이미 썼구나
가모 신 허락하신 오늘 기다렸건만
허무한지고 족두리풀 딴 사람이 이미 썼구나
가모 신 허락하신 오늘 기다렸건만
히카루 겐지
족두리풀 쓴 그 마음 허황되게 느껴지누나
누구나 다 만나는 오늘 하루인 것을
족두리풀 쓴 그 마음 허황되게 느껴지누나
누구나 다 만나는 오늘 하루인 것을
겐 전시
분한 일이네 만난다 여겼기에 쓴 족두리풀
헛된 꿈 꾸게 하는 그저 풀잎인 것을
분한 일이네 만난다 여겼기에 쓴 족두리풀
헛된 꿈 꾸게 하는 그저 풀잎인 것을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소매 적시는 사랑길 진탕인 줄 알고 있어도
농부가 빠져들듯 우울한 나의 사랑
소매 적시는 사랑길 진탕인 줄 알고 있어도
농부가 빠져들듯 우울한 나의 사랑
히카루 겐지
당신 내려선 얕은 곳과는 달리 내 온몸 흠뻑
깊다란 진탕같은 사랑길에 빠졌네
당신 내려선 얕은 곳과는 달리 내 온몸 흠뻑
깊다란 진탕같은 사랑길에 빠졌네
모노노케
괴로워하다 하늘 떠돌고 있는 내 혼을 그대
꽊 붙들어매 주오 안 옷자락 여며서
괴로워하다 하늘 떠돌고 있는 내 혼을 그대
꽊 붙들어매 주오 안 옷자락 여며서
히카루 겐지
하늘로 솟은 연기는 어느 구름 됐나 몰라도
구름 낀 온 하늘이 가슴 저미는구나
하늘로 솟은 연기는 어느 구름 됐나 몰라도
구름 낀 온 하늘이 가슴 저미는구나
히카루 겐지
법도 있기에 옅은 먹빛 옷 색상 연하다 해도
눈물이 소매 적셔 깊은 못이 되었네
겐지가 아오이노우에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와카. 게임 Fate/Grand Order에서도 인용한 노래다.
법도 있기에 옅은 먹빛 옷 색상 연하다 해도
눈물이 소매 적셔 깊은 못이 되었네
겐지가 아오이노우에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와카. 게임 Fate/Grand Order에서도 인용한 노래다.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무상한 인생 듣는데도 눈물에 젖어드는데
남겨진 당신 소매 젖을 걸 걱정하네
무상한 인생 듣는데도 눈물에 젖어드는데
남겨진 당신 소매 젖을 걸 걱정하네
히카루 겐지
남은 사람도 세상 뜬 사람 모두 이슬과 같은
이 세상에 마음 둘 그 시간 덧없기만
남은 사람도 세상 뜬 사람 모두 이슬과 같은
이 세상에 마음 둘 그 시간 덧없기만
중장
빗줄기 되어 오다말다 내리는 하늘 비 구름
어느쪽인 줄 알고 바라볼 수 있으랴
빗줄기 되어 오다말다 내리는 하늘 비 구름
어느쪽인 줄 알고 바라볼 수 있으랴
히카루 겐지
세상 뜬 사람 가을비로 내렸네 하늘조차도
더욱더 어두워져 내 맘 또한 어둔 날
세상 뜬 사람 가을비로 내렸네 하늘조차도
더욱더 어두워져 내 맘 또한 어둔 날
히카루 겐지
시든 풀잎의 바자울에 남겨진 패랭이꽃을
헤어졌던 가을의 추억거리로 보네
시든 풀잎의 바자울에 남겨진 패랭이꽃을
헤어졌던 가을의 추억거리로 보네
큰 황녀
지금도 보며 오히려 더 눈물로 소매 적시네
황폐해진 울타리 패랭이꽃을 보며
지금도 보며 오히려 더 눈물로 소매 적시네
황폐해진 울타리 패랭이꽃을 보며
히카루 겐지
오늘 저물녘 유별나게 내 소매 젖어드누나
시름에 잠긴 가을 많이도 겪었건만
오늘 저물녘 유별나게 내 소매 젖어드누나
시름에 잠긴 가을 많이도 겪었건만
아사가오노 히메키미
가을 안개에 홀로 남겨지셨단 소식 들은 뒤
비 오는 하늘 또한 어찌볼지 맘 가네
가을 안개에 홀로 남겨지셨단 소식 들은 뒤
비 오는 하늘 또한 어찌볼지 맘 가네
히카루 겐지
세상 떠난 혼 얼마나 슬펐을까 늘상 잠들더
잠자리 떠나가기 힘들었을 그 마음
세상 떠난 혼 얼마나 슬펐을까 늘상 잠들더
잠자리 떠나가기 힘들었을 그 마음
히카루 겐지
당신 떠난 뒤 먼지 쌓인 잠자리 떨어내고서
나 홀로 지새운 밤 몇 날 며칠일런가
당신 떠난 뒤 먼지 쌓인 잠자리 떨어내고서
나 홀로 지새운 밤 몇 날 며칠일런가
히카루 겐지
아연하게도 인연도 맺지않고 지내왔구나
많은 밤을 친밀히 지내온 사이건만
아연하게도 인연도 맺지않고 지내왔구나
많은 밤을 친밀히 지내온 사이건만
히카루 겐지
긴 세월 동안 오늘 갈아입었던 산뜻한 새 옷
입어보니 눈물만 흐르는 듯하구나
긴 세월 동안 오늘 갈아입었던 산뜻한 새 옷
입어보니 눈물만 흐르는 듯하구나
큰 황녀
새로운 해를 맞아도 변함없이 흐르는 것은
나이 먹은 사람이 흘리는 눈물이네
새로운 해를 맞아도 변함없이 흐르는 것은
나이 먹은 사람이 흘리는 눈물이네
2.10. 10첩 「사카키」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신사 울타리 드러내는 표식인 삼목 없건만
어찌 잘못 알고서 비쭈기나무 꺾나
신사 울타리 드러내는 표식인 삼목 없건만
어찌 잘못 알고서 비쭈기나무 꺾나
히카루 겐지
신녀가 있는 근방이라 여겨서 비쭈기나무
잎새 향기 그리워 찾아내 꺾어왔네
신녀가 있는 근방이라 여겨서 비쭈기나무
잎새 향기 그리워 찾아내 꺾어왔네
히카루 겐지
새벽녘 이별 언제라 할 것 없이 눈물겨운데
오늘은 다시없는 가을 하늘이로세
새벽녘 이별 언제라 할 것 없이 눈물겨운데
오늘은 다시없는 가을 하늘이로세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그저 보통인 가을의 별리라도 슬플 뿐인데
울음 더하지 말길 들판의 방울벌레
그저 보통인 가을의 별리라도 슬플 뿐인데
울음 더하지 말길 들판의 방울벌레
히카루 겐지
여덟 섬들을 섬기는 나라 신도 마음 있다면
미련 속에 헤어지는 둘 사이 알아주오
여덟 섬들을 섬기는 나라 신도 마음 있다면
미련 속에 헤어지는 둘 사이 알아주오
재궁
두 사람 사이 나라 신 하늘에서 판단한다면
성의없는 당신 말 가장 먼저 밝히리
두 사람 사이 나라 신 하늘에서 판단한다면
성의없는 당신 말 가장 먼저 밝히리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그 옛날 일을 오늘은 생각말자 억누르지만
내 마음속 한가득 슬픔 가득하구나
그 옛날 일을 오늘은 생각말자 억누르지만
내 마음속 한가득 슬픔 가득하구나
히카루 겐지
나를 떨치고 오늘 간다 하여도 스즈카 강의
많은 여울 파도에 소매 젖지 않으랴
나를 떨치고 오늘 간다 하여도 스즈카 강의
많은 여울 파도에 소매 젖지 않으랴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스즈카 강의 많은 여울 파도에 젖든 안 젖든
이세까지 그 누가 안부 챙겨주려나
스즈카 강의 많은 여울 파도에 젖든 안 젖든
이세까지 그 누가 안부 챙겨주려나
히카루 겐지
가고 있는 쪽 응시하여 볼거나 이번 가을은
안개야 오사카 산 가로막지 말거라
가고 있는 쪽 응시하여 볼거나 이번 가을은
안개야 오사카 산 가로막지 말거라
병부경 친왕
그늘이 넓어 기대어왔던 솔이 시들었던가
아래 잎 한 잎 두 잎 흩어져가는 세 밑
그늘이 넓어 기대어왔던 솔이 시들었던가
아래 잎 한 잎 두 잎 흩어져가는 세 밑
히카루 겐지
겨울과 같이 얼어붙은 연못 위 맑게 개었네
늘 봐 왔던 그림자 보지 못해 슬프네
겨울과 같이 얼어붙은 연못 위 맑게 개었네
늘 봐 왔던 그림자 보지 못해 슬프네
왕명부
한 해 저물어 바위틈 샘물 또한 얼어붙으니
늘 봐왔던 그림자 옅어져 가는구나
한 해 저물어 바위틈 샘물 또한 얼어붙으니
늘 봐왔던 그림자 옅어져 가는구나
오보로즈키요
내가 원해서 이리저리 소매를 적시는구나
날 밝는다 알리는 목소리 듣는데도
내가 원해서 이리저리 소매를 적시는구나
날 밝는다 알리는 목소리 듣는데도
히카루 겐지
한탄하면서 이내 인생 이렇게 보내오리까
날 밝아도 내 마음 밝아질 데도 없네
한탄하면서 이내 인생 이렇게 보내오리까
날 밝아도 내 마음 밝아질 데도 없네
히카루 겐지
당신 만나기 어렵기가 오늘의 일만 아니니
앞으로 지낼 세상 한탄하며 살겠지
당신 만나기 어렵기가 오늘의 일만 아니니
앞으로 지낼 세상 한탄하며 살겠지
후지츠보 중궁
길고 기나긴 원망을 타인에게 남기는 이유
당신 마음 가벼운 탓인 줄 알았으면
길고 기나긴 원망을 타인에게 남기는 이유
당신 마음 가벼운 탓인 줄 알았으면
히카루 겐지
띠가 난 들판 이슬같은 거처에 당신 남기고
거센 바람소리에 불안한 이내 마음
띠가 난 들판 이슬같은 거처에 당신 남기고
거센 바람소리에 불안한 이내 마음
무라사키노우에
바람이 부니 맨 먼저 흔들리네 색깔이 바랜
띠 위 맺힌 이슬에 처져있는 거미줄
바람이 부니 맨 먼저 흔들리네 색깔이 바랜
띠 위 맺힌 이슬에 처져있는 거미줄
히카루 겐지
아뢰옵기는 황송하옵니다만 그 옛날 가을
떠오르게 만드는 닥나무 끈 어깨띠
아뢰옵기는 황송하옵니다만 그 옛날 가을
떠오르게 만드는 닥나무 끈 어깨띠
재원
그 옛날 무슨 일 있었나 닥나무 껍질 어깨띠
마음속 새겨두고 왜 그리 그리울까
그 옛날 무슨 일 있었나 닥나무 껍질 어깨띠
마음속 새겨두고 왜 그리 그리울까
후지츠보 중궁
겹겹이 싸인 안개가 가로막나 구름 위에 뜬
멀게만 느껴지는 달을 생각하누나
겹겹이 싸인 안개가 가로막나 구름 위에 뜬
멀게만 느껴지는 달을 생각하누나
히카루 겐지
달빛은 그저 그 옛날의 가을과 다름없는데
가로막힌 안개가 박정하기만 하네
달빛은 그저 그 옛날의 가을과 다름없는데
가로막힌 안개가 박정하기만 하네
오보로즈키요
늦가을 바람 부는데 연락 올까 기다리는 새
아무런 연락 없이 세월만 흘렀구나
늦가을 바람 부는데 연락 올까 기다리는 새
아무런 연락 없이 세월만 흘렀구나
히카루 겐지
뵙지 못하여 그리움 참고 있는 지금 눈물을
그저 그런 하늘의 늦가을비로 보나
뵙지 못하여 그리움 참고 있는 지금 눈물을
그저 그런 하늘의 늦가을비로 보나
히카루 겐지
헤어졌었던 그 날 돌아왔는데 그때 그 사람
언제 다시 만날까 기대할 수 있으랴
헤어졌었던 그 날 돌아왔는데 그때 그 사람
언제 다시 만날까 기대할 수 있으랴
후지츠보 중궁
세상에 남아 살아있는 동안은 괴롭지만
오늘 다시 그때로 돌아온 듯하구나
세상에 남아 살아있는 동안은 괴롭지만
오늘 다시 그때로 돌아온 듯하구나
히카루 겐지
맑은 달이 뜬 하늘을 맘에 두고 따른다 해도
이 세상 어둠 속에 역시 헤맬 듯하네
맑은 달이 뜬 하늘을 맘에 두고 따른다 해도
이 세상 어둠 속에 역시 헤맬 듯하네
후지츠보 중궁
그저 보통의 시름 탓에 세상에 등 돌렸지만
언제나 세상 어둠 완전히 벗어날까
그저 보통의 시름 탓에 세상에 등 돌렸지만
언제나 세상 어둠 완전히 벗어날까
히카루 겐지
시름에 잠긴 비구니 거처라고 생각하자니
우선 눈물 맺히는 가츠가우라시마
시름에 잠긴 비구니 거처라고 생각하자니
우선 눈물 맺히는 가츠가우라시마
후지츠보 중궁
그 옛날 세상 흔적조차도 없는 우라시마에
밀려오는 파도가 진기하기만 하네
그 옛날 세상 흔적조차도 없는 우라시마에
밀려오는 파도가 진기하기만 하네
두중장
보고파 하던 오늘 아침 피어난 첫물 꽃에도
뒤지지 않는 당신 아름다움을 보네
보고파 하던 오늘 아침 피어난 첫물 꽃에도
뒤지지 않는 당신 아름다움을 보네
히카루 겐지
때를 못 맞춰 아침녘에 핀 꽃은 여름 빗발에
시들어 버렸구나 활짝 필 새도 없이
때를 못 맞춰 아침녘에 핀 꽃은 여름 빗발에
시들어 버렸구나 활짝 필 새도 없이
2.11. 11첩 「 하나치루사토」
히카루 겐지
처음 그리움 억누르지 못하여 우는 두견새
한때 출입하였던 그 집 울타리에서
처음 그리움 억누르지 못하여 우는 두견새
한때 출입하였던 그 집 울타리에서
여자
두견새 우는 그 목소리 그 옛날 목소리지만
아아 확실치 않네 오월 장맛비 하늘
두견새 우는 그 목소리 그 옛날 목소리지만
아아 확실치 않네 오월 장맛비 하늘
히카루 겐지
귤나무 향내 그리워하였기에 꽃 지는 마을
두견새 찾아와서 옛 임 안부 묻누나
귤나무 향내 그리워하였기에 꽃 지는 마을
두견새 찾아와서 옛 임 안부 묻누나
여어
처마 밑에 핀 귤나무 꽃이 바로 인기척 없이
황폐해진 처소로 당신 이끄는구나
처마 밑에 핀 귤나무 꽃이 바로 인기척 없이
황폐해진 처소로 당신 이끄는구나
2.12. 12첩 「스마」
히카루 겐지
도리베 산에 타올랐던 연기도 비슷하려나
어부가 소금 굽는 해변 보러 가누나
도리베 산에 타올랐던 연기도 비슷하려나
어부가 소금 굽는 해변 보러 가누나
큰 황녀
세상에 뜬 사람 헤어짐은 한층 더 멀어질 것을
연기 되어 도읍을 떠나간다 한다면
세상에 뜬 사람 헤어짐은 한층 더 멀어질 것을
연기 되어 도읍을 떠나간다 한다면
히카루 겐지
내 신세 이리 떠돈다 하더라도 당신 근처에
늘 있는 거울처럼 떠나지 않으리라
내 신세 이리 떠돈다 하더라도 당신 근처에
늘 있는 거울처럼 떠나지 않으리라
무라사키노우에
이별한대도 그림자만이라도 머무른다면
거울을 보면서도 마음 달래련마는
이별한대도 그림자만이라도 머무른다면
거울을 보면서도 마음 달래련마는
하나치루사토
달빛 머무는 소매는 좁다 해도 붙잡고 싶네
보고 또 본다 해도 질리지 않는 빛을
달빛 머무는 소매는 좁다 해도 붙잡고 싶네
보고 또 본다 해도 질리지 않는 빛을
히카루 겐지
되돌아와서 끝내 청정하게도 빛날 달빛이
잠시 흐려져 있는 하늘 보지 마소서
되돌아와서 끝내 청정하게도 빛날 달빛이
잠시 흐려져 있는 하늘 보지 마소서
히카루 겐지
만날 날 없는 눈물 가득 강물에 이 몸 잠겼네
이내 몸 흘러가는 수로 입구였던가
만날 날 없는 눈물 가득 강물에 이 몸 잠겼네
이내 몸 흘러가는 수로 입구였던가
상시
눈물 강물에 떠 있는 물거품도 사라질 듯해
흘러갔다 온 뒤에 만남 못 기다리고
눈물 강물에 떠 있는 물거품도 사라질 듯해
흘러갔다 온 뒤에 만남 못 기다리고
후지츠보 중궁
뵀던 분 없고 계신 분은 슬픔에 젖은 세상 끝
출가 보람도 없이 울며 세월 보내네
뵀던 분 없고 계신 분은 슬픔에 젖은 세상 끝
출가 보람도 없이 울며 세월 보내네
히카루 겐지
헤어졌을 적 슬픔은 한도 없이 맛보았건만
다시 또 이 세상의 괴로움은 더하네
헤어졌을 적 슬픔은 한도 없이 맛보았건만
다시 또 이 세상의 괴로움은 더하네
우근 장감
행렬 지어서 족두리풀 꽂았던 그 옛날 일을
생각자니 원망만 가모 신사 울타리
행렬 지어서 족두리풀 꽂았던 그 옛날 일을
생각자니 원망만 가모 신사 울타리
히카루 겐지
괴로운 세상 이제 곧 헤어지네 뒤에 남겨질
풍문은 다다스 숲 신에게 맡긴 채로
괴로운 세상 이제 곧 헤어지네 뒤에 남겨질
풍문은 다다스 숲 신에게 맡긴 채로
히카루 겐지
혼령은 어찌 보고 계시려는가 바라다보는
부황(父皇)에 비긴 달도 구름에 가려졌네
혼령은 어찌 보고 계시려는가 바라다보는
부황(父皇)에 비긴 달도 구름에 가려졌네
히카루 겐지
언젠가 다시 봄날 도읍에 핀 꽃 볼 수 있으랴
시절에 밀려버린 미천한 몸이기에
언젠가 다시 봄날 도읍에 핀 꽃 볼 수 있으랴
시절에 밀려버린 미천한 몸이기에
왕명부
피고서 금방 지는 것은 아쉽지만 가는 봄날은
활짝 꽃이 핀 도읍 되돌아와 보소서
피고서 금방 지는 것은 아쉽지만 가는 봄날은
활짝 꽃이 핀 도읍 되돌아와 보소서
히카루 겐지
생이별 있단 사실을 모른 채로 목숨 있는 한
헤어짐 없으리라 약조하였던 것을
생이별 있단 사실을 모른 채로 목숨 있는 한
헤어짐 없으리라 약조하였던 것을
무라사키노우에
아깝지 않은 내 목숨과 바꾸어 지금 눈앞의
이별을 잠시라도 미루고만 싶구나
아깝지 않은 내 목숨과 바꾸어 지금 눈앞의
이별을 잠시라도 미루고만 싶구나
히카루 겐지
중국 땅에서 이름을 남겨둔 사람보다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내 삶이네
중국 땅에서 이름을 남겨둔 사람보다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내 삶이네
히카루 겐지
산봉우리에 걸친 안개 내 고향 갈라놓지만
쳐다보는 하늘은 같은 하늘인 걸까
산봉우리에 걸친 안개 내 고향 갈라놓지만
쳐다보는 하늘은 같은 하늘인 걸까
히카루 겐지
마츠시마의 뜸으로 인 어부 집 어떠하려나
스마 바닷가 사람 눈물에 젖을 무렵
마츠시마의 뜸으로 인 어부 집 어떠하려나
스마 바닷가 사람 눈물에 젖을 무렵
히카루 겐지
질리지 않고 해변에서 당신만 보고 싶은데
소금 굽는 어부는 어찌 생각할지요
질리지 않고 해변에서 당신만 보고 싶은데
소금 굽는 어부는 어찌 생각할지요
후지츠보 중궁
물 뚝뚝 듣는 해초소금 굽느라 마츠시마에
오래 머문 어부도 한탄만 쌓이누나
물 뚝뚝 듣는 해초소금 굽느라 마츠시마에
오래 머문 어부도 한탄만 쌓이누나
상시
바닷가에서 불 피우는 어부도 숨기는 사랑
활활 타지도 않는 연기는 어드메로
바닷가에서 불 피우는 어부도 숨기는 사랑
활활 타지도 않는 연기는 어드메로
무라사키노우에
어부가 해수 긷다 젖은 소매와 비기어 보길
바닷길 가로막혀 밤에 젖은 내 소매
어부가 해수 긷다 젖은 소매와 비기어 보길
바닷길 가로막혀 밤에 젖은 내 소매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떠 있는 해초 뜯는 이세 어부를 생각해주길
해초소금 물 듣는 스마 바닷가에서
떠 있는 해초 뜯는 이세 어부를 생각해주길
해초소금 물 듣는 스마 바닷가에서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
이세 섬 썰물 다 빠진 개펄에서 조개 찾아도
아무 소용없기는 바로 내 신세로고
이세 섬 썰물 다 빠진 개펄에서 조개 찾아도
아무 소용없기는 바로 내 신세로고
히카루 겐지
이세 사람이 파도 위를 노 젓는 작은 배라도
해초는 뜯지 말고 탔으면 좋았을걸
이세 사람이 파도 위를 노 젓는 작은 배라도
해초는 뜯지 말고 탔으면 좋았을걸
하나치루사토
황폐해지는 처마 넉줄고사리 바라보네
쉼없이도 이슬이 내리는 소매로고
황폐해지는 처마 넉줄고사리 바라보네
쉼없이도 이슬이 내리는 소매로고
히카루 겐지
그리워하다 우는 울음인 듯한 바닷바람은
날 그리는 쪽에서 바람 불어서인가
그리워하다 우는 울음인 듯한 바닷바람은
날 그리는 쪽에서 바람 불어서인가
히카루 겐지
첫 기러기는 사랑하는 사람의 벗인 것일까
여행 중 하늘 나는 목소리 슬프기만
첫 기러기는 사랑하는 사람의 벗인 것일까
여행 중 하늘 나는 목소리 슬프기만
요시키요
자꾸 잇따라 옛일이 줄을 지어 생각나누나
기러기는 그때의 벗은 아니라 해도
자꾸 잇따라 옛일이 줄을 지어 생각나누나
기러기는 그때의 벗은 아니라 해도
민부 대보
자기 스스로 도코요를 버리고 우는 기러기
구름 저편의 일로 생각하여 왔구나
자기 스스로 도코요를 버리고 우는 기러기
구름 저편의 일로 생각하여 왔구나
전 우근 장감
도코요 떠나 여행 중 하늘 나는 기러기들도
줄에서 벗어나지 않을 제 안심되네
도코요 떠나 여행 중 하늘 나는 기러기들도
줄에서 벗어나지 않을 제 안심되네
히카루 겐지
달 바라볼 제 잠시만 시름 잊네 다시 돌아갈
달나라 같은 도읍 아득하게 멀지만
달 바라볼 제 잠시만 시름 잊네 다시 돌아갈
달나라 같은 도읍 아득하게 멀지만
히카루 겐지
괴롭다고만 오로지 그 생각만 하지는 말고
왼쪽도 오른쪽도 젖는 내 소매로세
괴롭다고만 오로지 그 생각만 하지는 말고
왼쪽도 오른쪽도 젖는 내 소매로세
고세치
칠현금 소리 내 발길 부여잡네 배 밧줄처럼
흔들리는 내 마음 당신 아실는지요
칠현금 소리 내 발길 부여잡네 배 밧줄처럼
흔들리는 내 마음 당신 아실는지요
히카루 겐지
마음이 있어 잡아끄는 밧줄이 흔들린다면
스쳐 지가날거나 스마 바닷가 파도
마음이 있어 잡아끄는 밧줄이 흔들린다면
스쳐 지가날거나 스마 바닷가 파도
히카루 겐지
산사람 사는 초막에서 거듭해 잡목 태우듯
자주 연락 주시길 그리운 고향 사람
산사람 사는 초막에서 거듭해 잡목 태우듯
자주 연락 주시길 그리운 고향 사람
히카루 겐지
이제 어느 쪽 구름 길을 나 또한 헤매이려나
달이 보고있는 게 부끄럽기만 하네
이제 어느 쪽 구름 길을 나 또한 헤매이려나
달이 보고있는 게 부끄럽기만 하네
히카루 겐지
물떼새 무리 한목소리로 우는 새벽녘에는
홀로 깬 잠자리도 미덥게 느껴지네
물떼새 무리 한목소리로 우는 새벽녘에는
홀로 깬 잠자리도 미덥게 느껴지네
히카루 겐지
때도 없이 늘 궁중에 있는 사람 그리운 중에
벚꽃 치장하였던 봄날 오늘 또 왔네
때도 없이 늘 궁중에 있는 사람 그리운 중에
벚꽃 치장하였던 봄날 오늘 또 왔네
히카루 겐지
어느 봄날에 내 고향에 다시금 가볼 수 있나
부럽기만 한 것은 돌아가는 기러기
어느 봄날에 내 고향에 다시금 가볼 수 있나
부럽기만 한 것은 돌아가는 기러기
3위 중장
아쉬운데도 기러기 도코요와 헤어져 가니
꽃 피는 도읍에서 길 잃고 헤매일 듯
아쉬운데도 기러기 도코요와 헤어져 가니
꽃 피는 도읍에서 길 잃고 헤매일 듯
히카루 겐지
구름 가까이 섞여나는 학 또한 하늘 위에서
봄날처럼 깨끗한 나를 바라봐 주오
구름 가까이 섞여나는 학 또한 하늘 위에서
봄날처럼 깨끗한 나를 바라봐 주오
3위 중장
기댈 데 없는 구름 위에서 홀로 소리 내 우네
날개 나란히했던 친구를 그리면서
기댈 데 없는 구름 위에서 홀로 소리 내 우네
날개 나란히했던 친구를 그리면서
히카루 겐지
알지 못했던 큰 바다로 이렇게 떠밀려와서
마음 속 나의 슬픔 보통일 수 있으랴
알지 못했던 큰 바다로 이렇게 떠밀려와서
마음 속 나의 슬픔 보통일 수 있으랴
히카루 겐지
많고도 많은 신들도 안됐다고 여길 듯하네
내가 저지른 죄는 그리 딱히 없기에
많고도 많은 신들도 안됐다고 여길 듯하네
내가 저지른 죄는 그리 딱히 없기에
2.13. 13첩 「 아카시」
무라사키노우에
바닷바람은 얼마나 불고 있나 걱정만 하는
내 소매 흠뻑 적신 파도 그칠 새 없네
바닷바람은 얼마나 불고 있나 걱정만 하는
내 소매 흠뻑 적신 파도 그칠 새 없네
히카루 겐지
바다에 계신 신의 도움이 만약 없었더라면
조류가 한데 모인 바다 헤맬 터인데
바다에 계신 신의 도움이 만약 없었더라면
조류가 한데 모인 바다 헤맬 터인데
히카루 겐지
멀리에서도 당신 걱정하누나 알지 못하던
바닷가에서 다시 건너편 바닷가로
멀리에서도 당신 걱정하누나 알지 못하던
바닷가에서 다시 건너편 바닷가로
히카루 겐지
가슴 절절히 바라보는 아와지 섬의 쓸쓸함
남김없이 맛보네 맑디맑은 달밤에
가슴 절절히 바라보는 아와지 섬의 쓸쓸함
남김없이 맛보네 맑디맑은 달밤에
아카시 입도
홀로 잠드는 쓸쓸함 당신 역시 아셨는지요
무료하게 지새우는 쓸쓸한 아카시 밤
홀로 잠드는 쓸쓸함 당신 역시 아셨는지요
무료하게 지새우는 쓸쓸한 아카시 밤
히카루 겐지
어쩐지 슬퍼 밤 지새지 못하는 여행지 짐은
편안한 꿈조차도 꾸지 못하는구나
어쩐지 슬퍼 밤 지새지 못하는 여행지 짐은
편안한 꿈조차도 꾸지 못하는구나
히카루 겐지
여기 어딘가 하늘 위 바라보며 시름에 젖어
얼핏 들은 처소의 나뭇가지를 묻네
여기 어딘가 하늘 위 바라보며 시름에 젖어
얼핏 들은 처소의 나뭇가지를 묻네
아카시 입도
당신 보시는 같은 하늘 여식이 본다는 것은
두 사람 모두 마찬가지겠지요
당신 보시는 같은 하늘 여식이 본다는 것은
두 사람 모두 마찬가지겠지요
히카루 겐지
갑갑하기에 내 마음 시름으로 가득하누나
어떠하신지 묻는 사람조차 없기에
갑갑하기에 내 마음 시름으로 가득하누나
어떠하신지 묻는 사람조차 없기에
아카시노키미
날 그린다는 마음의 깊이 과연 얼마일까
아직 보지도 않고 듣고만 고뇌할까
날 그린다는 마음의 깊이 과연 얼마일까
아직 보지도 않고 듣고만 고뇌할까
히카루 겐지
가을 날 밤의 홍갈색의 말이며 내가 그리는
하늘을 날아가렴 잠시나마 만나게
가을 날 밤의 홍갈색의 말이며 내가 그리는
하늘을 날아가렴 잠시나마 만나게
히카루 겐지
정다운 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립네
서글픈 세상 꿈도 중간에 깰 듯한데
정다운 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립네
서글픈 세상 꿈도 중간에 깰 듯한데
아카시노키미
동트지 않는 밤 그대로 내 마음 헤매이는데
뭐가 꿈인 줄 알고 당신과 담소할가
동트지 않는 밤 그대로 내 마음 헤매이는데
뭐가 꿈인 줄 알고 당신과 담소할가
히카루 겐지
쓸쓸히 눈물 먼저 흘리는구나 일시적으로
딴 사람 만난 것은 어부의 소일거리
쓸쓸히 눈물 먼저 흘리는구나 일시적으로
딴 사람 만난 것은 어부의 소일거리
무라사키노우에
무심하게도 생각하여 왔구나 약속한 바를
파도는 소나무를 넘을 수 없노라고
무심하게도 생각하여 왔구나 약속한 바를
파도는 소나무를 넘을 수 없노라고
히카루 겐지
이번에 우리 헤어진다 하여도 해초소금을
굽는 연기 방향은 한곳으로 쏠리네
이번에 우리 헤어진다 하여도 해초소금을
굽는 연기 방향은 한곳으로 쏠리네
아카시노키미
어부가 굽는 해초소금 불처럼 시름 많아도
이제는 소용없는 원망조차 않으리
어부가 굽는 해초소금 불처럼 시름 많아도
이제는 소용없는 원망조차 않으리
아카시노키미
그냥 임시로 한마디 약속해 둔 말씀이지만
끊임없이 울면서 맘속으로 그리네
그냥 임시로 한마디 약속해 둔 말씀이지만
끊임없이 울면서 맘속으로 그리네
히카루 겐지
만날 날가지 서로 추억거리로 약속을 해 둔
가운뎃줄 가락은 딱히 변치 않으리
만날 날가지 서로 추억거리로 약속을 해 둔
가운뎃줄 가락은 딱히 변치 않으리
히카루 겐지
당신 버리고 떠나가니 슬프네 바닷바람의
여운을 어찌할까 앞날 헤아려지네
당신 버리고 떠나가니 슬프네 바닷바람의
여운을 어찌할까 앞날 헤아려지네
아카시노키미
세월이 쌓인 뜸집도 퇴락하여 괴로워질 듯
파도치는 쪽으로 함께 가고 싶구나
세월이 쌓인 뜸집도 퇴락하여 괴로워질 듯
파도치는 쪽으로 함께 가고 싶구나
아카시노키미
바느질한 뒤 포개놓은 여행복 내 눈물에 푹
젖어 있다고 하여 당신 싫어하려나
바느질한 뒤 포개놓은 여행복 내 눈물에 푹
젖어 있다고 하여 당신 싫어하려나
히카루 겐지
추억거리로 교환해야겠구나 만날 날까지
두 사람 사이 가로막는 가운데 옷을
추억거리로 교환해야겠구나 만날 날까지
두 사람 사이 가로막는 가운데 옷을
아카시 입도
세상 싫어져 오랜 세월 가운데 살아온 신세
여전히 이 기슭을 떠날 수가 없구나
세상 싫어져 오랜 세월 가운데 살아온 신세
여전히 이 기슭을 떠날 수가 없구나
히카루 겐지
도읍 떠났던 일전 봄날 탄식에 뒤질 리 있나
오래 머문 바닷가 떠나가는 가을날
도읍 떠났던 일전 봄날 탄식에 뒤질 리 있나
오래 머문 바닷가 떠나가는 가을날
히카루 겐지
바닷가에서 거머리 새끼처럼 영락한 채로
일어서지도 못한 세월 보내었구나
바닷가에서 거머리 새끼처럼 영락한 채로
일어서지도 못한 세월 보내었구나
스자쿠 천황
기둥 돌다가 만날 때도 있으니 헤어진 봄날
원망스런 마음은 남기지 마셨으면
기둥 돌다가 만날 때도 있으니 헤어진 봄날
원망스런 마음은 남기지 마셨으면
히카루 겐지
당신 한숨이 아카시 바다 아침 안개가 되어
끼어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구나
당신 한숨이 아카시 바다 아침 안개가 되어
끼어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구나
고세치
스마 바닷가 임께 마음 주었던 뱃사람이네
그길로 썩어버린 소매 보이고 싶네
스마 바닷가 임께 마음 주었던 뱃사람이네
그길로 썩어버린 소매 보이고 싶네
히카루 겐지
되려 이쪽이 원망하고 싶구나 편지 보낸 뒤
그 여운에 내 소매 마르기 어렵기에
되려 이쪽이 원망하고 싶구나 편지 보낸 뒤
그 여운에 내 소매 마르기 어렵기에
2.14. 14첩 「미오츠쿠시」
히카루 겐지
오래전부터 격의 없는 사이는 아니었건만
헤어지려 하자니 안타깝기만 하네
오래전부터 격의 없는 사이는 아니었건만
헤어지려 하자니 안타깝기만 하네
선지의 딸
갑작스러운 헤어짐 안타깝다 구실 삼아서
그리운 분 계신 곳 가고픈 것일지니
갑작스러운 헤어짐 안타깝다 구실 삼아서
그리운 분 계신 곳 가고픈 것일지니
히카루 겐지
빠른 시일 내 소매 걸치고 싶네 하늘 천녀가
긴 세월 문지르는 반석 같은 앞날에
빠른 시일 내 소매 걸치고 싶네 하늘 천녀가
긴 세월 문지르는 반석 같은 앞날에
아카시노키미
여기 나 홀로 문지르려 하여도 소매 좁기에
덮을 만큼 폭넓은 임 그늘 기다리네
여기 나 홀로 문지르려 하여도 소매 좁기에
덮을 만큼 폭넓은 임 그늘 기다리네
무라사키노우에
서로 그리는 두 사람 향하는 쪽 아니라 해도
연기가 되어 나는 먼저 가고프구나
서로 그리는 두 사람 향하는 쪽 아니라 해도
연기가 되어 나는 먼저 가고프구나
히카루 겐지
누구 때문에 바다와 산을 돌며 세상 헤매며
끝이 없는 눈물에 젖은 신세였던가
누구 때문에 바다와 산을 돌며 세상 헤매며
끝이 없는 눈물에 젖은 신세였던가
히카루 겐지
늘상 바위틈 그늘에 숨어있는 해송과 같이
무슨 사리분별도 어찌 샘솟으려나
늘상 바위틈 그늘에 숨어있는 해송과 같이
무슨 사리분별도 어찌 샘솟으려나
아카시노키미
사람 추겡도 못 드는 섬 그늘에 우짖는 학을
오늘도 어떠한지 묻는 사람도 없네
사람 추겡도 못 드는 섬 그늘에 우짖는 학을
오늘도 어떠한지 묻는 사람도 없네
하나치루사토
놀라게 하는 흰눈썹뜸부기도 없었더라면
황폐해진 처소에 어찌 달을 맞을가
놀라게 하는 흰눈썹뜸부기도 없었더라면
황폐해진 처소에 어찌 달을 맞을가
히카루 겐지
다 두드리는 흰눈썹뜸부기에 놀란다 하면
하늘 위 뜬 달도 들어올지 모르네
다 두드리는 흰눈썹뜸부기에 놀란다 하면
하늘 위 뜬 달도 들어올지 모르네
히카루 겐지
거칠기만 한 파도에 헤매었네 스미요시의
신을 잊어버릴 날 결단코 없으리니
거칠기만 한 파도에 헤매었네 스미요시의
신을 잊어버릴 날 결단코 없으리니
히카루 겐지
온몸 다 바쳐 그리던 효험 있어 여기까지 와
돌고돌아 만났네 우리 인연 깊구나
온몸 다 바쳐 그리던 효험 있어 여기까지 와
돌고돌아 만났네 우리 인연 깊구나
아카시노키미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해 아무런 보람없는 몸
어찌 온몸 다 바쳐 당신을 사모했을꼬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해 아무런 보람없는 몸
어찌 온몸 다 바쳐 당신을 사모했을꼬
히카루 겐지
이슬에 젖은 옛날과도 비슷한 나의 여행복
다미노 섬은 말뿐 이름 뒤에 못 숨네
이슬에 젖은 옛날과도 비슷한 나의 여행복
다미노 섬은 말뿐 이름 뒤에 못 숨네
히카루 겐지
거칠게 내려 쉴 틈 없는 중천에 세상 뜬 사람
하늘 날고 있을 처소가 슬프기만
거칠게 내려 쉴 틈 없는 중천에 세상 뜬 사람
하늘 날고 있을 처소가 슬프기만
전 재궁
눈앞 어두워 내가 난 줄 모르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어려워 목숨 잇는 이 슬픔
눈앞 어두워 내가 난 줄 모르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어려워 목숨 잇는 이 슬픔
2.15. 15첩 「 요모기우」
스에츠무하나
끊어지는 일 없다 믿어온 구슬 머리장식이
생각도 못했는데 떠나버리는구나
끊어지는 일 없다 믿어온 구슬 머리장식이
생각도 못했는데 떠나버리는구나
시종
구슬로 만든 머리장식 끊겨도 저버리는 일
없다고 가는 도중 행신께 맹세하네
구슬로 만든 머리장식 끊겨도 저버리는 일
없다고 가는 도중 행신께 맹세하네
스에츠무하나
돌아가신 분 그리는 소맷자락 마를 날 없네
황폐해진 처마에 물방울도 더하네
돌아가신 분 그리는 소맷자락 마를 날 없네
황폐해진 처마에 물방울도 더하네
히카루 겐지
찾아내셔도 내가 안부 묻겠네 길도 없는 채
쑥이 깊이 우거진 저택 당신 옛 마음
찾아내셔도 내가 안부 묻겠네 길도 없는 채
쑥이 깊이 우거진 저택 당신 옛 마음
히카루 겐지
등나무꽃이 나의 발길 못 가게 막은 듯한 건
솔이 날 기다리는 거처 증표였기에
등나무꽃이 나의 발길 못 가게 막은 듯한 건
솔이 날 기다리는 거처 증표였기에
스에츠무하나
오랜 세월을 당신 기다린 보람없는 내 집에
등꽃만 보시고자 들르신 것인지요
오랜 세월을 당신 기다린 보람없는 내 집에
등꽃만 보시고자 들르신 것인지요
2.16. 16첩 「 세키야」
우츠세미
오며가면서 억누르기 힘드는 내 눈물이네
끝도 없이 샘솟는 청수로 여기려나
오며가면서 억누르기 힘드는 내 눈물이네
끝도 없이 샘솟는 청수로 여기려나
히카루 겐지
우연찮게도 가다 만난 오미 길 믿음 갔건만
역시 소용없었네 소금기 없는 바다
우연찮게도 가다 만난 오미 길 믿음 갔건만
역시 소용없었네 소금기 없는 바다
우츠세미
상봉한다는 오사카 관문 어떤 관문이깅
깊은 한탄과 같은 나무숲 헤쳐가나
상봉한다는 오사카 관문 어떤 관문이깅
깊은 한탄과 같은 나무숲 헤쳐가나
2.17. 17첩 「 에아와세」
스자쿠인
갈림길에서 꽂아준 작은 빗을 이유로 삼아
우리 사이 멀다고 신은 금지하였나
갈림길에서 꽂아준 작은 빗을 이유로 삼아
우리 사이 멀다고 신은 금지하였나
전 재궁
헤어질 적에 멀리 가라 하였던 한 마디 또한
돌아오니 지금은 오히려 슬프구나
헤어질 적에 멀리 가라 하였던 한 마디 또한
돌아오니 지금은 오히려 슬프구나
무라사키노우에
나 홀로 남아 한탄하기보다는 어부가 사는
바다 경치 이렇게 함께 보고 싶었네
나 홀로 남아 한탄하기보다는 어부가 사는
바다 경치 이렇게 함께 보고 싶었네
히카루 겐지
괴로움 맛본 그때보다 오늘은 다시 지나간
옛날로 되돌아가 눈물 흘리는구나
괴로움 맛본 그때보다 오늘은 다시 지나간
옛날로 되돌아가 눈물 흘리는구나
헤이 내시
이세 바닷가 깊은 뜻 모른 채로 그저 오래된
흔적이라 파도가 지워도 되는 건가
이세 바닷가 깊은 뜻 모른 채로 그저 오래된
흔적이라 파도가 지워도 되는 건가
대이 전시
구름 위 궁중 올라간 높은 뜻에 비기어 보면
천 길 이세 바다는 한참 아래로 보네
구름 위 궁중 올라간 높은 뜻에 비기어 보면
천 길 이세 바다는 한참 아래로 보네
후지츠보 중궁
얼핏 보기에 영락한 듯 보이고 오래되어도
이세 바다 어부의 이름 묻을 수 있나
얼핏 보기에 영락한 듯 보이고 오래되어도
이세 바다 어부의 이름 묻을 수 있나
스자쿠인
내 몸 이렇게 금줄 밖에 있어도 머나먼 옛날
당신 향한 내 마음 잊지도 못하였네
내 몸 이렇게 금줄 밖에 있어도 머나먼 옛날
당신 향한 내 마음 잊지도 못하였네
우메츠보 여어
금줄 안 모습 옛날과 다른 듯한 느낌이기에
신 모시던 지금도 지금은 그립기만
금줄 안 모습 옛날과 다른 듯한 느낌이기에
신 모시던 지금도 지금은 그립기만
2.18. 18첩 「마츠카제」
입도
머나먼 앞날 기원하는 이별의 갈림길에서
억누를 수 없는 건 늙은 눈물이로세
머나먼 앞날 기원하는 이별의 갈림길에서
억누를 수 없는 건 늙은 눈물이로세
비구니 스님
당신과 함께 도읍 떠나왔건만 이번 출행은
나 홀로 들판 길을 헤매게 되었구나
당신과 함께 도읍 떠나왔건만 이번 출행은
나 홀로 들판 길을 헤매게 되었구나
아카시노키미
살아서 다시 언제 서로 만날지 그 기한조차
알 수 없는 세상을 어찌 믿을 수 있나
살아서 다시 언제 서로 만날지 그 기한조차
알 수 없는 세상을 어찌 믿을 수 있나
비구니 스님
저쪽 언덕에 마음 주고 있었던 어부가 탄 배
등 돌렸던 쪽으로 배 저어 돌아가네
저쪽 언덕에 마음 주고 있었던 어부가 탄 배
등 돌렸던 쪽으로 배 저어 돌아가네
아카시노키미
몇 번씩이나 오며가던 가을을 보내고 나서
부목같은 배 타고 돌아오는 나일세
몇 번씩이나 오며가던 가을을 보내고 나서
부목같은 배 타고 돌아오는 나일세
비구니 스님
출가한 뒤에 나 홀로 되돌아온 산골 마을에
전에 들은 적 있던 솔바람 부는구나
출가한 뒤에 나 홀로 되돌아온 산골 마을에
전에 들은 적 있던 솔바람 부는구나
아카시노키미
내 고향에서 만났던 세상 친구 그리워하다
살짝 타는 칠현금 그 누가 알아주랴
내 고향에서 만났던 세상 친구 그리워하다
살짝 타는 칠현금 그 누가 알아주랴
비구니 스님
여기 살았던 사람은 되돌아와 헤매이는데
맑은 물은 이 집의 주인 행세 하누나
여기 살았던 사람은 되돌아와 헤매이는데
맑은 물은 이 집의 주인 행세 하누나
히카루 겐지
얕은 우물은 옛일도 잊지 않고 있는 듯한데
원래 이 집 주인이 모습 바뀐 탓인가
얕은 우물은 옛일도 잊지 않고 있는 듯한데
원래 이 집 주인이 모습 바뀐 탓인가
히카루 겐지
약조하였던 바와 다를 바 없는 가락이기에
줄곧 당신 생각한 마음 깊이 알았나
약조하였던 바와 다를 바 없는 가락이기에
줄곧 당신 생각한 마음 깊이 알았나
아카시노키미
변치 않는다 약조하신 그 말씀 의지하면서
솔바람 흔들림에 울음 더하였었네
변치 않는다 약조하신 그 말씀 의지하면서
솔바람 흔들림에 울음 더하였었네
레이제이 덴노
맑은 달 사는 강 저 너머 위치한 마을이기에
계수나무 그늘은 지금 평온하리니
맑은 달 사는 강 저 너머 위치한 마을이기에
계수나무 그늘은 지금 평온하리니
히카루 겐지
달빛 가까운 계수나무 마을은 이름뿐이네
조석 이슬도 개일 틈 없는 산골 마을
달빛 가까운 계수나무 마을은 이름뿐이네
조석 이슬도 개일 틈 없는 산골 마을
히카루 겐지
세월이 흘러 손에라도 잡을 듯 달빛 환하네
절절히 바라봤던 아와지 섬 달인가
세월이 흘러 손에라도 잡을 듯 달빛 환하네
절절히 바라봤던 아와지 섬 달인가
두중장
뜬구름 탓에 잠시 몸을 감췄던 달빛이 다시
아주 환해졌듯이 세상 평안할지니
뜬구름 탓에 잠시 몸을 감췄던 달빛이 다시
아주 환해졌듯이 세상 평안할지니
좌대변
구름 위 같은 궁중을 버리고서 한밤중 달은
어드메 계곡 속에 몸을 감추었던가
구름 위 같은 궁중을 버리고서 한밤중 달은
어드메 계곡 속에 몸을 감추었던가
2.19. 19첩 「우스구모」
아카시노키미
눈 쌓인 탓에 심심산골의 길은 개지 않아도
그래도 서찰 주길 연락 끊이질 않게
눈 쌓인 탓에 심심산골의 길은 개지 않아도
그래도 서찰 주길 연락 끊이질 않게
유모
눈이 그칠 새 없는 요시노 산을 찾는다 해도
마음을 주고받는 자취 끊어질리야
눈이 그칠 새 없는 요시노 산을 찾는다 해도
마음을 주고받는 자취 끊어질리야
아카시노키미
갈 길 머나먼 두 잎의 소나무와 헤어진 채로
언제나 높게 자란 나무 그늘을 볼까
갈 길 머나먼 두 잎의 소나무와 헤어진 채로
언제나 높게 자란 나무 그늘을 볼까
히카루 겐지
어린 솔 나기 시작한 송근 또한 깊디깊기에
다케쿠마 솔에다 오래 지켜보세나
어린 솔 나기 시작한 송근 또한 깊디깊기에
다케쿠마 솔에다 오래 지켜보세나
무라사키노우에
배를 세우는 먼 곳에 있는 사람 없다 한다면
내일 돌아온다는 남편 기다릴텐데
배를 세우는 먼 곳에 있는 사람 없다 한다면
내일 돌아온다는 남편 기다릴텐데
히카루 겐지
가보고 나서 내일 반드시 오리 도리어 비록
먼 곳에 있는 사람 기분 상한다 해도
가보고 나서 내일 반드시 오리 도리어 비록
먼 곳에 있는 사람 기분 상한다 해도
히카루 겐지
석양 비치는 산봉우리에 걸친 엷게 낀 구름
슬픔에 빠져있는 내 소매 색상인 듯
석양 비치는 산봉우리에 걸친 엷게 낀 구름
슬픔에 빠져있는 내 소매 색상인 듯
히카루 겐지
그러시다면 정취 함께 나누세 남들 모르는
내 몸에 스며드는 가을철 저녁바람
그러시다면 정취 함께 나누세 남들 모르는
내 몸에 스며드는 가을철 저녁바람
아카시노키미
고기를 잡던 불빛 잊히지 않는 화톳불 불빛
조각배 같은 신세 이리로 따라왔나
고기를 잡던 불빛 잊히지 않는 화톳불 불빛
조각배 같은 신세 이리로 따라왔나
히카루 겐지
얕지도 않은 깊은 내 속마음을 알지 못하여
여전히 화톳불의 불빛 흔들리는가
얕지도 않은 깊은 내 속마음을 알지 못하여
여전히 화톳불의 불빛 흔들리는가
2.20. 20첩 「 아사가오」
히카루 겐지
남들 모르게 신에게 허락받길 기다리는 새
오랜 세월 쌀쌀한 세상 맛보아 왔네
남들 모르게 신에게 허락받길 기다리는 새
오랜 세월 쌀쌀한 세상 맛보아 왔네
아사가오노 히메키미
그저 그만한 세상 슬픈 일 정도 여쭤본대도
맹세한 일이라며 신은 훈계할지니
그저 그만한 세상 슬픈 일 정도 여쭤본대도
맹세한 일이라며 신은 훈계할지니
히카루 겐지
전에 보았던 그때 모습 조금도 잊히지 않네
나팔꽃 한창때는 지나가 버렸나요
전에 보았던 그때 모습 조금도 잊히지 않네
나팔꽃 한창때는 지나가 버렸나요
아사가오노 히메키미
가을 저물어 안개 낀 울타리에 휘감긴 채로
있는 듯 없는 듯이 색이 바랜 나팔꽃
가을 저물어 안개 낀 울타리에 휘감긴 채로
있는 듯 없는 듯이 색이 바랜 나팔꽃
히카루 겐지
어느 사이에 쑥대밭이 디어버렸네
눈 내린 낡은 집에 황폐해진 바자울
어느 사이에 쑥대밭이 디어버렸네
눈 내린 낡은 집에 황폐해진 바자울
겐 전시
세월 지나도 이 인연이야말로 잊히지 않네
부모의 부모라고 말씀하신 한 마디
세월 지나도 이 인연이야말로 잊히지 않네
부모의 부모라고 말씀하신 한 마디
히카루 겐지
저세상 간 뒤 기다려 보아 주오 이 세상에서
부모를 잊어버리는 예가 있나 없나를
저세상 간 뒤 기다려 보아 주오 이 세상에서
부모를 잊어버리는 예가 있나 없나를
히카루 겐지
싸늘하였던 옛날에도 질리지 않는 내 마음
박정한 당신 탓에 더욱더 괴롭구나
싸늘하였던 옛날에도 질리지 않는 내 마음
박정한 당신 탓에 더욱더 괴롭구나
아사가오노 히메키미
새삼스럽게 무엇을 보여줄까 다른 사람은
그런 변심 있다고 들어본 적 있지만
새삼스럽게 무엇을 보여줄까 다른 사람은
그런 변심 있다고 들어본 적 있지만
무라사키노우에
얼음 뒤덮인 돌 사이 흐르는 물 길이 막혔네
하늘 위의 달빛은 서쪽 하늘 쪽으로
얼음 뒤덮인 돌 사이 흐르는 물 길이 막혔네
하늘 위의 달빛은 서쪽 하늘 쪽으로
히카루 겐지
이모저모로 옛날이 그리워진 흰 눈 속에서
절절함을 더하는 원앙새 슬픈 울음
이모저모로 옛날이 그리워진 흰 눈 속에서
절절함을 더하는 원앙새 슬픈 울음
히카루 겐지
편히 잠들지 못한 채 눈 뜬 겨울 쓸쓸한 밤에
슬픔으로 미어진 꿈이 이리 짧구나
편히 잠들지 못한 채 눈 뜬 겨울 쓸쓸한 밤에
슬픔으로 미어진 꿈이 이리 짧구나
히카루 겐지
세상 뜬 사람 그리는 마음으로 찾아간대도
그 모습 볼 수 없는 삼도천을 헤매네
세상 뜬 사람 그리는 마음으로 찾아간대도
그 모습 볼 수 없는 삼도천을 헤매네
3. 기타
작가인 무라사키 시키부는 와카에 능한 인물이며, 당대 모노가타리는 글뿐만 아니라 이런 시를 같이 쓰는 풍조가 있었다. 겐지모노가타리에는 800여 수의 와카가 수록되어 있으며 작중인물의 심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산문 묘사가 함께 어우러져 작품의 주제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한국에서도 소설에다 시나 노래를 쓴다는 풍조가 없던 건 아니라 최초의 한문 소설로 알려진 조선 세조 시대 김시습의 금오신화와 소설이 각 계층에 대대적으로 유행한 조선 숙종 시대 김만중이 집필한 구운몽에도 소설에 글자뿐만 아니라 시들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1]
와카는 일본의 노래라는 의미의 57577조의 단수율을 지닌 운문 양식이다. 헤이안 시대 이전의 만요슈에도 단가라고 하는 같은 음수율의 운문 양식이 있었지만, 10세기 이후 당풍문화가 쇠퇴하면서 국풍문화가 융성하게 꽃피어 발전하였다. 와카는 영자가 홀로 읊는 독영가, 서로 주고받는 형식의 증답가가 있다. 이외에도 편지글에다 소식문을 실어보내기도 했는데 대부분 연가로 전달했으며 와카나 필체, 종이, 접는 형태, 편지를 매단 나뭇가지도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아 신경을 썼다.
[2]
히카루 겐지의 어머니. 주상이 기거하는 후궁오사 중 하나이자 청량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동북쪽 구석의 숙경사에서 거주한 주상 기리츠보 천황의 후궁이다. 숙경사는 숙경사에 있는 오동나무 때문에 오동나무 안뜰이라는 뜻의 기리츠보라 주로 불렸으며 그로 인해 기리츠보 갱의라고 불렸다. 기리츠보 갱의가 둘째 황자를 낳은 이후에는 천황의 아이를 낳은 후궁이라 하여 미야스도코로/미야슨도코로(御息所)라고 나오는데 미야스도코로는 천황의 아이를 낳은 여어나 갱의를 칭하는 말이었다.
[3]
갱의는 3위 대납언 이하 당상관 이상인 벼슬아치의 여식이 받는데 기리츠보 갱의의 아버지는 대납언의 지위였기 때문에 갱의로 입궐했다. 주상 기리츠보 천황의 총애를 독차지했으나 주상의 지나친 편애로 인한 주위의 시샘과 후견인의 부재 때문에 둘째 황자를 낳고 괴로워하다 사가로 돌아가 사망한다. (사가에서 죽은 이유는 궁궐의 여인은 궁궐 안에서 죽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생전에는 정4품이었으며 사후 종3품으로 추증되었다. 작중 묘사를 볼 때 매우 아름답고 온화한 성격이라서 질투 때문에 괴롭히던 대부분의 후궁들은 그녀 생전에 가지고 있었던 악감정과는 별개로 횡사한 기리츠보 갱의를 동정했다. 기리츠보 갱의와 닮았다는 후지츠보 중궁이 작중 최고의 미녀인 걸 볼 때 기리츠보 갱의도 작중 최고 수준의 미녀로 추정된다.
[4]
기리츠보 갱의는 이조원(二條院)이라는 사저를 가지고 있었는데 겐지의 외조모가 겐지 시점에서 여섯 살 때 죽은 뒤 겐지가 물려받아 어린 시절을 보낸다. 기리츠보 천황은 수리직과 내장료에 선지를 내려 크게 개축시켰는데 겐지는 이곳에서 이상적인 여인과의 삶을 원했고
무라사키노우에가 이조원의 여주인이라 불리며 이곳에서 자리잡았다 사망한 뒤 이조원에서 무라사키노우에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통해 무라사키노우에가 그 여인이자 정편의 여주인공임을 드러내고 있다.
[5]
채부 관직을 지내는 친인척을 둔 5위 이상의 궁녀인 명부라는 뜻. 채부의 관직은 화살을 넣는 전통을 메고 궁중을 지키는 자로 위문부의 무관을 뜻한다.
[6]
기리츠보 갱의는 안찰 대납언과 키타노카타(北の方)(공경이나 당상관 부인에 대한 경칭)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아버지가 죽었음에도 입궐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입궐해 갱의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시대에는 후견인이 없으면 살아간다는 것이 매우 고단했는데, 키타노카타의 조력으로도 한계가 있었고 이는 기리츠보 갱의의 횡사의 한 원인이 되었다.
[7]
하지만 갱의의 친정어머니는 둘째 황자가 겐지가 되고 홍휘전 여어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황자가 동궁이 되자 충격을 받고 바로 세상을 떠나서 겐지의 영화를 보지 못했다.
[8]
13현금의 소노코토라고 하는 악기.
[9]
율조로 12율 중 하나인 반섭을 제1음인 궁(宮)에 둔 음계로 당세풍의 화려한 곡조이자 겨울 곡조라고도 한다.
[스포일러]
겐지모노가타리의
히로인이자
타마카즈라의 어머니
유가오다.
[11]
우대신의 아들이자
아오이노우에의 오빠로 기리츠보 권에서는 장인 소장이었다 하하키기 편에서는 승진해 천황 가까이에서 여러 잡무를 처리하던 장인소 차관인 장인두와 근위부 중장을 겸해서 두중장이라 불렸다. 훗날 내대신을 거쳐 태정대신까지 오른 인물이다. 초기에는 겐지와 친했지만 훗날 권세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인 대립의 과정에서 정적이 되어 사이가 매우 냉랭해지게 된다.
[12]
궁중의 예식, 문관의 근무 평정, 선발 임명 등을 담당하며 대학료를 관할하는 관청이다.
[13]
당시 학제에서 대학료의 교관은 박사 1명, 조교 2명, 음박사, 서박사, 산박사 각각 2명씩이다. 학생은 정원이 4백 명으로 5위 이하의 자손이나 문필을 업으로 하는 집안의 자제들이었다. 여러 학과 중 헤이안 시대에는 문장도가 가장 중시되었다. 학생>의문장생>문장생>문장득업생>문장 박사(종5위 下)로 단계가 올라갔으며 시험을 치고 진급하였다.
[14]
한시문을 말한다. 일본문학은 학문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
[15]
이는 상대의 학문이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뛰어나 곁에 있다가는 얼굴을 못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있었다.
[16]
천일신은 나카가미라고 하는 음양도의 제신으로 길흉화복을 관장하고 나쁜 방위를 막아 지키는 신이다. 60일을 한 주기로 사방을 도는데 계사 일로부터 16일간 부처와 함께 하늘 중앙에 있고 그동안 사람은 어디에 가도 괜찮지만 기유 일에 하늘에서 내려와 5~6일씩 순차적으로 돌고 이 기간 동안 신이 있는 방위를 막혔다고 하여 꺼리어 피하는데 이를 가타타가에라고 한다.
[17]
정확히는
하카마 차림.
[18]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를 섬기는 신분 높은 시녀.
[19]
국무도 녹봉도 없는 명예직으로 지방관의 차관. 임명권을 지닌 귀인들이 매관매직해서 수입으로 삼았다.
[20]
집주인이 시골로 내려가고 부인이 풍류를 좋아해 동기 중 궁중에 출사하는 자가 있어 드나들고 있다고 한다.
[21]
헤이안 시대 모노가타리에서 팔월 대보름달은 불길함의 상징이다. 타케토리모노가타리에서 카구야히메는 이 날에 승천하고 겐지모노가타리에서도 팔월 열엿새 날 죽는 캐릭터로는 유가오, 아오니오우에, 무라사키노우에가 있다.
[22]
나라 현 긴푸 산을 미타케라고도 하는데 당대에는 긴푸 산에 들어가 수행기도를 드리기 전 천 일 동안 정진 재계를 하는 미타케 수행이 유행했다. 저 소리는 하루에 수천 번 일어나 부처님 이름을 왼 뒤 앉아서는 이마를 땅에 대기를 되풀이하는 수행 중에 난 소리다.
[23]
장생전은 당나라 궁전이며 화청궁 건물의 하나로 당 현종과 양귀비가 사랑을 맹세한 곳이다.
[24]
장인소 직원이면서 근위 소장을 겸하는 사람.
[25]
정식 편지인 다테부미와 다른 비공식 편지로 해당 시구는비구니 스님에게 보낸 정식 편지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