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5년 9월 4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에서 문화일보 김선규 사진 기자[1]에 의해 포착된 UFO를 말한다. 주류 언론사 사진 기자에 의해 UFO가 찍힌 것부터가 흔치 않은 사례라 발견 당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사진 원본과 필름까지 모두 온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에 유례가 드물 정도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그것이 알고싶다 166회 (1997. 1. 13. 방송)에서 '가평 UFO'의 촬영 기자를 포함한 여러 목격자들의 인터뷰를 상세히 다뤘다.
2. 촬영 경위
시골 마을의 가을 정취를 담은 정경을 촬영하기 위해 가평을 찾은[2] 김선규 기자는 어느 할아버지가 수레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할아버지의 수레를 집까지 대신 끌어다주었고, 할아버지는 가을 풍경 찍으러 온 사진기자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에게 "기자양반에게 은혜를 갚아야지."라며 아내를 부르더니 참깨[3] 타작하는 포즈를 잡고 자신들의 모습을 찍으라고 제안했다. 노부부의 평범한 가을 일상이라는 콘셉트가 제격이라고 생각한 김 기자는 신문에 올릴 생각으로 노부부의 사진을 찍었다.하지만 본의 아니게 함께 찍힌 미확인 물체 때문에 졸지에 이 사진은 미스터리 사진이 되어버렸다.
0.2~0.3초 간격으로 사진을 찍었는데(셔터 스피드가 250분의 1초이고 사진이 찍히는 간격은 0.2~0.3초이다.)[4] 사진을 인화해 보니 첫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당시 찍은 사진 중 두 번째 사진의 오른쪽 구석에 알 수 없는 물체가 포착되었고 그 형상이 UFO와 흡사하여 순식간에 화제로 떠올랐다. 김 기자는 '촬영을 하는 순간 뭔가 반짝하는 느낌이 들면서 순간 어지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세한 정보는 김선규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된다. 희한하게도 그 이후의 게시글에도 같은 기자가 찍은 UFO 사진이 여러 개 있다.[5] 실제로 한 번 우연히 UFO 사진을 찍은 사람이 UFO 매니아가 되어 UFO 헌팅을 다니는 일이 꽤 흔하다.
사진을 촬영한 기자는 군에 가평 지역의 비행 여부를 확인했지만 비행금지구역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논쟁 끝에 사진 촬영 이틀 뒤인 1995년 9월 6일 문화일보는 신문 1면에 해당 사진을 내보냈다. 같은 날 KBS에서도 '경기도 가평에서 UFO 나타나'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이 사건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권위 있는 UFO 전문가들이 "UFO가 맞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당시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정받은 UFO 사진에 1995년 한국은 열광했다. UFO 열풍도 불었다.
3. UFO에 대한 분석 결과들
KBS는 UFO 진위 파악에 나섰다. KBS 스페셜 취재팀이 코닥 본사에 직접 가서 실제로 분석을 의뢰했고 각종 UFO 연구 단체 및 학술 단체, 프랑스 국립 우주 연구 센터(약칭 CNES, 툴루즈 시에 소재한다. 구체적으로는 산하 기관 SEPRA[6]) 등에서 검증했다.
코닥 본사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사진에 어떠한 인위적 조작도 가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UFO 연구 협회에서는 사진 속 비행 물체가 직경 100m, 고도 4~5㎞, 초속 4㎞로(시속 14,400㎞) 비행 중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런 결론이 어떠한 과학적인 분석 방식으로 인해 계산되었고 검증되었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국립 우주 연구 센터에서는 직경 450m짜리 물체가 고도 3,500m에서 초속 108㎞로(시속 388,800㎞) 비행하는 모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7]
또한 사진에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잔상과 베이퍼 현상(기체 주변의 수증기가 응축하면서 위로 솟아올라 분출되는 현상)으로 보이는 것도 촬영되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한 결과 이 사진은 UFO가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다 급격히 선회하는 그 순간을 포착해 찍은 사진이라는 추측이 제기되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큰 비행 물체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비행하다 엄청나게 급커브를 튼 바로 그 순간 기막힌 우연으로 찍힌 사진이라는 것이다.
4. 의문점
사진에 찍힌 물체의 비행 수치에 대한 한국 UFO 연구 협회[8]나 프랑스 GEIPAN의 해석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의문은 '어떻게 단 한 장의 사진에 찍힌 하나의 이미지만 가지고 그 물체의 크기나 속도, 고도 등에 대한 수치를 계산해 낼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사실 어떤 사진에 찍힌 비행 물체의 크기/속도/고도 등을 산출하려면 그 물체에 대한 크기나 거리 등의 기본 정보가 미리 주어지거나 혹은 상대 비교가 가능한 레퍼런스가 주어져야 가능하지, 저렇게 아무런 지표 없이 공중에 떠있는 미지의 물체를 찍은 사진 달랑 하나로 그 물체의 크기나 그 물체와 지상과의 거리, 물체의 운동 속도 등을 계산하는 건 불가능하다.실제로 GEIPAN이 도출했다는 결론도 다른 기사들을 보면, 셔터 스피드 250분의 1 초, 0.25 초당 연사된 사진 중 단 한 장에만 나왔다는 사실과 구름을 배경으로 찍혔으니 구름과 얼추 동일선상이라는 가정 하에서 계산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즉, 사진에 찍힌 구름 형태로 봐서 저층운으로 보고 저층운의 평균 고도가 2~3km이니 대충 물체의 고도를 3,000-3,500m로 가정하면, 물체의 크기는 같은 사진에 찍힌 다른 피사체(예를 들면 인물의 머리 크기)와의 비교를 통해 450m 정도라는 계산이 나오고, 속도는 대충 셔터 스피드가 250분의 1초이고 사진에 나온 잔상으로 봐서 그 동안 물체의 직경(450m) 만큼 이동했다고 가정해서 초속 108km라고 계산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계산이 "물체가 구름과 같이 찍혔으니 대충 구름과 같은 고도에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전적으로 기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즉, 처음부터 '저 물체는 고공을 비행하는 비행 물체'라는 전제를 깔고 그 전제가 맞다는 조건하에서 나온 계산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피사체에 찍힌 구름 고도를 3,000m정도로 추정한 것도 비행물체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왜냐하면 고층운 같은 경우는 평균 고도가 11,000m에 아우르는데 UFO의 고도가 11,000m라고 가정하면 UFO의 크기가 몇십 km에 다를 정도로 커져 버리기 때문이다.
더더욱 근본적인 의문점은 만일 GEIPAN의 해석대로 '크기 450m의 물체가 고도 3,500m에서 초속 108km'로 비행했다면 현재 알려진 물리법칙에 따르면 일단 지상은 소닉붐으로 인해 난장판이 되었을 게 자명하고, 그와 동시에 공기의 마찰에 의한 발열 현상으로 하늘에 엄청난 불기둥이 가로지르는 게 관측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음모론자들은 UFO이기 때문에 초과학적인 방법으로 소닉붐이나 발열 현상을 방지했다고 주장하지만, 과학적인 견지에서 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자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초과학적인 방법으로 소닉붐과 발열 현상은 방지했다는 논리로는 왜 역시 온도차에 따른 열전도 현상으로 발생되는 베이퍼 효과는 놔두었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진에 검은 꼬리 모양으로 나타나는 소위 '잔상'도 실제로 사람 눈에 보이는 잔상과 사진에 찍히는 잔상을 혼동해서 잔상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지적도 있다. 즉, 사람의 눈으로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물체를 봤을 때 보이는 잔상이 실제 사진의 피사체처럼 이동 방향 반대로 길게 꼬리를 끄는 식으로 보이겠지만 사진에 찍히는 잔상은 사람의 눈 때와는 달리 앞뒤로 동일하게 잔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즉, 사진에서 보이는 '잔상'은 실제 잔상이 아닌데 사람들이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의 잔상 효과와 비슷해 착각해 버렸다는 주장이다.
다만, 모든 의문들을 뒤로하고, 사진의 주제는 '참깨를 타작하는 과정'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투사체가 카메라 쪽으로 날아왔을 가능성도 있는데, 만일 저 물체가 카메라 렌즈와 아주 가까이 있었을 경우(몇십 cm이내) 에는 단순히 초속 15-60cm 정도로만 움직였어도 동일 조건(셔터 스피드 250분의 1초, 0.25초당 연사)에서 단 한 장의 사진에만 찍히는 게 가능하다. 문제의 사진을 보면 사진의 피사체들 중 오직 저 물체만 초점이 맞지 않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카메라 렌즈와 아주 가까이 피사체가 있을 때 촛점이 나가게 되므로 워낙 근사체여서 촛점이 나갔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다. 사진을 찍은 기자 본인은 한 인터뷰에서 당시 곡식이나 벌레 같은 게 날아왔으면 웬만하면 본인이 알아챘을 것 같은데, 사진을 찍을 당시 그런 느낌은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대신 알 수 없는 빛이 번쩍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저 사진은 "조작된 것이 아닌 사진"이라는 것만 확인된 것일 뿐 "조작된 것이 아니다"는 말이 "피사체가 고고도에서 급커브를 하고 있는 비행 물체다"는 것을 증명해 주지는 못한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은 "작은 물체가 렌즈 앞을 순간적으로 지나가면서 찍힌 것"이다.[9]
2023년 황민구 법 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이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사진 속 비행물체에 대해 '새'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해외 유명필름사에선 조작,흠집이 없고
프랑스 항공우주국에서 새 , 다른 물질로 인하여 반사 등은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5. 유사 사례
조작이 아니라고 판명된 UFO 사진은 가평 UFO 사진 외에도 있다. 2013년에 네덜란드에서 위와 비슷한 사진이 비슷한 조건에서 촬영된 바가 있다. 전직 FBI 특수 요원이 그 사진을 검사하였고 조작되지 않았다고 확인하였으나 그는 그것이 외계 문명의 초과학적 우주선이 아니라 곤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 포스트 참조)2020년 평택시 상공을 촬영하던 드론에 가평 UFO와 유사한 형태의 비행물체가 포착되어 화제가 되었지만 조그맣기에 날벌레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중.
6. 후일담
사진이 1면에 실린 후 문화일보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통이 울려대고 폭발적 관심을 끌었으며 김선규 기자는 UFO를 추종하는 사이비 종교에게 교주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사진이 찍힌 그날 처마 밑에서 깨타작을 하던 할아버지도 마을에서 'UFO 할아버지'로 불리며 인기인이 되었다. 이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김선규 기자도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에 문상을 갔는데 영정 사진 옆에는 그날의 사진도 함께 걸려 있었다. 그 정도로 할아버지는 늘그막에 유명해진 그 사진을 소중히 간직했다고.
7. 관련 문서
[1]
혜화동 무장 탈영병 총격 난동사건 당시
한겨레신문 사진 기자였다. 그 4년 사이에 이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문화일보 사진부장이 되었고 2022년 정년퇴임으로 은퇴.
[2]
때 이른 추석 스케치를 위해 무작정 회사를 나선 뒤 취재 차량 운전 기사에게 '동쪽'을 외쳤다고 한다. 간밤 꿈에 조상님들이 나와서 '동쪽'으로 가라고 해서 무작정 동쪽을 찾다가 도달한 곳이라고(...)
[3]
사진 속 깍지 형상 참고.
[4]
아래에 있는 김선규 기자의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한 내용으로 "셔터 속도 250분의 1초, 조리개 11로 해서 모터 드라이브를 작동해 촬영 중이었다. 모터 드라이브를 작동해 촬영할 경우 셔터를 한 번 누르면 1초에 연속적으로 3-4컷이 순간적으로 촬영된다."라고 되어있다. 자세한 내용은 셔터 스피드를 검색해 보자.
[5]
사실 하늘에 '언뜻 보면 이상하게 보이는 날아다니는 물건'은 무진장 많다. 프로 사진 기자씩이나 되는 사람이 작정하고 UFO 헌팅에 나서며 많은 사진을 찍었으니 그 중 UFO처럼 보이는 사진이 여럿 나온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런 사진의 경우 검증해 보면 대부분 자연 현상 혹은 착각으로 밝혀지고는 한다. 가평 UFO 같은 소위
역대급 사진은 흔치 않다.
[6]
現
GEIPAN, 국가에서 공인된 UFO 연구 기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현재 홈페이지에 해당 조사 기록은 올라와 있지 않다.
[7]
KBS 스페셜 취재팀이 의뢰한 분석에 대해 열흘 후 답장을 보내온 내용. 역시 계산 과정에 대한 정보 및
교차검증 여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8]
애초에 이 협회 자체가 학위도 없는 UFO 음모론자 개인이 운영하는 협회다...
[9]
크립티드 중
로드도 날벌레의 잔상이 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추정함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