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宗 族 성씨와 본관이 같은 부계 혈족
구체적으로 성씨와 본관이 같은 부계 혈족을 부르는 말이다. 가문과 비슷한 단어이다. 종친이라고도 한다. 씨족과도 유사하지만, 씨족은 모계 혈통이어도 상관없는 단어이다. 겨레가 본래 이걸 뜻하는 말이었다.종족이라는 한자어를 이루는 각 한자를 풀면 다음과 같다.
- 종( 宗): 사당을 뜻하는 면( 宀)에[1] 위패를 뜻하는 시( 示)를 넣어 모신 부계 조상을 모신 사당을 나타내며 같은 부계[2]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피붙이로 뜻이 확대되었다.[3]
- 족( 族): 나부낄 언( 㫃)에 화살 시( 矢)를 결합한 글씨로 깃발(그것도 군기) 아래에서 화살로 단결을 맹세한 집단을 뜻한다. 본래 군대를 뜻하는 단위였지만[4] 이때의 군대가 피붙이끼리 뭉치기에 겨레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종합하면 부계로 이어지는 같은 조상을 모시면서 함께 싸우는 혈연 집단이 종족이다. 종족은 서주에 종법을 기초로 조직되어서 서주 봉건제의 토대가 되었다. 나중에 주나라가 망했지만, 분서갱유 뒤에 복원된 문헌을 중심으로 종족을 이루는 종법은 학습되었으며, 전한 시대부터 역사에 나타난 호족도 종족의 형태로 지방에 군림하였으며 이러한 종족이 구품중정제를 바탕으로 문벌귀족이 되었다. 송나라에서 문벌귀족은 해체되었지만, 종족을 중시하는 풍속은 여전하여 조상의 제사를 위한 토지를 갖추고 족보의 편집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종족은 기본적으로 같은 부계조상을 공유하며 성씨와 본관이 같아야 하고,[5] 겨레붙이끼리는 혼인이 금지되며,[6] 종족의 일은 종족의 회의로 결정하거나 종족의 수장(종주)이 결정한다. 또한 종족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종족의 제재나 추방이 가해졌다.
양자도 바로 아래 항렬의 겨레붙이만 들일 수 있다. 이것을 소목지서라고 부른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가충이 죽어서 시호를 주려고 했는데 가충의 아내 곽괴가 외손자 한밀을 아들 가려민의 양자로 들인 일 때문에 진수가 황荒으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가충이 아니라 가충의 아내가 결정한 일임에도 외손자로 대를 이으려 드는 발상 자체가 고인을 욕할 만큼 중대한 일인 것이다. 다시 말해 서양자라든가 기시 노부오처럼 외숙부의 양자가 되는 건 금지다. 다만 소목지서에 맞으면 촌수가 아무리 멀어도 문제 없다.
종족을 중히 여기는 풍조는 중국에서 비롯하여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에 퍼졌다. 십악대죄에서 불목과 내란의 보호법익이 바로 종족의 유지다.
일본에서는 율령을 만들면서 불목과 내란을 뺐으니 일본에서는 혈연조직이 겨레로 짜이지 않았고 겨레가 이루어질 수 없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 황실 빼고 서양자를 비롯하여 생질이나 외손자를 후사로 들일 수 있으며 그나마 일본 황실도 겨레붙이끼리 혼인을 하는 것이 허용되기에 일본에는 종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사 삼국지에서 고대 일본을 다루면서 종족을 언급하였기에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 소목지서를 소목상당[ruby(昭,ruby=しょう)][ruby(穆,ruby=ぼく)][ruby(相,ruby=そう)][ruby(當,ruby=とう)]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본래 일본도 소목지서에 따라 양자를 들였기 때문에 말이 남은 것이다. 일본이 율령제를 제정하면서 718년에 반포한 양로령養老令에는 소목지서가 규정되었다.
무릇 아들이 없는 놈은 사등 이상 친척으로[7] 소목에 맞는 놈을
입양함을 허락하며[8] 곧
본적지(의
그위)를 거쳐 (친부모의
호적에서) 지워서 없애고 (양부모의 호적에) 붙인다.(凡 無子者 聽養 四等以上親 於昭穆合者 卽 經本屬除附.)
『양로령養老令』, 「호령戶令」, <청양조聽養條>
이렇듯 본래 일본도 소목지서를 지켜서 양자를 들여야 했기에 후지와라노 요시후사가 아들이 없자 친조카 모토츠네를 양자로 들였고 후지와라노 야스타다는 종질 후지와라노 요리타다를 양자로 들였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서양자며 외손이나 생질 등 부계가 아닌 양자를 들이고 이걸 대를 이은 걸로 인정함은 오히려 율령제로 대표되는 일본의 제도가 문란해진 결과임을 짐작할 수 있다.『양로령養老令』, 「호령戶令」, <청양조聽養條>
이후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으로,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아예 족보를 말살하여 본관도 모르게 만들었다. 심지어 탈북자가 남한으로 오면 성씨와 본관을 뽑기에서 뽑듯이 지어낸다고. 그러는 북한에서 김일성의 현조부까지 외워야 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않다. 남북지도자가 만났을 때 김정일은 자신의 본관이 전주라고 남한의 연고성을 얘기했다. 대한민국에서는 호주제 폐지와 함께 부성을 우선으로 하되 혼인신고 시에 한해 모성을 선택할 수 있는 민법 개정안이 시행되었으며, 법무부 산하 위원회에 의해 부성우선주의를 폐기하고 협의 하에 자녀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 권고가 내려진 상태이다. 기사1 기사2 기사3
2. 種 族
생물의 종류. 혹은 인류집단. 종족은 아예 생물학적 종이 다른 경우에도 쓰이지만, 같은 조상, 언어, 문화 등을 공유하는 인류 집단을 지칭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범위가 매우 넓은 단어이다.2.1. 생물의 종류(species)
자세한 내용은 종(생물학) 문서 참고하십시오.인간 밖의 종족들의 목록을 보려면 생물 분류 단계 참조. 참고로, 서브컬처에서는 인간 이외의 종족에 대한 지칭으로 인외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2.2. 같은 조상, 언어, 문화 등을 공유하는 인류 집단 (ethnic group)
사회학에서 조상이 같고, 같은 계통의 언어·문화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회 집단. 에스니시티라고도 한다. 부족이나 민족과 비슷한데 민족과 부족은 언어 문화 개념에 가깝고 종족은 혈통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보면된다. 따라서 '~~족'의 종족은 이 한자가 맞다. 한편 영어로 부족을 의미하는 단어 'tribe'는 라틴어 '트리부스(tribus)'에서 왔다. 이는 고대 로마 초기의, 도시국가 시절 군장이 돌아가면서 왕위를 맡았을 때 특히 권력이 강한 주요 3부족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셋이라는 뜻의 'tri-'가 붙은 것도 이 때문. ' 호민관(tribune)'이라든지, 또는 군장이 빵을 나눠주는 것에서 유래해 '주다', '베풀다' 등의 의미를 가진 영단어 어근 '-tribute'[9] 역시 전부 여기서 파생된 것이다.3. 그 밖에
[1]
갑골문에서 집을 뜻하는 한자는 거의 사당이란 뜻으로 쓰였다.
[2]
그러므로 생질, 사위, 외손은 제사에 낄 자격이 없다. 이걸 위해서 나온 게
출가외인.
[3]
종묘가
宗의 원래 뜻에서 비롯한 낱말이다.
[4]
『갑골문자전』, (양동숙, 이화문화출판사, 2019) 참고. 족(族)과 함께 군대를 뜻하는 글씨로 려(
旅)와 사(
師)가 쓰였는데 각각
여단과
사단의 그 글씨가 맞는다.
[5]
본관은
위진남북조시대에 에 처음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6]
겨레붙이끼리 혼인을 하면 제사를 지내는 자손이 모계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계 혈족만 규제되는 맹점이 있어서 고종사촌과 결혼은 할 수 있다.
한무제가 고모인 관도대장공주의 딸과 결혼한 게 그 예다.
[7]
여기서 4등은 의제령儀制令의 오등조五等條에 따르면 종질從姪이니 4등 이상의 친척이란 종질이나 친조카란 것으로 일본에서 소목지서에 맞다 할지라도
길카리는 안 된다는 거다.
[8]
들을 청에는
허락이란 뜻도 있다.
[9]
distribute: 분배하다, contribute: 기부하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