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던전/황혼의 성당

생명과 용사의 의지가 담긴 성당

생명을 사랑했다고 외치던 신들이 떠났지만, 생명은 신들이 사라진 그 장소를 묵묵히 지켜냈다.
그리고 정령과 함께 하며 신들이 남긴 것들을 후세에 알리려고 노력했다.
신을 향한 믿음은 신앙이 됐고, 실체화 되면서 종교와 교단으로 발전했다.

인간이 특정 신을 향한 믿음이라면 엘프들은 신을 포함해 자연에 있는 모든 걸 섬기곤 했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연 앞에서는 모두 같은 존재였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호드미스는 빛의 엘프 일족이 많이 속해있는 교단으로, 인간과는 달리 종교를 많이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의지하고 위로가 되는 곳이길 바랐다.
그래도 강한 의지가 있는 이들이 함께 했기에 오랫동안 그 이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조용했던 성당을 시끄럽게 만드는 자들

호드미스 교단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성당을 만들었는데, 가장 큰 규모로 지을 장소를 고심했다.

그 중 하나가 고대신이 가진 빛과 어둠의 흔적이 남아있고, 달의 정기로 숨 쉬는 수정달 숲이었다.
성당을 짓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최적의 장소였다.

교단은 과거의 기억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황혼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많은 이들을 맞이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때는 꽤 부흥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당도 시간이 흐르면서 찾는 사람의 수가 줄었다.
오랜 시간을 살아가던 엘프의 수명이 차츰 줄었고, 종교에 의지하던 이들도, 과거의 이야기에 낭만을 가지는 이도 줄었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가끔 찾는 명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곳이 되면서 가끔 사제나 마을 관리자가 와서 시설을 정비하는 정도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성당 앞에 수상한 자들이 나타나면서 조용했던 성당이 다시 한 번 붐비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