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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2 04:19:24

필경사


1. 개요2. 역사
2.1. 현황
3. 대한민국의 필경사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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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필경사(, scribe)는 손글씨로 글을 적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또는 전문가를 뜻한다.

이 가운데 특히 공문서나 서신 등을 대신해서 작성하는 사람은 대서사(代書士, scrivener) 또는 대서인(代書人)이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일반적인 문서를 수작업으로 처리하지 않게 되어 의미가 변했다. 과거에는 행정사와 법무사도 일본식 용어인 '행정대서사(행정서사)' #와 '사법서사' 등으로 불렸다. 서예가와는 예술적, 심미적 목적을 중심으로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필경사가 서예가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필경사 가운데서는 속기가 특징인 사람도 있지만, 전문 속기사는 도구에 관계 없이 빠른 글자 입력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손으로만 글씨를 쓰는 필경사와는 구별된다.

2. 역사

필경사는 문자의 발명 이후 생겨난 인류 최초의 사무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국가와 민족을 가리지 않고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 특히 대다수의 민중이 문맹이었고 문자를 소수만이 향유하던 과거에는 정보를 전달하고 기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직업이었다. 수메르 문명에서 기원전 4천 년쯤 탄생했다고 추정되며, 필경사를 양성하는 에두바(edubba)라는 교육기관이 있었다. 당시 유물 가운데서는 수메르의 어느 필경사가 글 공부를 게을리하는 자신의 아들을 훈계하는 내용의 점토판 수필도 남아 있다.

필경사의 '필경'은 글자를 풀이하면 '붓으로 밭을 간다.'는 뜻인데, 농부 농사를 지어 돈을 벌지만 이 사람들은 글을 써서 돈을 벌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이 있다. 인쇄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당연히 필경사가 손으로 베껴 써서 필사본을 제작했다. 중세 유럽 수도원에서 수도자들의 일과에도 필사본 제작이 포함되었다. 조선에는 공문서를 깨끗하게 작성하는 사자관(寫字官)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명필로 유명한 한석봉도 이 관직부터 시작하였다. 목판인쇄술이나 금속활자 발명 등으로 점점 줄어들어 사라졌다.

책 출판이 아닌 일회성 문서 작성은 더 오랜 기간 손글씨로 처리했다. 1873년 최초의 상업용 타자기가 등장하면서 필경사라는 직업은 서서히 사라졌지만, 도입 초기의 타자기는 속도도 느리고 매우 고가의 기계로 취급되었으며, 그 속도도 느린 반면에 필경사의 인력비는 쌌고 속도도 매우 빨랐기 때문에 곧바로 대체되진 않았다. 타자기가 보급된 이후에는 필경사를 대신하여 전문적으로 타자를 치는 "타자수"(打字手)가 이 자리를 대신했으나, 그림과 복잡한 등을 조합한 자료는 여전히 손글씨로 처리했다. 80~90년대까지는 국내에서도 회사마다 서류 작성시 타자수에게 가서 타자 맡기는 일이 일상이었으나, 워드프로세서 프린터가 보급되면서 둘다 점차 사라졌다.

2.1. 현황

오늘날에는 보통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키보드를 통해 글을 입력한 뒤 인쇄하기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거의 사라졌다. 필경사를 동원하는 경우는 전통적으로 명맥을 유지하거나 격식 있는 공적인 자리에서만 소수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전문적인 필경사는 상장이나 임용장(임명장) 등 격식 있는 문서를 손으로 쓰는 이들이나 캘리그래피, 서예 예술과 연관 있는 글씨를 쓰는 사람뿐이다. 전통 문화재 복원에도 이러한 인력이 이용된다.

3. 대한민국의 필경사

대한민국에서는 5급 이상 행정부 소속 국가공무원의 임명장을 인사혁신처 소속 필경사 2명이 다 처리한다. 이는 공문서로서의 격식을 부여하는 기능 외에, 활자로 위조 임명장을 만드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러한 수기 공문서를 찾아볼 수 있다. 2005년에는 프린터 인쇄로 잠시 바뀌었으나 권위와 명예 문제로 다시 필경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지금껏 4명이 필경사로 붓을 잡았다고 한다. 원래는 한 명이었지만 대통령 명의로 임명장이 나가면서 써야 하는 임명장 개수가 크게 늘어 두 명으로 늘어났다. 유 퀴즈 온 더 블럭/59회에서 필경사 김이중[1]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의 입이 대변인이라면 대통령의 붓은 이 사람들인 것이다. #

김이중 사무관이 2023년 개인 사유로 퇴직하면서 15년만에 필경사 공채 모집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4. 관련 문서


[1] 여담으로 본인의 임명장도 본인이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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