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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8 01:55:48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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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easy.
1. 개요2. 분석3. 유사 사례4. 패러디

1. 개요

화가 밥 로스가 진행한 TV 프로그램 《 그림을 그립시다》가 국내에서 EBS를 통해 더빙 방영되면서 퍼진 유행어. 직역하면 "이렇게나 쉽습니다." 정도의 뜻인데, “어렵지 않으니 부담스러워하지 마시고 직접 한 번 해보세요”의 뉘앙스로 시청자들이 부담감을 덜고 그림이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의도로 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1] 그러나 의미가 왜곡되어 현재는 자기한테만 쉽고 남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기술로 뭔가 넘사벽스러운 것을 보여주고 "어때요, 참 쉽죠?" 라고 마지막에 한 마디 덧붙이며 배우는 입장의 사람을 고문하는 뉘앙스의 밈으로 정착되어버렸다.

번역과정에서 한국어 더빙을 할 때, 밥 로스가 말버릇처럼 하는 "That easy"를 "참 쉽죠?"라고 번역한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정말로 '어렵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는 뉘앙스로 그대로 받아들여 크게 주목받지 않았으나, 이후 이 말이 인터넷 밈으로 등극하며 초보자에게 건방을 떠는 현재와 같은 사용법으로 변해 버렸다. 물론 당시에도 어린 학생들은 그림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저 대사 한 마디에 극심한 좌절감을 느꼈지만.

당연하겠지만 실제로는 시청자들 앞에서 우쭐대는 뉘앙스로 말한 건 아니고, " 여러분들도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대로 그리세요." 같은 격려의 뜻이 담긴 대사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패러디 만화에서 엄청나게 어려운 그림을 쉽게 그리면서 비웃는다는 식으로 패러디된 게 많아서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버렸다. 그렇다고는 해도, 요즘은 밥 로스를 인터넷 밈으로 접하고 알고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에 더해, 밥을 이미 알고 있는 기성세대도 우스갯소리로 편승하는 것에 가깝고, 실제 EBS판 방송을 보면 상황 자체가 '어렵지 않아요'라는 의미란 게 확실히 전해진다.

한국에서 방영시 다른 방송국에서 새로 더빙할 때는 "(어려워 보이겠지만) 정말 쉬워요"로 번역되었는데, 이쪽이 좀 더 원래 뜻에 가깝다.

그렇지만 밥 로스가 실제로 방송 준비를 한 과정은 완벽주의에 가깝다. 그는 매 에피소드를 위해 같은 그림을 세 번 그렸다. 한 번은 레퍼런스를 위해 미리 그려두어 방송을 녹화하며 참고하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는 방송에서 직접 그리는 작품, 마지막으로 교재에 수록하기 위해 디테일을 보강하여 한 번 더 그렸다.

80년대에도 밥 로스의 그림강의를 KBS에서 방송해준 적이 있으며 그 때는 아주 쉬워요라고 번역했다. 이것 역시 당대의 유행어.

2. 분석

밥 로스가 사용하는 기법 자체는 쉽지만, 이 기법으로 좋은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 필요한 내공을 갖추는 건 어렵다.참 어렵죠?

극단적으로 간단히 비유하자면, 펜으로 연필 밑그림과 잔선이 생략된 인체를 그린다고 가정해 보자. 내공이 어느 정도 있으면 근육, 골격과 투시에 대한 이해도 덕분에 잔선의 도움 없이도 그럴싸한 결과를 만들어 내겠지만, 미숙할 경우 실력의 민낯이 철저히 드러난다. 즉, 과정을 생략한 간단한 기법일수록[2] 고수들이나 쓸 수 있는 것인데, 밥 로스가 이런 예시에 속한다.[3]

실제로 미술 계통의 사람들이 밥 로스의 기법을 보면, 진짜로 참 쉬운 방법이라고 평가한다. 다른 유화처럼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을 짜고 오랜 시간에 걸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직 마르지 않은 물감을 덧칠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우연한 색과 형체의 변화를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밥 로스가 이런 화풍을 채택한 이유는 공군 부사관 시절에 그림이 그리고 싶어서 30분~1시간쯤 되는 자투리 시간 안에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원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공군에서 전역한 뒤인 TV 방송에서도 밥 로스의 그림은 준비 시간을 제외하면 30분 안에 완성되었다. 즉 일종의 공장장이라는 평가.

비슷한 예로, 이발소 그림 제작 공방에 가면 그림을 공장식으로 생산 라인화하여 배경, 인물, 명암으로 분업화하여 빠르게 제작하기도 한다. 그러면 명암, 구도, 원근법 같은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와 이론을 모르더라도 얼마든지 그릴 수는 있다.

물론 기법이 쉬운 것그 기법으로 잘 그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기법 자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해도 진짜로 밥 아저씨만큼 잘 그려내려면 수많은 연습과 반복숙달이 필요하므로 익히는 과정 자체가 쉽지는 않다. 태블릿 만능론 역시 그 이면에 비슷한 맥락이 숨어 있다.

그의 그림 스타일이 말 그대로 쉬운 것은 맞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오히려 쉽기에 엘리트주의 성향이 강한 미술계와 달리 보편적인 미술을 남들에게 전파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3. 유사 사례

어떤 분야의 천재 혹은 능력자들이 뭔가를 쉽게 해내고는 초보자들에게 "이렇게 쉬운 걸 왜 못하느냐"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는 것은 거의 클리셰 수준이다. 애초에 천재들은 본인은 자기가 해내는 일이 남들에게도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4] 실제로 리오넬 메시가 골을 넣는 것을 보면 참 쉬워보이기도 하고, 천재 운동선수가 감독을 잘 못하는 사례도 있다.

당연하지만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능력이다. 어떤 분야에 특출한 재능이 있는 천재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건 본인이 공부한 것과 다른 일이며, 평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보다 못 가르치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괜히 교육학이나 교수법같이 가르치는 것에 대한 배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5]

4. 패러디


[1] 당시 EBS판 성우는 김세한. [2] 이것은 그림에 국한되지 않고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 [3] 쉽게 말해 생략해도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어야 생략하는 기법을 쓸수 있다는 것이다. [4] 천재 혹은 재능 있는 사람의 경우 어떤 행동을 하는 것 혹은 어떤 것을 이해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이치이기 때문에 반대로 왜 남들이 못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때문에 누군가 비결을 물어봐도 "그냥 하면 돼요"라고밖에 말 못하는 것이다. [5]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 잘 하고 쉽게 하는 천재가 있다면, 그 천재가 다른 누군가를 자기처럼 키워낼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왜냐하면 본인이 터득한 트레이닝은 재능이 충만한 본인한테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진 재능과 능력이 다른 다른 이들이 따라올 수 있을 리가 없다. 마라도나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6] 애초에 기술명이 '카렐린' 리프트인 이유가 저 기술을 무제한급에서 해낸 선수는 인류 역사상 카렐린 본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7] 사실 사격을 잘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8] 고속 슬라이더는 팀동료이자 친구이던 커쇼에게 직접 물어보고 익혔다고 밝혔다. [9] 쉽게 말해서 특정일에 주가가 최초기준일 대비 5% 미만으로 하락해 있으면 수익을 만기일보다 일찍 지급해주겠지만 그 밑으로 떨어지면 나도 책임 못지겠다는 뜻. 자세한 것은 ELS 참조. 애초에 금융투자업자의 의무 중 하나가 고객들에게 해당 상품을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이다.(설명 의무) 차범근이 설명을 이해했다고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상품을 팔았다가 대규모 손실이 터지거나 하면 얄짤없이 원금 손실액만큼 손해배상의 의무를 진다. [10] 프러시안 블루처럼 회화용 물감이나 색상의 이름이 수식하는 단어+색상 형태로 이루어 진 것을 이용하여 원래 해당 화에서 쓰인 색상을 미리 알려주는 것을 패러디해서 온갖 드립으로 점철되어 있다. [11] Clockwork Orange는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 Girls of Indigo는 밴드 인디고 걸즈, Soylent Green은 영화 및 그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소재인 소일렌트 그린, Mennen Black은 발음이 비슷한 영화 Man in Black을 패러디한 것이고, Box Office Gold는 박스 오피스 및 동명의 무비팩 상품의 이름을 패러디했다. Doc Brown은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등장인물이며, Pretty'n Pink는 유방암 예방 단체 혹은 영화 Pretty in Pink 또는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를 패러디한 듯하다. Silverlicious는 빅토리아 칸의 동명의 동화, Yellow Snow는 눈에 싼 오줌을 뜻한다. 베티 화이트는 배우의 이름이고 압권은 Red 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