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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8 13:24:34

실담

범자에서 넘어옴
분절 문자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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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pad> 파일:Siddham_script_(consonants)_sample.svg 파일:Prajnyaapaaramitaa_Hridaya_Pel.sogd.jpg
실담 자음 실담자로 적힌 반야심경
실담 𑖭𑖰𑖟𑖿𑖠𑖽 -
로마자 Siddhaṃ -
한자 悉曇 梵字
한글 실담 범자

1. 개요2. 역사

1. 개요

실담(悉曇)은 브라흐미계 문자의 일종으로, 인도 아대륙의 굽타 문자에서 발달하여 산스크리트어 표기에 쓰이면서 6세기경 중국으로 들어와 동아시아에 퍼졌다. 범자(梵字)는 브라흐미계 문자를 통칭하는데, 주로 이 실담을 특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실담자(悉曇字), 실담범자(悉曇梵字), 실담 자모(悉曇字母), 싯담 문자 등으로도 불린다. 가로쓰기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적는다.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진언이나 다라니를 실담으로 적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예로, 염주에 실담으로 '옴'이라는 소리를 적어놓는 것. 그 외에 관세음보살 육자진언(六字眞言)이나 광명진언 등을 실담으로 적어 부적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2. 역사

파일:Brahmic_script_travel_from_India.png
브라흐미계 문자의 전파
<nopad> 빨간 선 실담

실담은 기원후 6세기 후반에 굽타 문자에서 발전했다. 불경 중앙아시아 서역을 거쳐 중국에 전해졌는데, 불경에 기록된 이 문자가 중국에서 실담(悉曇)으로 알려졌다. 이후 당나라 승려 지광(智廣)이 실담자기(悉曇字記)를 저술하여 산스크리트어의 문법과 발음, 실담자의 결합 법칙 등을 해설하였다.
파일:梵漢阿弥陀経_Amida_Sutra_in_Kanji_and_Sanskrit_Characters.jpg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Mimizuka-M1773.jpg
범한양자아미타경(梵漢兩字阿彌陀經)의 안에이 2년(1773년) 간본. 실담으로 적힌 산스크리트어 원문이 가운데에 있고, 그 오른쪽 옆에 가타카나로 발음, 왼쪽 옆에 한자로 의미를 나타냈다. 귀무덤의 오륜탑. 아래부터 실담으로 지(地, 𑖀), 수(水, 𑖪), 화(火, 𑖨), 풍(風, 𑖮), 공(空, 𑖏)이 새겨져 있다.

견당사로서 당나라에서 유학한 헤이안 시대 일본 승려 구카이는 806년 일본으로 돌아와 일본에 실담자기와 실담을 소개하였다. 이후 일본 내에서 실담자기를 연구하는 '실담학(悉曇學)'이라는 학문이 생겼다.
파일:(重刊)眞言集_001.pdf&page=55.png
진언집(眞言集)은 실담· 한자· 한글 순으로 쓰여있다.

중국·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딱히 실담자기를 통한 연구 기록이 보이진 않지만, 실담에 대한 연구 자체는 신라 고려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에 이르면 숭유억불 때문에 연구가 활발하지는 않았으나, 이 시기에 간행된 다수의 진언집(眞言集)으로 보아 그 명맥은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진언집에는 실담의 발음과 의미 등이 한자 한글을 통해 자세하게 적혀 있다.

동아시아권은 인도 문화권과 언어상의 차이가 컸기도 하고, 대승 불교에서는 진언의 의미를 가급적 모른 상태에서 원음을 그대로 낭송하기를 권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실담자 역시 신비주의적으로 취급되었다. 이는 동남아시아 불교 국가에서 팔리어 보호주(Paritta)를 뜻을 새기며 읽고, 이를 신할라 문자나 각지의 브라흐미계 문자로 기록하던 것과 차이가 있다.

한편, 인도 아대륙의 실담은 데바나가리 문자와 네팔 문자를 비롯한 여러 문자로 분화했기 때문에, 지금은 동아시아에서만 실담자가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쓰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