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가 그린 내리갈굼 |
1. 개요
Does the flap of a butterfly’s wings in Brazil set off a tornado in Texas?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는가?
에드워드 노턴 로런즈(Edward Norton Lorenz)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는가?
에드워드 노턴 로런즈(Edward Norton Lorenz)
주로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에서 높으신 분의 사소한 지적이 조직의 구성원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서 정상적인 명령체계를 벗어나 지적의 강도와 표현이 점점 더 격해지는 현상, 또는 위에서의 지적이 원인으로 작용한 격한 질책 그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나비 효과의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이자 보상심리의 또 다른 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2. 상세
이는 책임 회피의 성향을 지니는데, 조직 내에서 아랫사람을 책임지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상관에게 지적을 받을 경우 그것을 '책임자인 자신의 불찰'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그들의 책임자라는 자리 탓에 내가 억울하게 뒤집어쓴다'고 여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밑도 끝도 없는 책임전가.내리갈굼이 조직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조직학적으로도 내리갈굼은 의제 설정 과정과 환류 과정에 심각한 오류를 보여주는 현상이며, 조직 운영자의 능력 부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현상이다.[1] 이 과정에서 강요, 협박, 폭행 등 심각한 범죄 유발은 덤이며, 종합하자면 조직학적으로 가장 피해야 하고, 없애기 위해 조직 운영자와 소속원의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속담에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지적의 강도가 점점 세지는 내리갈굼을 뜻한다기보다는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상대에게 화풀이한다"라는 의미로써의 측면이 더 강하다. 다만 내리갈굼도 어떤 의미에서는 화풀이의 성격이 강하므로, 전혀 다르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아랫사람을 비난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단장이 조금 불편해하면→연대장이 면박 주고→대대장이 소리를 지르고→중대장이 재떨이를 던지고→소대장이 집합을 시키고→분대장이 얼차려를 주고 →상병이 빠따를 들고→ 일병이 조인트를 깐다. 즉 쉽게 밀해 사단장 한 사람이 조금 불편해했을 뿐인데 결국 제일 밑에서는 상병이 빠따들고 일병을 패고 일병은 이병들 조인트를 까는 참사가 나는 것. 고로 사단장은 이 내리갈굼을 막는 것도 업무 중 하나이다.
반대로 민간인이나 언론에 의한 '위로 갈굼'도 있다. 관리가 소홀했다고 책임을 묻는 것. 예를 들어 일병이 일탈이나 범죄를 저지르면 언론이나 인터넷 뉴스 댓글에서는 "분대장은 애들 관리 안 하고 뭘 했느냐?", "소대장은 뭘 했느냐?", "중대장은 뭐 했느냐?", "대대장은 뭐 했느냐?" 이렇게 시작해서 대통령으로까지 가는 논리를 보인다. 특히나 군대에서 사고가 연속적으로 터진다면 누구의 잘못인가, 사건 사고의 내막은 어떠한가에 상관 없이 언론과 인터넷 뉴스 댓글에서는 무조건반사적으로 군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며 대통령, 국방부 장관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인다. 드물지만 '내리갈굼'의 '내리'가 '내리다'의 '내리-'여서인지 ' 올리갈굼'으로 불리기도 하는 듯하다.
'반대말'로는 ' 내리사랑'이 있지만 내리갈굼을 비꼬아 간접적으로 조롱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3. 공직에서
국민들과 언론들이 대통령을 비판하고, 위기를 느낀 대통령이 각 부 장관을 질타하면, 장관은 차관에게 압력을 넣고, 차관은 해당 부서의 휘하 고위공무원들을 갈군다. 국방부장관의 경우는 후술할 '군대에서'로 이어지며, 행정안전부장관은 군대와 비슷하지만 유니폼만 군복이 아닌 경찰 제복이며, 나머지 부처 역시 장관이 차관 이하 직원들을 갈구는 형태이다. 보통 군대와 비슷하게 시스템이 돌아가는 편이지만, 그래도 일반 직장들처럼 신사적이고 숙녀적으로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가 절대다수다.일례로 대통령이 " 행정안전부장관, 황주연이 걔 왜 10년 넘게 안 잡히는 겁니까? 정말 너무한 거 아닙니까?"라며 행정안전부장관을 갈구면 행정안전부장관은 휘하의 경찰청장을 불러다 "야 임마. 너 때문에 내가 대통령 각하께 털렸다. 왜 황주연이를 못 잡는 거야?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무조건 잡아 와!"라며 일갈하는 형태이다. 그리고 경찰청장은 각 지역 경찰서장에게, 각 지역 경찰서장은 휘하 형사들에게 계속 갈굼을 내린다.
4. 군대에서
병사, 간부를 막론하고 효과가 발휘되는 무서운 스킬. 높으신 분들이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 중 하나.
간단히 예를 들자면 소대장, 행정보급관 등 간부들이 "요새 애들 왜 이리 헬렐레하냐?"라고 분대장 급을 점잖게 면박주면 분대장이 분위기 잡으며 상병, 일병 같은 중간 선임을 모아다 갈군다.[2] 그러면 이들이 일병, 이병 같은 후임을 불러 모아서 미친듯이 갈구는 위로부터의 악순환이다. 자세한 사항은 집합 문서로.
윗사람에게 모멸당한 것을 아랫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기술일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당사자가 아래에서 설명할 효과를 노리고 일부러 대상보다 윗사람이면서 자신의 바로 아랫사람을 갈구는 경우가 많다.
즉, 병장이 일, 이등병의 뻘짓을 보고 당사자를 직접 갈구지 않고 자기 바로 밑의 상병급을 갈궈서 결과적으로는 이등병을 제대로 교육시키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군 생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네 위로 내 밑으로"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갈굼의 당사자만 직접 갈구지 않고 선임 한 명을 불러오라는 명령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야, 가서 니 맞선임 불러 와. 빨리 튀어와라?" 이 경우는 대부분 맞선임을 불러오라고 시킨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병: "아무개 일병님, 아무개 상병님이 오시랍니다."
일병: "왜?"
이병: "제가 잘못해서..."
일병: "아, X발? 뭘 잘못했는데?"
이병: ... "어느 것, 어느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병: "왜?"
이병: "제가 잘못해서..."
일병: "아, X발? 뭘 잘못했는데?"
이병: ... "어느 것, 어느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체로 이런 경우다. 그리고, 상병이 이병의 맞선임 일병을 옆에 세워두고 같이 갈군다. 이 때, 일병을 갈구고 옆의 이병은 갈구지 않는 악랄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암묵의 룰이다. 아무튼 실제로 이런 상황이 되면 사실상 반쯤 자살 충동을 느끼게 해주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상병은 내리갈굼이 끝나고 자리를 비운다. 타인의 불찰로 자기까지 욕을 들어먹어서 화가 머리 끝까지 도져버린 일병은 더 심하게 이병을 상대로 내리갈굼을 시전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드물게 후임을 옹호하거나 자기 선에서 갈굼을 끊는 선임들도 물론 있지만, 군대라는 조직문화의 특성상 갈굼을 받던 신병도 선임이 되면, 어느 순간부터 똑같이 후임에게 자신이 당했던 내리갈굼을 되물림하고 있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동기들만 모여있는 신병교육대도 내리갈굼이 있다. 신병교육대의 경우 악질 조교가 문제의 훈련병에게만 훈계, 얼차려 부과를 하는 대신 분대, 전우조에게도 책임을 묻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문제의 훈련병은 분대원, 전우조에게 갑절로 당하게 된다.
그나마 간부의 경우는 그나마 구성 간부들이 점잖을 경우 대대, 중대 전체가 싸늘한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버려 일과 후 저녁 내내 눈치만 보며 닦은 총이나 또 닦는, 차라리 한두 시간 굴리고 말아달라 외치고 싶은 정신적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경우도 있다. 그런 날은 간부들도 모조리 윗사람 분위기 살피면서 야근하게 되니 부대 구성원 전체가 심란해진다. 그런데 진짜 굴리면 그냥 총 닦는 걸로 때우면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병사들의 이것과도 같은 원초적인 경우도 존재하는데, 간부는 궁극의 스킬 고강도 단체 군기훈련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건 이것대로 괴로운 데다 보너스로 악마처삼촌급으로 인격이 드러울 경우 한두 시간으론 안 끝난다. 또 얼차려 밖에도 사용 가능한 스킬이 다양해서 최악의 경우는 조회 후 집합+훈계+장시간 군기훈련+반성문+총기 손질에다가 휴가, 외박, PX 통제+전화 제한+사지방 금지이라는 끔찍한 조합이 나올 수도 있다.[3]
하지만, 이건 빈 술병이 중대장 혹은 대대장실 창문 바깥에 여러 개 나뒹굴고 있는 정도 내지는 내무반에서 탄피가 발견될 정도의 스케일이 되어야 터지는 레어 이벤트이기도 하다. 상식적인 경우라면.[4]
그리고 현재 각 군 수뇌부에서 이러한 병영부조리가 군 장병 사기 저하에 일조함을 인식하고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렇다 할게 딱히 없다. 그나마 무작정 눈 감아주는 건 아니고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을 한 당사자에게만 계도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괜히 군기 잡는다고 괜히 애 먼 애들 끌어모아 단체집합 걸지 말자. 당장 군기교육대행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영창으로 끝나거나, 군기교육대에 가지 않아도 휴가 제한과 근신, 사역차출이 프리미엄 패키지로 딸려온다.[5]
다만, 간부들의 세계에서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위의 만화가 조원희가 그린 짤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사단장이 연대장에게 해당 연대가 약간 부족해서 보완점을 설명하고, 그 보완점을 실행하도록 명령을 차분하게 하달한 것이 연대장은 대대장을 불러서 정중하게 경고를 하고, 대대장은 중대장에게 재떨이를 던지고, 중대장은 소대장에게 완전군장 뺑뺑이 수준으로 갈군 것으로 보인다. 곧, 대대장이 내리갈굼의 시작인 것으로 보이는 셈이다.
직업 군인은 장기를 달고도 기준 연령을 넘어서 진급을 못하면 강제로 전역을 하기 때문에 간부는 진급을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한다. 상관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으면 진급 심사 때 진급 물 건너가는 건 불 보듯 뻔하므로, 장교/부사관은 잘못 하나하나에 엄청나게 똥줄이 탄다. 당장 당사자와 부양할 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갈수록 갈굼이 더 심해진다. 그런데 이것도 명령을 내린 상급자가 무능하다는 증거이다. 모든 지휘자는 명령, 지시를 내렸으면 중간 점검이나 통제도 해야 한다. 조직학에서 '환류 과정'으로 불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결국 직무유기를 하면서 업무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날강도스러운 마인드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사단장쯤 되면 자기도 초급장교부터 시작해서 짬밥을 먹으며 올라왔으므로 내리갈굼에 대해서도 당연히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위 만화에서 사단장의 말이 점잖아 보이지만 이는 자신과 연대장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런 것일 뿐,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알아서 밑에 갈궈라'일 때가 많다.
간혹 간부들이 분대장, 상병장급만 따로 빼내서 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엔 구르고 돌아온 분대장/병장들이 내무실 내에서 내리갈굼을 실시하게 되므로 단체 군기훈련에 비해 병사들 간의 단결력 및 사기를 저하시키는 악랄한 효과를 동반한다.
이와 유사하게 위로부터 업무를 아래로 짬을 때리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소대장이 분대장에게 신병 후급증(TMO)을 챙겨주라고 지시하면, 분대장은 자기 맞후임에게, 맞후임은 상병에게, 상병은 꺾인 일병에게, 꺾인 일병이 물일병에게. 만약에 신병의 후급증이 제때 발급되지 않으면 책임은 물일병이 독박쓴다. 애초에 소대장이 자기 소대원을 직접 챙겼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유럽에서 사상 최고의 내리갈굼이 이뤄졌는데, 유럽에서의 전쟁 마지막 날에 미군이 사용하던 SIGABA[6]가 분실되는 일이 있었다. 그에 연합원정군 최고사령부 사령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자기 휘하의 5,7야전군 사령관을 갈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령관은 바로 SIGABA를 찾기 위해서 혈안이 되었고, 미군 장병들 중 한 명이 그걸 찾았다면 지휘고하 막론하고 해당 장병은 바로 귀향 조치란 특단의 포상을 내걸었다. 두 야전군이 발칵 뒤집어져서 6주일 동안 찾던 SIGABA는 결국 강바닥에 버렸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공병대로 강을 막아버리고 회수하게 되었다.
내리갈굼에 대해 과거 군에서 인사업무를 했던 고성균 예비역 소장은, 지휘관이 상급자에게 지적을 당하면 기본적으로 자신이 직접 소화를 해야 되지, 이를 부하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현재는 군에서도 이런 내리갈굼에 대해 결코 좋게 보지 않으며, 대부분 이런 지휘관들은 진급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5. 사회에서
군대의 예가 유명하고, 또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뼈저리게 공감하기 때문에 길게 설명했지만, 사실 강도나 어휘만 좀 다르지 계급이 여럿 존재하는 사회라면 어디나 존재한다. 학교, 공공기관, 공기업,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 등 어디든지. 현명한 사회인이라면 나름대로 합당한 내리갈굼이라고 생각되면 알아서 분위기 잘 보고 꼬리를 말자. 동서를 막론하고 많은 시어머니들이 사용하는 스킬이기도 하다. 이것의 흔한 예로 줄빠따라는 것이 있다.학교나 회사 등 집단에서 위계질서가[7] 개판 났을 때 생기기 쉬운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공공기관 및 공기업(이하 공무원)과 대기업의 경우 자신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게 될 텐데, 공무원의 경우 대기업보다도 오히려 더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 내리갈굼의 강도가 더 심각한 편이다. 안 짤리고 정년이 칼 같이 보장된다 뿐이지 공직도 결국 회사 생활이고, 그에 따른 책임이 따라다니는 것은 매한가지. 오히려 안 짤리고 정년이 보장되기에 돌+I 같은 선임 공무원들이 정년까지 계속 남아있어서 업무 스트레스는 대기업보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 물론 대기업 직원들도 공무원들에게도 할 말은 있다. "당신들은 일을 대충대충 해도 절대로 안 짤리고 거기다 60세에 무사히 은퇴하고 연금도 많이 받는 데다가 재취업도 쉽겠지만, 우리들은 일을 대충대충 했다가는 짤리고 거기다 45세에 해고 당해 연금도 적게 받는 데다가 치킨집까지 해야 된다!"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고 참이라서 그런지 어지간한 공무원들도 이해는 해 준다. 대기업은 공무원과 다르게 무조건 닥치고 능력이라서 일을 못 하면 무조건 잘리는 그런 구도라 자기가 중간관리자급 이상만 되어도 밑의 부하 직원들이 일을 못 하면 자신들도 저성과자로 분류되어 강제 해고되기 때문에 공직보다도 더 내리갈굼이 심할 수도 있다.
물론 중소기업은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그나마 대기업은 그만큼 봉급이라도 많이 받고 공무원은 최소한 자리라도 보전할 수 있지 중소기업은 돈도 못 받으면서 죄 없고 내리갈굼의 대상인 내가 잘리고 잘못을 저지른 선임이 남아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단순히 화풀이로 인한 면박 수준이 아니라 만약 손해배상 같은 책임 소재로 이어진다면 대기업은 부당행위, 공무원은 내부 민원으로 얼마든지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소송을 한다 치더라도 얻을 것이 없고 승소하여 겨우 남는 데 성공하더라도 내부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혀 승진이나 연봉 인상은 이미 물 건너 가버리고, 사내에서 집단따돌림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중소기업 특성상 결국 나의 편은 없어지고 종착지는 그 회사에서 퇴사하는 것으로 귀결이 난다.
특히 고용 관계가 개판인 개그맨 같은 집단들의 경우 사이코패스 수준으로 또라이짓을 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완화되었지만 한때 일본군 수준의 똥군기로 악명 높았던 일본 성우계에도 존재한다.
대학원에서도 존재한다. 특히 이공계 대학원의 경우 실험실에서 계속 있어야 하는 특성상 지도 교수의 파워가 막강한데, 교수가 사수/실험실장을 갈구고 그 밑에 박사생, 석사생, 막내 순으로 이루어진다. 함정은 내리갈굼이 윗선에서 끝난다고 할지언정, 사수가 교수에게 혼나는 걸 보기만 해도 힘들다는 것이다.
레스토랑에서도 직급에 따라서 셰프와 수하 요리사 간의 내리갈굼이 존재한다. 이 쪽은 철저한 위생과 완벽한 음식의 퀄리티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내리갈굼을 통해 주방 분위기를 다잡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방에서는 위험 상황이 발생하기도 쉽다.
6. 가정
기강, 위계질서를 잡는다거나 엄하게 대한다는 이유[8]로 자신의 자식들에게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자면 부모가 그 윗부모(아이들에게는 조부모)/배우자에게 아이 문제로 질책을 받게 되었는데, 오히려 화풀이나 자기보다 아래라는 이유로 자식들에게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가 있곤 한다. 경우에 따라 자식의 잘못으로 부모가 조부모 등에게 질책을 당하고 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것이 결국은 아동 학대, 더 나아가 자식의 학교폭력, 집단괴롭힘 가해 등으로도 이어지는 고리가 되기도 한다.사실 아동학대를 당한 학교폭력 가해자가 내리갈굼으로 폭력이나 집단괴롭힘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 학교폭력 가해자, 학교폭력 피해자 → 가정폭력 가해자라는 뫼비우스의 띠가 되어버린다.
특히 형제, 자매, 남매지간의 경우에는 더욱 심한 편으로 알려졌는데, 예를 들어 형이나 누나가 동생 일로 꾸중을 듣게 되자 오히려 형이나 누나가 그 동생을 향해서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가 있고, 그 동생에게 슬하의 동생이 있으면 그 동생에게로 내리갈굼이 전파되는 편. 또 장남이나 장녀가 대표로 부모 등에게 꾸중을 들었을 때는 그 아래 동생들에게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도 있고, 차남이나 차녀가 장남이나 장녀에게 꾸중을 듣고 나서 삼남이나 삼녀에게 내리갈굼을 하고, 삼남이나 삼녀가 그 아래의 동생에게 내리갈굼을 하는 경우도 있곤 한다.
물론 분가집이 종가집보다 훨씬 잘 나가는 경우엔 종가집 큰어른이 분가집 막내손자에게 존댓말만 안 쓰지 인사를 90도로 하면서 굽실거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여중생 자살 사건 때문에 가해 학생의 부모가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게 적용된다면 왕따 학생 자살 사건으로 인해 한 종가집에서 두루마기 입은 노인이나 혹은 한 대기업의 총수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다.
외동 자식들의 경우 그 부모가 약해보인다고 생각하면 지위가 높거나 강해보이는 자로부터 갈굼과 질책을 당하자마자 바로 자신들에게 분풀이를 하는 심정으로 폭언을 퍼붓는다. 그 외동 자식이 자기보다 강하면 아무 말도 못하면서 약한 자식 앞에서는 내리갈굼으로 분풀이를 하는 것이 오늘날 실정이다.
7. 학교에서
예를 들어 점심 시간에 외출증 없이 나가지 말라고 했는 데, 월담을 하고 나가서 라면을 먹거나, 분식점을 갔다오는 경우 또는 교내에서 담배 꽁초가 발견되거나 담배 냄새가 나거나, 화장실 변기가 막혀서 물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 교장이나 교감에게 적발되었다고 해보자. 교장, 교감이 부장급을 질타하면 회의 시간에 평교사들이 바가지로 깨진다. 교사들은 학생부장이랑 체육교사 등이 강당에 집합시켜 일명 정신교육으로 학생들을 질타하고 체벌한다. 누가 학교에서 담배를 피웠고, 변기를 누가 막히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억울하면 니들끼리 알아서 찾으라는 식이다.[9]학교의 경우는 교장 → 교감 → 부장 → 평교사 → 선도부 → 학생의 알고리즘이다. 다만, 학교 측에서 학생의 비행을 가정에 보고하는 것은 내리갈굼이라고 하지 않는다. 자녀 훈육은 학교측에서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8. 대중매체에서
MBC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에서 마필순이 아들 고재동과 조방실의 손녀이자 백만종의 첫째딸인 백수련과의 정략결혼식에서 평소 박강태를 좋아했던 백수련이 결혼식장에서 도주하였다. 이에 마필순은 백만종과 조방실의 집에 쳐들어가 난동을 피웠고, 이후 자신을 찾아와 빌려는 조방실을 패대기쳤다. 이렇게 갈굼 당한 백만종은 박강태를 찾아가 멱살을 잡고 폭행하였고, 백수련이 집에서 쫓겨났으며,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홍시를 사들고 온 백수련을 쫓아냈다. 비록 드라마지만 내리갈굼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사례다.이런 영웅은 싫어에서도 벌어졌다. 다나가 귀능과 듄을 갈구고, 귀능은 사사에게 안 좋은 소리 하고... 듄과 사사는 원인 제공자인 주인공 나가를... 이하생략.
다음 웹툰 국민사형투표에서도 내리갈굼의 예를 보여주었다. 형사 팀장을 갈구는 게 서장인 줄 알았더니 서장의 상관도 서장을 갈구고 있었다는 진실이 드러난다.
쓰르라미 울 적에에서는 소노자키 가문의 당주이자 히나미자와 소노자키 오료라는 캐릭터가 많이 실행한다. 소노자키가의 구성원은 물론이고 히나미자와 주민들도 자신의 위신에 상처를 주면 인정사정 인정사정 없이 내리갈굼을 시전한다. 그나마 일부라도 자신의 만행을 반성하지 하지만 가문의 자존심 때문에 소극적인 대처만 한다. 운이 좋아서 소극적인 효력이 좋은 것이지 오료 용기사07의 편애가 담긴 연출로 오료가 좋은 사람으로 연출하지만 연출에 속지 않고 보면 추잡한 노인네에 불과하다. 미나고로시 에피소드에서 일본 공무원들을 비판했지만 정작 오료도 똑같은 행동을 한다.
네이버 웹툰 중 하나인 외모지상주의에서도 나오는데, PTJ 엔터테인먼트 에피소드 중에서 (박진의 부하인) 노덕술이 술에 취한 박진에게 혼날 때마다 연습생들에게 시전한다.
복학왕에서도 등장한다. 조기탈이 김성우에게 갈굼 당할 때마다 화풀이로 시전.
4만 년 뒤에도 사회 문제인 듯하다. #[10] 심지어 저 세계에선 내리갈굼이 일상이다 군대가 아니라 행성 단위 내리갈굼도 허다할 정도
라스트오리진 세상에서도 발생하는 듯 하다. #
병영일기의 1화 제목은 이 문서 이름이다.
검은머리 미군 대원수에서 갓 독립한 한국에서 희대의 내리갈굼이 터졌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래인 환생자이자 재미교포 2세이며 미 육군 대원수(6스타)이며 GHQ 사령관 겸 미군 군정사령관인 유진 킴이 전생에 봤던 야인시대가 마침 생각나서 사석에서 한국 과도정부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다가 '혹시 김두한이라는 깡패를 아십니까?'라고 물어보는 사태가 터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준군사조직과 광복군, 막 창설된 한국 경찰 등이 쫙 풀려서 깡패란 깡패는 모조리 서대문형무소에 쳐박아버렸다. 당시 미군정의 한국 내에서의 위상, 그리고 또 유진 킴 개인의 전쟁영웅으로써의 위상 등을 종합하면 당시 한국 대통령보다도 한참 위에서 별 생각 없이 뱉은 한 마디가 과연 저 아래까지 굴러갔을 때 무슨 핵폭풍을 일으켰을지를 생각하면....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는 유진 킴은 그냥 야인시대 생각나서 진짜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었고 내리갈굼을 시도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것.
9. 갑과 을
이러한 갈굼은 갑과 을 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자기보다 권력과 돈이 있고 무섭다고 생각하는 자 앞에서는 강한 자라도 그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굽실굽실대다가도, 정작 약한 자 앞에서는 성격이 바로 돌변하여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보다 힘 없고 나약하다며 바로 권력과 폭압을 휘두르면서 괴롭히고 갈구는 무서운 모습으로 돌변하는 이중성이 있다.[11] 현실에서 이 장면을 보면 정말 눈살 찌푸려진다.
업무상 갑-을-병-정이 있다면 당연 내리갈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갑이라는 발주처에서 A라는 사양으로 3,000개를 한 달 안에 뽑아달라고 주문했는데, 일주일 후 갑자기 A-1, A-2라는 사양으로 변경 요청이 왔다.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을은 그 주문을 받아서 A는 다 갖다 버리고, A-1, A-2라는 사양으로 다시 계획을 조정한다. 병과 정은 A에 들어가는 수치의 부품을 다 폐기하고 A-1, A-2의 부품을 생산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듯 싶지만, 갑이 지금까지 찍은 A는 계산 못해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찍으신 A는 폐기하시고요, A-1, A-2로 각 1,500개씩 3주 안에 만들어 공급하세요.
특히 대부분 부자나 권력자들이 빈자나 거지 등에게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였는데, 조선 왕조 때만 했어도 수전노나 권력에 가까운 양반들은 고을 사또 같은 관직자들 앞에서는 아부를 떨거나 뇌물 등을 주며 나갔지만, 정작 자기보다 못 사는 빈자나 걸인 앞에서는 성격이 돌변하여 온갖 폭거와 억압을 가하는 태도를 취하였기 때문이었다. 사또가 거지들 문제로 양반에게 질책을 하면 그 양반이 거지와 약자들에게 눈을 돌려 내리갈굼식으로 폭압과 억압을 주기도 했다.
10. 문제점
해당 현상이 너무나도 빈번하게 벌어져서 일종의 관료제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굴러가는 이상증상중 하나로 경영학 등에서도 엄연히 심각한 문제 현상으로 개선대상으로 취급하는 '악습'이다.우선 조직을 이간질하고 분열시킬 수 있다. 사람이 자기 잘못도 아닌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 연대, 관리 책임을 묻게 되면, 그 짜증과 원망은 배가 된다.[12] 이를 알면서 일부러 특정인을 골탕먹일 목적으로 내리갈굼을 시작한다면 정말 나쁜 놈이다.
내리갈굼 현상은 피라미드 형 조직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이지만, 내버려두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 좀 더 경영학적으로 살펴보자면 문제를 규정하는 의제 설정 과정과 문제 해결을 되짚어 보는 환류 과정이 엉망이라는 소리다. 결국 내리갈굼의 저의는 조직 관리자가 진짜 문제가 뭔지도 모르고 문제 해결 과정에 일말의 신경도 안 쓴다는 소리로, 조직 관리자로서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방증밖에 되지 않는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조직의 수장이라면 조직의 단결과 사기 진작에 신경 쓰는 것이 본업 중 하나이며, 그것 때문에 다른 조직원보다 보수를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또한 내리갈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제의 책임 소재를 흩트린다는 점이다. 권한과 책임이 미약한 병사들의 내리갈굼 정도로는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하시키지는 않겠지만, 책임과 권한이 강해지는 장성, 영관급 장교 간의 내리갈굼이나 사회에서 임원급의 내리갈굼은 장기적으로 조직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위이다. 맨 위의 만화를 예시로 생각해보자. 만약 사단장이 지적한 문제의 원인이 내리갈굼의 최종 종착지인 분대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대위 언저리쯤에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어 훈련 중 중대장의 능력 부족이나 전술적인 실수 등. 이 경우 사단장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사들을 질타하기보다는 중대장 개인의 반성과 시정, 교육훈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대장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스스로 냉철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소대장 이하의 구성원을 질타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내리갈굼은 상급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최악의 결과만 불러 일으킨다. 중대장 급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정도로 조직 전체에 엄청난 문제를 만들어내지는 않겠지만, 보다 상급 장교에게 문제가 있다면 조직 전체의 사활을 결정할 수도 있는 심각한 사태가 될 수도 있다.
갑과 을에서 묘사된 원청-하청 간의 내리갈굼은 이러한 책임 회피의 부작용을 외부로 배출하는 것으로, 조직의 손해를 회피하려는 전략의 극치이다. 대기업이 스스로 모든 부품을 생산할 여력이 충분함에도 하지 않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분업에 의한 효율을 누려서 윈-윈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원가 절감 및 예기치 못한 안전 사고에 의한 금전적 손해를 도마뱀 꼬리 자르듯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 또한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문제는 이 손해가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보존의 법칙처럼 업계라고 하는 닫힌 계(System) 안에서 축적된다는 점이다. 원청 업체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손해를 하청에게 전가해서 손해를 모면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업계 내에서 발생한 사고가 불러온 손해인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13] 대기업이 처음 스스로가 만들어냈던 문제의 책임을 지는 것이 업계는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대기업 자신에게도 피해가 덜 갈 가능성이 높다.
책임 소재가 작은 하부 단위에서의 내리갈굼 또한 묵인될 수 없다. 위 항목에서 극적으로 묘사된 구성원의 정신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개개인의 능력 향상과 문제 해결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 상부 단위에서의 부작용과 다를 바가 없다. 조직 전체를 파멸로 이끌어갈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뿐이지, 결국 조직 전체의 사기와 단결력을 감소시킨다.
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 간에 긍정적인 유대 관계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시너지를 차단해 버리는 것으로 조직의 업무 효율은 더욱 감소한다. 상급자는 하급자를 불신하고, 하급자는 상급자를 경멸하면 조직이 어떻게 되겠는가?
특히 생활관 생활에서의 내리갈굼은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프래깅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급자의 편리함을 위해 자기 자신의 생명과 안전마저도 포기하는 소탐대실의 극치가 될 확률이 극히 높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점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의 만화를 사례로 들자면 사단장의 대사로 추측컨대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병사들의 체력 저조나 전투 또는 업무 능력의 부족일 것이다. 그렇다면 개선점은 체력 단련이나 교육 훈련, 혹은 업무 재교육이나 업무 구조의 개선 등이 해결책일 것이다. 그러나 내리갈굼이 바로 아래 연대장으로만 내려가도 부대 청소 문제, 병사들의 핸드폰 사용 문제 등 논점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대대장, 중대장을 거치면 '병사들이 휴가를 너무 자주 나간다', '생활관 청소 상태가 나쁘다' 등 처음 지적한 체력 향상, 전투력 증진과는 전혀 무관한 지적과 피드백이 나오기 시작하고, 분대장까지 내려가면 '흡연장을 더럽게 사용한다', 'PX를 아무때나 제멋대로 간다', '병사들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아무때나 웃는다' 등 처음 사단장이 지적한 문제점과는 안드로메다 차원으로 다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도 '웃지 마라', 'PX 가지 마라' 등. 심하면 폭행과 가혹행위까지 등장하며 의제 방향이 변질된다. 그럼 이렇게 변질된 피드백이 사단장이 지적한 체력 증진이나 업무 능력, 전투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영향만 미친다.
마지막으로 상급자 입장에서는 최악으로 경계해야 할 부분이 이 내리갈굼이다. 사실 내리갈굼은 상급자가 가진 신상필벌을 부하들이 제멋대로 전횡한다는 소리다. 처음에야 자기가 목소리 안 높여도 되니 편해보이겠지만, 사실 편한 게 아니라 하급자들이 상급자의 위상을 야금야금 빼앗아가서 궁극적으로는 상급자의 입지가 약해진다는 소리이다. 예를들면 소대장이 내리갈굼을 하면 편할 것 같지만 애들이 실제로는 분대장, 병장 말을 듣지 소대장 말은 안 듣게된다. 소대장이 직접 시키면 앞에서는 하는 척만 하고, 소대장이 잠깐 자리만 비워도 손 놓고 논다.
그래도 계급 사회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내리갈굼으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내리갈굼을 방기(放棄)한 상급자 본인이 진다. 쉽게 말해서 관리 책임으로 옷을 벗는다는 것이다.[14] 그리고 내리갈굼의 근본적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처벌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내리갈굼은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는 구조고, 결국 상급자들을 궁극적으로 파멸시킬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11. 해결책
사실 갈굼 문서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확한 해결책은 없다. 인간은 본성에 흉포한 면이 있고, 엄격한 서열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영장류로서 권력과 지배를 통해 문명을 이루어나갔기 때문이다.한편으로는 철저하게 갑과 을을 따지면서도 아쉬운 쪽이 맞춰주는 게 인간 사회의 특징이다. 본인이 을의 입장에서 정말 참다 못해 쫓겨날 각오를 무릅쓰고 각잡고 뒤집어 엎고 이러한 반발행위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반복되다보면 상급자들도 무분별한 내리갈굼을 지양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는 정말 어렵다. 권악징선 문서 참고.
12. 기타
조선왕조 실록을 살펴보면 워낙 자세하다 보니 내리갈굼이 터진 게 확정적인 기사가 가끔 보인다. 그것도 매체인 실록의 특성상 국왕에게서 시작된 초대형 내리갈굼.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상참(常參)을 받고 정사를 보았다. 임금이 좌찬성
신숙주(申叔舟)에게 이르기를, "어젯밤에 내관(內官)을 보내어 입직 군사(入直軍士)를 점검하여 보게 하였는데, 여러 위장(衛將)·부장(部將)·군사(軍士)들이 모두 표신(標信)의 있고 없는 것을 묻지 않았다고 하니, 대개 근일의 군법(軍法)이 한결같이 점검하지 않고 능이(陵夷)하게 하기가 이와 같은 데에 이르렀으니, 마땅히 핵실(覈實)하여 스스로 면려(勉勵)하게 하라"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12권. 4년 5월 30일자 첫번째 기사
상황 설명을 하자면
세조가 밤에 내관을 보내 궁궐 호위군을 점검하게 했는데, 호위군들 중 누구도 내관이 통행 허가를 받았는지 아무도 검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급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지적'을 상당히 점잖게 말하고 있는 세조지만, 이후 내리갈굼이 몇 단계나 벌어질 지 생각하면[15] 저 병사들이 겪을 일은(...) 어중간한 상급자도 아니고 왕이 몸소 지적한 문제니 단순히 갈구는 것으로 끝났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세조, 이 인간
쿠데타로 즉위한 임금이다. 때문에 아무리 점잖게 말하고 행동해도 내리갈굼의 강도는 차원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내용 자체는 '수하 가라로 하다가 걸린' 당연히 털어야 마땅할 내용이긴 하지만, 이 예시의 핵심은 '갈굼의 출발선이 왕'이라는 거다(...)-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12권. 4년 5월 30일자 첫번째 기사
다만, 실록을 보면 저런 내리갈굼이 확정되는 것이 보이는 기사가 있으면서, 동시에 조선의 왕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자신이 한 지적의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되었는지, 처벌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보고를 받고 재지적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속담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가 있다.
13. 그나마 좋은 점
이 내리갈굼은 나쁜 점 투성이지만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리갈굼을 벌이는 자들은, 그 성격상 꽁지에 불 붙이기 딱 좋은 심지를 달고 있다 보니, 그 심지에 불 붙이는 방법에 따라 FM보다 빠르고 편하게 일을 처리시킬 수가 있다.내리갈굼을 일으키는 자들은 근본적으로 게으르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타인'의 합당한 지적이나 개선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근본적으로 윗사람에게 조그만 흠이라도 잡히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그 덕분에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요청이 통하지 않더라도 윗선에서의 지시를 내리게 유도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속도보다 훨씬 빠른 일처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 예로 모 정부 기관에 어떠한 불편점에 대해 개선 요청을 했는데 반 년 가까이 개선이 없어서, 국민신문고로 해당 기관의 상급 기관에 민원을 넣었더니 2-3주 내에 개선이 이루어진 사례도 있었다. 군대에서도 병영부조리나 비리 문제를 신고하기 위해 상급부대, 혹은 아예 국방부나 청와대와 같은 최상급 기관에 곧바로 민원을 넣어서 해결한 사례가 가끔 있다.
또 사례로 2021년에 일어난 대한민국 국군 격리장병 인권침해 논란을 들 수 있다. 휴대폰 휴대를 허용한 이후 장병들이 개선 기능을 상실한 군 내부의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바로 외부로 문제점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감춰오던 문제점이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직통으로 전달되며 이들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내리갈굼을 시전하였고, 그동안 쉬쉬하던 문제점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자정 작용을 상실한 집단에 있어서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하고 있다.
사실 군대 등지에서 이런 방식이 자주 통용되는 이유는 지휘 체계를 통하는 개선이 중간에서 무시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기에 이런 식으로 윗선에 직접 찌르는 방법 말고는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식으로 윗선의 내리갈굼을 통하는 개선은 옳고 그름을 무시하고 윗선이 시켰으니까 한다에 불과하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은 전혀 되지 않는 요식 행위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
13.1. 단점
가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고 가족마다 성격에 따라 차이 등도 있고 또한 개인 사생활 문제와 관련도 있어서 사회나 조직과는 달리 경찰이 수사를 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당사자들끼리 합의하거나 해결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경찰청
그러나 사회나 조직과는 달리 가정의 경우 개인 사생활 문제도 있고 그 가장이나 가족이 진실어린 증언을 해주지 않는 이상 또는 그 피해자가 진심으로 증언을 해주지 않는 이상은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정의 경우 가정 형편에 따라 가족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데다가 사생활 침해 관련도 있어서 사회나 조직과는 다르게 쉽게 해결하기가 어렵다. 경찰에 아무리 신고를 하고 호소를 해도 개인 가정사에 관련된 일이라 수사를 해줄 수 없다. 가족분들끼리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합의하길 바란다며 반려 조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경찰에 도움을 청하거나 신고를 해도 가정에 관련된 일은 저희가 해결할 수 없으며 수사를 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라며 반려 조치를 하기에 가족 당사자들끼리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서로 화해를 하는 것 외에는 방법도 없다. 게다가 가해자 부모들이 우리는 그저 정당방위를 했다, 내 자식 가르치는 것이 죄냐며 반박하는 경우도 있기에 경찰이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야말로 사회나 조직에 비해서 가정에서의 내리갈굼은 가정 형편에 개인사적인 일에다가 사생활 침해도 끼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찰청
만약 이러한 경우가 있다면 경찰보다는 가정법률상담소나 가정불화 등을 상담하는 관련 상담소 등을 찾아가서 변호사나 상담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다. 경찰에서도 가정에 관련된 일들은 모두 이쪽으로 넘기거나 여기에서 해결하라는 권장을 해준다.
14. 관련 문서
[1]
굳이 '자연스러운'을 붙이려면 자연스럽게 무능이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표현해주자.
[2]
다만 요즘은 분대장들도 함부로 화를 내다가 밑의 후임들에게 원한을 사면 마음의 편지로 긁혀서 분대장직 박탈에 휴가제한 및 군기교육대 행이 자주 걸리는 편이기에 그들도 지적할 때 대체로 점잖게 말하는 편이다.
[3]
선임의 성향, 간부들의 관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임은 미친 개인데 간부들은 병에게 그다지 간섭이 없거나,
마음의 편지를 써도 말로 적당히 끝내는 스타일일 경우 단지 PX에서 파는 깔깔이, 사제 속옷을 일병이 제 돈 주고 사서 입거나, 위생 관리 불량으로 병에 걸리거나, 사지방을 30분 이상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런 일을 당할 수 있다. 한마디로 케바케.
[4]
굳이 '상식적인 경우'라는 말을 단 이유는 부대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윗대가리 성향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 위에서 설명했듯이 규정 위반을 한 것도 아니고 별것도 아닌 거로도 터질 수는 있다. 한마디로 Case by case다.
[5]
2020년 8월 4일까지 영창 징계가 있었다.
[6]
미국군이 운용하던
암호 장비로, 중요도 면에선
에니그마 급이었다.
[7]
흔히 말하는
똥군기가 아닌 공식적인 업무상 위계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8]
다들 알겠지만 이건 엄한 게 아니라 그냥 성질이 더러운 거다.
[9]
요즘에는 잘 없지만 학바학이다. 대표적으로
다행복학교 쪽은 갈구지 않고 무슨무슨 일이 있었으니 자수하거라 라고 하든지 누구 살짝 불러서 하거나 무기명 설문조사로 색출해내지 대놓고 누가 그랬어? 라고 그러지는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10]
참고로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군대 내리갈굼 레전드
[11]
연예인지옥의
김창후 문서를 보면 이게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실히 알 것이다.
[12]
"너 때문에~", "네가 애들 관리 제대로 안해서"로 시작하는 말은 거의 국룰이다.
[13]
언론에 제보되어서 뉴스에 방송이 된다고 해보자.
[14]
폭언, 욕설이나 구타, 가혹행위로 인한 민, 형사 등.
[15]
좌찬성은 종1품직으로, 정1품직인 삼정승 다음 가는 최고위 관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