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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멸망/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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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목록3. 분석
3.1. 한비자3.2. 테인터
4. 관련 문서

1. 개요

이 문서는 국가가 망하는 원인과 망해가는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징조들을 설명한다. 엔하계 위키에서는 이러한 징조를 보일 때 국가 막장 테크를 탔다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문명의 붕괴》의 이스터 섬 그린란드 같은 환경 변화에 따른 문명 붕괴 사례나 로마 제국 중기 마리우스의 군제 개혁에서처럼 경제 및 사회 구조에 따른 로마의 위기처럼 국가의 위기는 정치가 아닌 사회 구조, 환경, 경제 같은 다른 요인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역사상 망국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요인들 간에 서로 인과관계를 맺거나 하나의 사태로 동시다발하는 경향이 짙고, 전형적인 때는 의외로 드물다. 이 문제를 확장하면 끝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뭔가'라는 물음으로 귀결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이미 수많은 학자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이론에 맞춘 주장을 제시했지만 멸망한 사례도 많으니 정설은 없다. '위기 → 극복실패 → 붕괴'라는 구조 외의 구체적인 것은 하나로 집어 말할 수가 없다.

기반이 막강하거나 아직 국운이 다하지 않은 상태라면 망국의 징조가 하나둘 나타나더라도, 위상만 급격히 떨어질 뿐 망하지는 않는다. 백제 아신왕 때 국가 멸망 징조의 상당수를 겪었음에도 살아남은 것과 몰락과 중흥을 반복한 동로마 제국이 그 예다. 하지만 이후 나라가 예전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데, 나라를 간신히 반석에 올려놓는다고 해도 전성기만큼의 국력을 두 번 다시 못 찾는 경우는 동서고금 막론하고 흔한 일이다.

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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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석

3.1. 한비자

중국 전국시대의 법가 사상가인 한비자는 망할 징조(亡徵)라는 글에서 국가 멸망의 징조를 47가지나 제시한다.
  1. 무릇 임금의 나라는 작은데 대부의 식읍은 크고, 임금의 권위는 가벼운데 신하의 권세가 무거우면 망한다.
  2. 법령을 깔보고 모략에만 힘쓰며, 국내가 황폐하여 원조에만 의지하면 망한다.
  3. 신하들이 학문만 익히고 공자들이 논쟁만 즐기며, 상인들이 저축만 하고 백성들이 곤궁해지면 망한다.
  4. 궁궐과 누각과 정원을 만들기 좋아하고, 수레와 의복과 사치품과 예술품을 좋아하여 백성을 괴롭히고 재화를 낭비하면 망한다.
  5. 미신을 쓰고 귀신을 섬기며, 점술을 믿고 제사를 좋아하면 망한다.
  6. 신하들의 의견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말을 비교하여 알아보지 않고 오직 한 사람과만 소통한다면 망한다.
  7. 관직을 구하기 어렵고, 벼슬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망한다.
  8. 너그러워 성취하지 못하고 유약하여 결단하지 못하며, 좋고 싫음을 결단하지 못해 자립하지 못한다면 망한다.
  9. 탐욕이 지나쳐 만족하지 못하고, 이익을 가까이하여 얻기 좋아한다면 망한다.
  10. 잔혹한 형벌을 좋아하여 법을 고르게 적용하지 않고 논쟁하기만 즐겨서 그 실용에 힘쓰지 않고, 아름다운 문장에 빠져서 그 공로는 돌아보지 않으면 망한다.
  11. 천박하여 알기 쉽고, 누설되어 감추지 못하고, 기밀을 유지하지 못하고 신하들의 말을 옮기면 망한다.
  12. 너무 드세어 화합하지 못하고, 간언을 무시하고 이기기만 즐기며, 사직은 돌아보지 않고 경솔히 자신이 믿는 대로 한다면 망한다.
  13. 외교에 의지하여 이웃 나라를 깔보고, 강대국의 원조를 믿고 가까운 나라를 업신여기면 망한다.
  14. 객지에서 더부살이 하는 선비가 가족과 재산을 국외에 둔 채로 위로는 국책에 간여하고 아래로는 치국을 함께하면 망한다.
  15. 백성이 그 재상을 믿지 않고, 아랫사람들이 그 상전을 받들지 않는데도 임금이 총애하고 신뢰하여 내치지 않는다면 망한다.
  16. 국내의 인재는 쓰지 않고 국외의 선비만 구하며 공을 세우도록 시험해보지도 않은 채 명성만 듣고 쓰거나 떠돌이들을 예우해서 원로들을 업신여기면 망한다.
  17. 그 적자를 경시하고 서자와 대등하게 삼으며, 태자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군주가 죽으면 망한다.
  18. 임금이 마음으로 수치를 모르고 국내의 재정은 살피지도 않으며, 나라가 어지러운데 자만하여 이웃의 적을 쉽게 여기면 망한다.
  19. 나라가 작은데도 겸손히 처신하지 않고, 힘이 적은데도 강국을 겁내지 않으며, 무례하여 큰 이웃 나라를 업신여기고, 탐욕스러워 외교하는 데 졸렬하면 망한다.
  20. 태자를 이미 정했는데 강성한 적국에서 후처를 맞아들이면, 태자는 위태로워지고 그러면 신하들은 마음을 바꿔먹을 것이니 망한다.
  21. 겁이 많아서 주장이 약하고, 짐작은 하면서도 성정이 우유부단한 나머지 그래야 하는 줄 알면서도 결단을 내려 감행하지 못하면 망한다.
  22. 군주가 국외에 나가 있는데 국내에서 지도자를 바꾸거나, 볼모로 나간 태자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군주가 태자를 바꾸어서 국론이 분열되면 망한다.
  23. 대신들을 능욕하여 그들을 업신여기고, 백성들을 주륙하여 부림이 가혹하면 원한을 품고 수치를 새기니 이것이 거듭되면 적(賊)이 생기고, 적이 생기면 망한다.
  24. 두 대신의 권세가 막중하고 친족들의 세력이 강하여, 안으로 당파를 이루고 밖으로 원군을 빌어다가 힘을 다투면 망한다.
  25. 시녀와 후궁의 말에 귀 기울이고 총신과 측근의 꾀에 따라서, 안팎으로 슬픔과 탄식이 가득한데도 거듭 법을 어기면 망한다.
  26. 대신을 업신여기고 친족에 무례하며, 백성을 괴롭히고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 죽이면 망한다.
  27. 꾀로써 법을 곡해하기 좋아하고 사사로운 일로 공공의 일을 그르치게 하며, 법령을 쉽게 바꾸고 자주 휘하에 호령하면 망한다.
  28. 국방이 튼튼하지 않고 성곽은 허술하며, 축적된 것이 없고 재물은 적어서 싸우고 지킬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가볍게 적을 공격하면 망한다.
  29. 왕족들이 요절해 군주가 잇따라 죽고 어린애가 임금이 되어 대신이 전횡하며, 떠돌이를 등용하여 당파를 만들고 거듭 국토를 떼어 원조를 바라면 망한다.
  30. 태자가 존경받고 부각되어 그를 따르는 세력이 강해지고 강대국과의 교섭이 빈번하여 일찍부터 위세가 갖추어지면 망한다.
  31. 임금이 소심하고 성급하여 아무 일에나 쉽게 흔들리며, 상황에 대한 이해득실을 헤아리지 못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이 없으면 망한다.
  32. 군주가 분기가 많아 군사를 즐겨 일으키면서 산업을 가벼이 여기고 전쟁을 쉬이 일으키면 망한다.
  33. 귀족들이 서로 시기하고 대신들의 힘이 융성하여 밖으로 적국에 빌붙고 안으로 백성을 괴롭히며 원수를 공격하는데 군주가 주륙하지 않으면 망한다.
  34. 임금이 불초한데 측근이 현명하고, 태자가 가벼워서 서자가 대항하며, 관리가 약해져서 백성들이 발호하면 이로써 나라가 혼란해지니 나라가 혼란해지면 망한다.
  35. 분노를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며, 죄 있음만 드러내고 처벌하지 않아서 신하들이 내색하지 않아도 근심하고 두려워하여 언제 어찌 될 지 몰라하면 망한다.
  36. 군대의 장수에게 너무 큰 권한을 주거나 변방의 수령에게 너무 높은 지위를 주어서 법을 남용하여 전횡하거나 군주의 명령에 따르지 않게 되면 망한다.
  37. 왕후가 음란하고 모후가 추잡하면 안팎이 뒤섞여 통하게 되고 남녀의 분별이 없어지니 이에 군주가 둘이라고 하는데, 군주가 둘이 되면 망한다.
  38. 왕후가 천하고 빈첩이 귀하며, 태자가 낮고 서자가 높으며, 재상이 가볍고 서리가 무거우면 이에 따라 안팎이 어그러지니, 안팎이 어그러지면 망한다.
  39. 대신이 지나치게 귀하여 당파가 강해져서 군주의 판단을 가로막고 나라를 제멋대로 하면 망한다.
  40. 권문세족이 임용되어 유공자가 밀려나고, 촌뜨기의 선행으로 관리들의 노고가 무시되어 사적인 행동을 귀히 여기고 공적인 공로는 천시하게 되면 망한다.
  41. 국고는 비었는데 대신들은 배부르고, 정착민은 빈곤한데 떠돌이는 부유하고, 농사 짓고 싸우는 이는 곤궁한데 상공인이 이로우면 망한다.
  42. 큰 이익을 보고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재앙의 징조를 듣고도 대비하지 못하고, 싸우는 일을 천박하게 여기고 인의로 자신을 치장하면 망한다.
  43. 군주의 효도는 하지 않고 필부의 효도만 흠모하며, 사직의 이익은 생각지 않고 모후의 명령만 들으며, 여자가 나라를 다스리고 환관이 국사를 좌우하면 망한다.
  44. 논설에 익숙하나 법에는 어긋나고, 마음은 지혜로우나 술수가 부족하고, 재능은 많으나 법도에 따라 처리하지 못하면 망한다.
  45. 신참이 승진하여 고참이 밀려나고, 불초자가 중용되어 현량자가 엎드리고, 무공자가 귀히 되어 유공자가 천시되어 아랫사람들이 원망하게 되면 망한다.
  46. 친족과 대신들의 봉록이 공로보다 후하거나, 복식이 지위를 넘어서거나, 궁실과 음식이 너무 사치스러운데도 군주가 금하지 않아서 탐욕이 끝없이 되면 망한다.
  47. 왕실의 사위나 자손들이 백성들과 한 마을에 살며 그 이웃들을 핍박한다면 망한다.
망할 징조(亡徵)라는 것은 반드시 망한다(必亡)는 것은 아니지만, 망할 수 있다(可亡)는 것을 말한다. 무릇 요 임금이 둘이라 해도 함께 흥할 수는 없으며, 걸 임금이 둘이라 해도 함께 망할 수는 없다. 흥망의 분기는 그 다스려짐과 어지러움, 강함과 약함이 서로 어긋나는 데에 있다.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분명 벌레가 갉아먹은 때문이며,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분명 균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에 벌레가 살아도 태풍이 아니면 부러지지 않으며, 담장에 균열이 있어도 폭우가 아니면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만승의 군주는 술(術)에 따라서 법(法)을 행하고 망할 징조가 있는 군주에게 태풍과 폭우가 되니, 천하를 어렵지 않게 겸병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한비자의 경고는 어디까지 군주를 대하는 입장에서 서술했으니, 군주제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 전부 적용하기는 힘들다. 한비자는 전국시대, 난세 중의 난세를 살다 간 사나이다. 오히려 치세에 태어났으면 그의 사상은 묻혔을 것이다. 일례로 여자가 나라를 다스리면 망한다는 말은 여성의 정치 참여가 여왕, 수렴청정 등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금지된 전·근대 사회에서만 통한다. 전·근대 국가에서 여자가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권력 체계가 흔들리다 못해 무너졌다는 뜻이지만, 현대 국가에서는 충분히 합법적인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비자에서 말하는 여자가 나라를 다스리면 망한다는 말은 문맥상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즉위한 군주가 아니라 왕권에 기생해서 또는 강대한 친정의 권세에 의지해 권력을 쥔 후궁, 모후의 입김 같은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정치 개입에 가까운 의미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그러니까 현대에 와서는 성별을 떠나서 정당한 군주가 엄연히 있는데 제3자가 당연하다는 듯 개입하는 상황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현대에도 적용 가능한 몇 가지 항목만 추려서 '한비자의 나라가 망하는 10가지 징조'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기도 한다. 덧붙여 읽다 보면 한비자의 음양가(5), 유가(41·43·44), 유세객(16·29·42) 비판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비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러저러한 47가지 징조가 보인다고 반드시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징조가 내게 있다면 빨리 고칠 것이고 반대로 남에게 있다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때려잡아라."

3.2. 테인터

조지프 테인터(Joseph A. Tainter)는 자신의 저서인 '문명의 붕괴(The Collapse of Complex Societies)'에서 한 국가가 멸망하는 것에 대하여 순환 공식을 설명했는데,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다만 이러한 정의는 기본적으로 전제군주제 체제라는 전제가 있다. 테인터는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전제로서, 일정 한도를 넘어서면 투자 대비 한계수익은 점차 줄어든다는 경제이론에 근거를 둔다. 즉 국가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투자에 비해 얻는 이익은 점점 줄어든다.

농업을 예로 든다면 복잡성이 낮은 사회는 중심지 인근의 비옥한 토지에서 농사를 지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구와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그 사회는 기존에는 경작하지 않았던 황무지를 개간하거나, 관개작업에 착수하거나, 어쩌면 중심지와 먼 거리에 있는 토지를 개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땅은 최초 경작했던 비옥한 땅보다는 경작은 수고로운데 수익이 적거나, 혹은 동일한 수익을 내기 위해서 들이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관개 사업은 기본적으로 대량의 노동력이 소모되며, 수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동력이나 행정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1] 추가로 개간할 토지가 없다면 노동집약적인 농업을 밟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단위면적 당 생산량은 증가할 수 있을지 몰라도 들이는 노동력마다 받을 수 있는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드넓은 땅에서 농사를 짓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농업을 비교해보자.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라면 우리나라가 높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자면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만약 그 땅이 중심지와 먼 거리에 있는 땅이었다면 운송비가 추가로 소모될 것이다.

광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뒷산 노천광산에서 간단하게 광물을 얻을 수 있지만 이 광물이 고갈되고 나면 깊은 갱도를 파거나, 혹은 먼 거리에 있는 광산에서 광물 채취할 수밖에 없다. 이 광물의 생산, 운송 과정에서는 최초 노천광산에서 광물을 채취할 때보다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대부분의 산업, 경제분야에서 적용된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성이 커질 수록 투자 대비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어느 지점을 지나면 투자보다 수익이 적은 경우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술 발전이 한계수익률 저하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지만, 기술발전 자체에 대한 한계수익도 점점 감소한다.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 근래의 정보화혁명급의 기술발전이 아니라면, 전문화가 진행되다보면 기술의 발전도 특정 전문 분야의 효율성 개선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따라서 기술발전에 투자한 비용 대시 효율은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복잡성이 증가하며 팽창해나가던 사회는 어느 시점부터는 복잡성 증가가 정체되기 시작하고 아래와 같은 문제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1. 언젠가 강력한 경쟁자나 야만족들을 만난다. 일단은 그 경쟁자나 야만족들을 거꾸러뜨리는 데 성공하지만, 성공해도 언젠가 또 다시 강력한 경쟁자나 야만족을 만난다. 그들과의 투쟁은 재정난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계 수익률이 어느 만큼 버텨준다면 이 부담은 아직 견딜 만하지만, 2와 3에서 나오는 부담으로 한계 수익률이 내려갈 때 이는 막을 수 없는 파국으로 다가온다. 사람의 몸이 면역 체계가 셀 때에는 여러 세균과 공존하지만, 아닐 때는 세균이 몸을 잠식하는 것과 같은 이치.
  2. 중심지와 거리가 너무 먼 땅의 통치를 포기한다. 가장 큰 문제는 물자 수송과 통신에 들어가는 비용. 이러면 언젠가 한계 수익률을 보장할 팽창 정책을 포기하는 순간이 온다.
  3. 정복한 땅에 축적되어 있는 자원을 이용하거나 개발한다. 그러나 동시에 정복자는 정복지의 행정, 주둔, 방어, 개발에 드는 비용을 써야만 한다. 당분간은 투자보다 수익이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물자 교류와 개발로 수익이 늘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예기치 않은 사태를 기폭제로 유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날이 오고 만다.
  4. 예기치 않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관료 조직이 설치된다. 한동안은 이 체제의 힘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나가지만, 위기가 사라진 뒤에도 그런 조직은 쉽사리 없어지거나 원점으로 복구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닌다. 이는 또 다시 3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번은 2번으로 잡고, 2번은 3번으로 잡고, 1·2·3번이 잘 돌아가지 않아서 생기는 비상 사태는 4번을 통해서 해결한다. 그러나 4번마저도 끝내 안 먹히거나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질 때, 이것이 도미노처럼 무너진 결과는 드디어 1가지 만성 불치병을 제국 체제에 가져다 주게 되는데, 그게 재정난이라는 괴물이다. 끝내 그 국가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맞이한다.
  1. 붕괴. 재정난으로 말미암아 과세가 증가하고, 이는 민중의 대대적인 봉기나 지방 공동체 단위의 분열을 가져온다.
  2. 흡수. 다른 체제에 흡수 당하여 그 체제의 한계 수익률을 올려주는 먹이가 된다. 1번과 같이 오는 경우도 많다.
  3. 극복. 체제 개혁을 통해 국가의 역량을 좀 더 효율적으로 쥐어 짜서 위기 극복.

4. 관련 문서


[1] 최초로 대규모 관개를 실시했던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수로를 파다가 빡쳐서 대신 그 일을 하라고 만든게 인간이다. 그 정도로 관개 유지는 힘든 사업인데 반해, 관개 수로가 사라지면 그 땅은 순식간에 황무지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관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장하는 행정력이 끊임없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